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유민주주의 국가서 탈락…“언론 자유 억압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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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유민주주의 국가서 탈락…“언론 자유 억압 심화”

이데일리 2026-03-19 15:44: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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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의 민주주의 수준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민주주의(electoral democracy) 국가’로 강등됐다. 선거 제도는 시스템적으로 제대로 유지되지만, 자유·권리·견제 장치는 그만큼 강하지 않은 체제를 뜻한다. 표현의 자유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평가 등이 반영된 결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18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스웨덴 예테보리대학교 산하 ‘민주주의 다양성 연구소’(V-Dem)가 전날 발표한 2026년 연례 보고서에서 미국의 자유민주주의 지수 순위는 지난해 24위에서 51위로 급락했다.

자유민주주의 지수는 총 48가지 지표를 사용해 민주주의의 건전성을 평가한다. 이후 선거제도의 공정성, 자유주의적 권리 보장, 사회적 평등, 시민 참여, 토론 기반 의사결정 여부 등 총 5가지 별도 항목을 지수화한 뒤 이를 종합해 산출한다.

미국은 시민참여(20위)를 제외한 선거민주주의(47위), 자유주의(69위), 평등주의(94위), 논의식 의사결정(91위) 등 모든 항목에서 순위가 하락했다.

연구소는 미국 내 언론과 반대 의견에 대한 억압·위협을 민주주의 퇴행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하며 “현재 미국 민주주의가 해체되는 속도는 현대사에선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미 연방정부의 시민권 보호 축소, 진보 성향 단체 억압 시도,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로 인한 행정부 견제 약화 등도 배경으로 꼽혔다.

특히 언론 검열은 전 세계 독재자들의 선호하는 무기라고 보고서는 묘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주요 언론과 공공기관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편향돼 있다고 반복적으로 주장해왔다.

연구소는 “언론의 자유는 국가가 권위주의로 기울 때 가장 먼저 무너지는 ‘첫 번째 도미노’”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표현의 자유 수준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저 수준”이라며 “언론의 자유 침해와 시민권 보호 축소가 민주주의 후퇴로 이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미국의 표현의 자유 수준은 다른 대부분의 국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지만, 연구소는 “언론, 학계, 시민 자유, 그리고 반대 의견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지속적인 공격이 미국의 민주주의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이제 자유민주주의 지위를 상실한 ‘선거민주주의’ 국가로 분류됐다. 연구진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는 토대를 다지는 시기였지만, 두 번째 임기에서는 대통령 권력의 급속하고 공격적인 집중이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연구진은 “많은 국가에서 권위주의로 향하다 다시 회복하는 사례를 연구했으며, 선거는 전환점이 되는 결정적 시기였다”며 “사법 제도, 특히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권위주의적 행보를 저지하는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체 조사 대상 202개 국가·지역 중 미국을 포함한 44개국이 권위주의화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전 세계 인구의 41%(34억명)라는 ‘기록적인 수치’가 민주주의가 악화하고 있는 국가에 거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화가 진전된 국가는 12개국에 그쳤다. 연구소는 “전 세계의 정치적 중력이 권위주의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직면한 현실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인도·중국·인도네시아·파키스탄 등 세계 인구 상위 5개국 가운데 4개국이 권위주의 국가였다. 연구소는 “직접적인 검열이나 박해를 피하기 위한 언론의 자율 검열이 미국을 포함한 40여개국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V-Dem은 스웨덴의 예테보리대에 기반을 두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세계은행,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등 주요 기관의 자금을 지원받고 있다. 조지 소로스가 설립한 오픈소사이어티재단도 후원 기관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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