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머니=홍민정 기자] 이란발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 안착 여부를 두고 중대한 분기점에 놓였다.
국제유가 급등과 달러 강세가 맞물리며 원화 약세 압력이 확대된 가운데, 외환당국 개입과 수출업체 달러 매도가 환율 상단을 얼마나 제어할 수 있을지가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이란 전쟁 격화 우려와 유가 상승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날 예상 범위를 1,500~1,513원으로 제시했다.
역외 선물환(NDF) 종가는 전일 대비 26원50전 상승한 1,509원대에서 형성됐다.
그는 “이란 에너지 시설 피격 이후 보복 가능성이 부각되며 전쟁 장기화 우려가 커졌고, 브렌트유가 배럴당 110달러를 상회하는 등 유가 급등이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 강세 흐름과 함께 역외 투자자의 원화 매도 확대도 환율 상승 요인으로 지목된다.
민 연구원은 “유가 및 물가 상승 우려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면서 달러지수(DXY)가 100선을 상회했고, 이를 추종하는 역외 롱포지션(원화 약세 베팅)이 유입되고 있다”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지속될 경우 원화 약세 압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환율 상승 속도는 일부 제어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는 “수출업체의 고점 달러 매도와 중공업체 환헤지 수요,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에 대한 경계 심리가 환율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이라며 “단기적으로는 1,400원대 후반 중심의 박스권 등락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향후 환율 방향성이 국제유가 흐름과 중동 지역 분쟁의 지속 기간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률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수준에 도달하려면 상반기 내내 배럴당 100달러 이상이 유지돼야 하는데 이는 극단적 시나리오”라며 “유가가 80~90달러 수준으로 안정될 경우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 중반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 확대를 감안하면 2022년과 같은 급격한 원화 가치 하락 국면이 재현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전쟁 이후 국제유가는 60~100달러, 연간 환율은 1,390~1,530원 범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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