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표준 항암치료는 주1회씩 총 6회 시스플라틴 투여다. 그런데 주1회가 아니라 3주에 한 번으로 투여 횟수와 빈도를 줄여도 효과는 큰 차이가 없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원자력의학원 원자력병원 산부인과 유상영 박사 연구팀의 연구로,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ESMO Open(유럽종양학회 학술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입구, 즉 자궁 목 부분(자궁경부)에 생기는 악성 종양이다. 전 세계 여성 암 중 네 번째로 흔하며, 국내에서도 매년 3000명 이상이 새로 진단을 받는다. 발병의 주된 원인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의 지속 감염으로, 특히 HPV 16형과 18형이 전체 자궁경부암의 약 70%를 차지한다.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어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고, 암이 진행되면 질 출혈이나 분비물 증가, 골반 통증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을 통한 정기 검진과 HPV 예방 백신 접종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진행성 자궁경부암, 어떻게 치료하나
자궁경부암은 병기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다. 암이 자궁 안에 국한된 조기 병기라면 수술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암이 자궁 밖 조직이나 주변 장기로 퍼진 진행성 병기(IIB기 이상)에서는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방사선 치료와 항암화학요법을 동시에 시행하는 동시화학방사선요법(CCRT)이 국제 표준 치료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치료법은 방사선이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동안, 항암제가 방사선에 대한 암세포의 감수성을 높여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방사선 치료는 통상 5~6주에 걸쳐 외부 방사선 조사와 자궁경부 안에 직접 방사선원을 넣는 강내치료(근접치료)를 병행한다. 여기에 사용되는 항암제가 바로 백금 계열 약물인 시스플라틴이다. 현재 국제 표준은 시스플라틴을 방사선 치료 기간 동안 매주 1회씩 총 6회 투여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 표준 방식이 환자들에게 상당한 부담을 준다는 점이다. 시스플라틴은 구역·구토, 신장 독성, 혈액 독성 등 다양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실제 임상에서 6회 치료를 모두 완료하는 환자 비율이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치료를 끝까지 완료하지 못하면 재발 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치료 완료율을 끌어올리는 것은 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한 과제였다.
3주에 한 번으로 줄여도 효과는 같았다
한국원자력의학원 원자력병원 산부인과 유상영 박사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임상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2012년 3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한국, 중국, 태국, 베트남 4개국에서 18~75세 진행성 자궁경부암 환자 314명이 참여하는 다국적 3상 임상시험을 주관했다. 환자들은 기존 방식대로 매주 저용량 시스플라틴을 6회 투여받는 군과, 용량을 높여 3주 간격으로 2회만 투여받는 군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재발률, 무진행 생존율, 전체 생존율 등 치료 성적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에서 두 군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즉, 항암제 투여 빈도가 줄어도 치료 효과는 동등하게 유지됐다는 것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치료 완료율이다. 매주 투여군의 치료 완료율은 77%였던 반면, 3주 투여군은 85.7%로 약 9%포인트 높았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3주 투여군이 더 유리한 양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환자의 치료 부담을 줄이면서도 치료 성적을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한국 연구진이 주도한 다국적 대규모 3상 임상시험을 통해 국제 표준 치료 프로토콜을 재검증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캔서앤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