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끝에서 피어난 온기…호스피스가 기록한 마지막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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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끝에서 피어난 온기…호스피스가 기록한 마지막 시간

뉴스컬처 2026-03-19 13:39: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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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삶의 끝자락에서 비로소 완성되는 이야기들이 있다. 오는 21일 방송되는 KBS1 '다큐ON'은 호스피스 병동을 배경으로, 생의 마지막 순간을 마주한 이들의 시간을 차분히 비춘다.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운명으로 받아들이면서도, 그 안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정리해가는 사람들의 기록이다.

기대수명이 길어졌지만, 그만큼 긴 병치레와 통증을 견디는 시간이 늘어난 오늘날. 많은 이들이 준비되지 않은 채 임종을 맞이하고, 남겨진 이들 또한 충분한 작별을 나누지 못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30여 년간 임종 현장을 지켜온 능행 스님은 ‘마지막을 잘 보내는 일’의 중요성을 절감했고, 울산 간월산 자락에 호스피스를 세웠다. 이곳은 생을 마감하는 공간이 아니라, 남은 시간을 스스로 정리하며 ‘떠날 준비’를 하는 곳이다.

사진=다큐ON
사진=다큐ON
사진=다큐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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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은 지난겨울, 이 병동에 머물며 서로 다른 사연을 지닌 이들의 마지막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누군가는 가족을 위해 남은 삶을 정리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관계를 이어가며 의미를 되새긴다.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김종호 씨는 남겨질 가족을 위해 삶의 정리를 시작했다. 재산과 물건을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내가 혼자서도 일상을 이어갈 수 있도록 세세한 생활 정보까지 남겼다. 그의 준비는 ‘부재 이후’를 향한 배려였다. 모든 것을 내려놓은 그는 마지막으로 동해 바다를 찾으며 삶의 끝을 담담히 마주한다.

또 다른 환자 이남구 씨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별을 준비했다. 지인들을 초대해 작은 음악회를 열고, 함께했던 시간을 추억하며 마지막 인사를 건넨 것이다. 병상 위에서도 누군가에게 기쁨을 전하고 싶다는 그의 바람은, 죽음 앞에서도 이어지는 관계의 온기를 보여준다.

사진=다큐ON
사진=다큐ON
사진=다큐ON
사진=다큐ON

한편,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아온 박순자 씨의 마지막 순간은 남겨진 이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남편 조경현 씨는 아내의 곁을 지키며 끝까지 간호했지만, 결국 조용한 새벽에 이별을 맞는다. 이 병동에서는 사망 이후에도 일정 시간 동안 고인과 함께 머물 수 있어, 가족들은 충분한 작별의 시간을 갖는다. 그 시간은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된다.

능행 스님은 호스피스를 ‘죽음을 기다리는 곳’이 아닌, ‘잘 쉬고 떠나는 정거장’이라 말한다. 삶의 마지막을 어떻게 맞이하느냐에 따라, 그동안의 시간이 다른 의미로 남는다는 것이다. 이번 방송은 그 마지막 순간을 통해 삶의 온도와 관계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하며,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남길 전망이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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