[로드픽] ‘눈 가리고 아웅’ LH 매입임대 개편… 이재명표 ‘기본주택’ 역행하는 국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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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픽] ‘눈 가리고 아웅’ LH 매입임대 개편… 이재명표 ‘기본주택’ 역행하는 국토부

뉴스로드 2026-03-19 18:20:3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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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8일 올해 3만 8,000가구 규모의 매입임대주택 확보를 위한 ‘매입가격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신축매입약정 방식을 기존 공사비연동형에서 감정평가방식으로 일원화하여 고가 매입 논란을 불식시키겠다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이를 두고 시민사회와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국민을 기만하는 눈 가리고 아웅 식 대책”이라는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9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성명을 통해 신축매입약정의 전면 중단을 촉구했다. 현재의 매입임대 제도는 서민을 위한 ‘공급 정책’이 아니라, 막대한 혈세를 투입해 건설업자들의 미분양 물량을 비싸게 사주고 부동산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수요 부양 정책’으로 전락했다.

[표=뉴스로드]
[표=뉴스로드]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해 온 ‘기본주택’ 철학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며, 7개월째 LH 사장 공석을 방치한 채 정책 방향을 잡지 못하는 국토교통부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LH는 이번 개선안을 통해 매입가격 산정을 ‘감정평가방식’으로 일원화해 세금 낭비를 줄이겠다고 포장했다. 그러나 경실련에 따르면 이는 철저한 기만이다. 최근까지 고가 매입 논란의 중심에 섰던 ‘공사비연동형’은 애초에 2024년부터 일부 시범 적용된 제도에 불과했으며, 절차 지연과 가격 거품 논란으로 인해 LH 내부적으로도 올해부터 적용을 중단할 예정이었던 ‘폐기 수순’의 제도였다.

더 큰 문제는 LH가 대안으로 내세운 ‘감정평가방식’ 역시 과거 숱한 고가 매입과 혈세 낭비 논란을 빚어왔던 주범이라는 점이다.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이 2023년 1월 매입임대 주택을 둘러보고 "세금이 아닌 내 돈이었다면 과연 지금 이 가격에 샀을까?"라고 지적했던 때가 바로 공사비연동형 도입 이전, 즉 감정평가방식이 적용되던 시기였다. 과거 서울 강북구 수유동, 강서구 화곡동 등에서 발생한 고가 매입 사태 모두 감정평가방식 하에서 벌어졌다. 제도의 간판만 바꿔 달았을 뿐, 본질적인 가격 부풀리기 구조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신축매입약정은 공기업이 부동산 시장의 ‘큰손’이 되어 도심 집값 과열을 부추기는 핵심 원인이다. 주택공기업이라는 든든한 매수처를 확보한 민간 개발업자들은 저층 노후 주택을 싹쓸이하며 땅값을 천정부지로 끌어올리고 있다. 또한 전세사기와 비아파트 주택 임대료 상승의 주범이기도 하다. 

실제 현장에서는 LH가 시장가보다 턱없이 높은 가격에 주택을 매입하는 정황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경실련이 조사한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신축매입약정 오피스텔(540채 규모) 사례는 충격적이다. 건설 경기 악화로 바로 옆 단지 미분양 오피스텔이 2.9억 원에 ‘할인 분양’을 하고 있음에도, LH는 아직 지어지지도 않은 오피스텔을 호당 3.5억 원에 선뜻 사주기로 약정했다. 호당 6,000만 원씩, 총 324억 원 이상의 세금을 낭비한 셈이다. 건설원가에 민간업자의 막대한 개발이익까지 고스란히 혈세로 보장해 주고 있다.

이러한 특혜성 구조는 필연적으로 부정부패를 낳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종양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매입임대 사업에서 적발된 비위·부정 사례만 24건에 달한다. 임직원 가족 소유 주택 매입, 중개업체로부터 금품·향응 수수, 상한 기준 초과 고가 매입 등 백태가 만발했다.

가장 심각한 사례는 지난 1월 징역 8년을 선고받은 전 LH 인천본부 간부의 건이다. 그는 브로커로부터 성접대와 금품을 받고 ‘보안 1등급’ 감정평가 총괄자료를 넘겼으며, 심지어 전세사기 건축업자 일당의 미분양 주택 165채를 국민 세금으로 사주는 등 매입임대 제도가 범죄 수익 창출의 도구로 전락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현 국토부와 LH의 행보가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개혁 의지와 완전히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 대통령은 일찍이 “1억짜리 집 지어서 LH에 1억 2천씩 받고 더 비싸게 판다는 소문이 있다. LH를 호구로 삼아서 그런다는 얘기가 있다”며 신축매입약정 제도가 가진 ‘건설업자 배불리기’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 강하게 질타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의 핵심 부동산 공약인 ‘기본주택’은 공공이 좋은 입지에 직접 고품질의 주택을 지어 적정 가격에 장기 공급하겠다는 ‘질 좋은 공급 정책’이다.

반면, 현재의 매입임대는 수십조원의 세금을 들여 민간업자의 악성 재고를 처리해 주고, 시장에 유동성을 무한 공급해 가격 하방 압력을 방어해 주는 ‘부동산 부양(수요 확대) 정책’에 불과하다. 실제로 지난 4년간 이 정책에 쏟아부은 돈만 21조원에 달한다. 강남에 공공아파트 3채를 직접 지을 돈으로 민간 다세대 주택 2채를 비싸게 사주는 기형적인 구조 속에서 ‘부동산 정상화’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매입임대정책은 주택시장에서 '공급'이 아닌 '수요'다. 국토부와 LH는 이를 '공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이 대통령이 다주택 임대업자들이 보유한 주택을 팔도록 하는 노력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주택 거래 시장에서 주택을 사들이면서도 '공급'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 

경실련 관계자들이 매입임대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로드]
경실련 관계자들이 매입임대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로드]

경실련 관계자는 "LH의 이번 매입가격 산정방식 변경은 곪아 터진 환부에 반창고를 붙이는 격에 불과하다"며 "부동산 시장에 막대한 혈세를 풀어 민간 건설업자의 이윤을 보장해 주는 기형적인 구조 자체를 혁파하지 않는 한, 어떤 산정 방식을 가져오든 고가 매입과 부정부패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진정한 서민 주거 안정은 투기 세력과 민간 업자들의 배를 불리는 '수요 부양 정책'이 아니라, 질 좋고 저렴한 주택을 시장에 내놓는 '공급 확대 정책'에서 비롯된다"면서 "정부는 21조 원의 혈세를 집어삼킨 신축매입약정을 당장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신 그 막대한 예산을 매각 위기에 처한 공공택지와 국유지를 활용하는 데 집중 투입해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경실련은 "주택공기업이 본연의 설립 목적대로 좋은 입지에 고품질의 공공아파트를 직접 건설해 공급한다면 어떨까. 강남에 번듯한 아파트 3채를 지을 수 있는 예산으로 도심 골목의 다세대 주택 2채를 비싸게 사주는 어처구니없는 촌극은 더 이상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해 온 '기본주택'의 핵심이자 부동산 정상화의 출발점"이라고 짚었다.

국토부는 무엇보다도 7개월째 방치된 LH 사장 공백 사태를 조속히 매듭짓고, 브로커와 결탁해 기밀을 팔아넘기는 지경에 이른 공기업의 무너진 기강부터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이는 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도록 주택 공급 정책의 새판을 짜는 출발점이다. 

이는 국토부가 이 대통령의 부동산 정상화 노력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으로 하여금 자신의 부동산 개혁을 실현시킬 수 있는 인선 권한을 침해하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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