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레인지는 현대 주방에서 빠질 수 없는 조리 도구가 됐다. 냉동밥을 데우거나 남은 반찬을 빠르게 따뜻하게 만들 때, 바쁜 아침에 간편식을 돌릴 때도 가장 먼저 손이 가는 기기다.
그런데 전자레인지는 사용법을 제대로 모르면 생각보다 쉽게 사고로 이어진다. 특히 음식 종류에 따라 폭발, 화재, 과열 등 전혀 다른 방식으로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어떤 식품이 위험한지 정확하게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겉이 아닌 안에서 끓는다, 전자레인지 가열 원리의 핵심
전자레인지는 마이크로파로 음식 속 물 분자를 진동시켜 열을 만드는 유전가열 방식을 쓴다. 일반 가스레인지처럼 겉에서 열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 내부에서 직접 열이 생기기 때문에 조리 속도가 빠른 대신, 특정 식품은 내부 압력이 급격히 높아지는 문제가 생긴다.
이 압력을 식품 자체가 버티지 못하면 폭발이나 비산 사고로 이어진다.
1. 달걀, 껍데기 유무와 상관없이 내부 압력이 버티질 못한다
달걀은 전자레인지에 절대 넣으면 안 되는 식품이다. 껍데기째 넣는 경우는 물론이고, 껍데기를 까서 그릇에 담아 넣어도 위험하다. 전자레인지 안에서는 달걀 내외부에 동시에 열이 전달되기 때문에 내부 수분이 빠르게 열을 흡수하면서 내부 압력이 급격하게 높아진다. 껍데기가 그 압력을 버티지 못하는 순간 펑 소리를 내며 폭발한다.
껍데기를 깐 달걀도 노른자 주변의 얇은 막이 압력을 가두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같은 원리로 터질 수 있다.
2. 소시지, 칼집 없이 돌리면 껍질이 터지면서 내용물이 튄다
소시지도 달걀과 같은 이유로 위험하다. 소시지는 내부 육즙과 수분이 가열되면서 압력이 높아지는데, 겉면의 케이싱이 이 압력을 견디지 못하면 껍질이 터지면서 내용물이 사방으로 튄다. 전자레인지 내부가 오염되는 수준에서 끝나면 다행이지만, 꺼내려다 튀는 내용물에 화상을 입는 경우도 있다.
소시지를 전자레인지에 돌릴 때는 반드시 표면에 칼집을 여러 군데 내어 내부 압력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3. 포도, 불꽃이 튀는 걸 보고 나서야 왜 안 되는지 알게 된다
포도는 전자레인지 금지 식품 중에서도 가장 의외로 꼽힌다. 포도를 전자레인지에 넣으면 아크 방전이 발생한다. 아크 방전은 전류가 공기 중을 통해 불꽃을 튀기며 흐르는 현상인데, 포도처럼 수분이 많고 크기가 작은 구형 식품은 전자레인지 안에서 마이크로파가 집중되면서 표면에 전기 방전을 일으킨다.
포도는 실온에서 그냥 먹거나, 냉동 보관한 경우에는 실온에서 자연 해동하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4. 맹물, 멀쩡해 보이는 물컵이 꺼내는 순간 폭발처럼 끓어오른다
맹물을 전자레인지에 데우는 것도 피해야 한다. 겉으로 보면 아무 이상 없어 보이지만 물 표면이 매끄러운 컵 안에서는 기포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끓는점 이상으로 온도가 올라가도 끓지 않는 과열 상태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 상태에서 컵을 꺼내거나 커피 가루, 설탕 같은 것을 넣으면 갑자기 폭발하듯 물이 넘쳐 올라 손이나 얼굴에 화상을 입힐 수 있다.
물을 데울 때는 가스레인지에 주전자를 올려 끓이는 방식이 안전하다. 전자레인지를 꼭 써야 할 상황이라면 나무 젓가락이나 나무 스틱을 컵 안에 넣어 기포가 생길 수 있게 한 뒤 짧은 시간씩 나눠서 데우는 방법을 쓰는 것이 낫다.
5. 토마토소스, 걸쭉할수록 열이 갇혀서 결국 안에서 터진다
토마토소스나 케첩 같은 걸쭉한 소스류도 전자레인지에 그냥 돌리면 위험하다. 토마토소스는 점도가 높아서 가열 중 발생하는 열과 수증기가 내부에 갇히기 쉽다. 뚜껑이 있는 용기에 넣거나 랩을 씌워 밀폐한 채로 돌리면 내부 압력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폭발적으로 내용물이 튀어나온다.
토마토소스는 냄비에 약한 불로 직접 데우는 것이 가장 좋고, 전자레인지를 사용해야 할 때는 뚜껑 없이 짧은 시간씩 끊어서 저어가며 가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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