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인하②(끝)]"오리지널보다 비싼 제네릭"…약가인하의 '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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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인하②(끝)]"오리지널보다 비싼 제네릭"…약가인하의 '암초'

비즈니스플러스 2026-03-19 09:40: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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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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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이 건강보험 재정 안정과 환자 부담 완화라는 공익적 목표를 내세우는 가운데, 제약업계에서는 수익성 악화와 연구개발(R&D)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반복되는 약가 인하 조치가 국내 제약사의 신약 개발 동력을 약화시키고, 산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약가 규제의 정책적 필요성과 산업적 부작용 사이의 균형점을 짚어보고, 이를 통해 '재정 안정'과 '혁신 생태계 유지'라는 두 축 사이에서 지속 가능한 해법을 모색한다.[편집자주]

정부의 올해 제네릭(복제약) 40%대 일괄 약가인하가 시행되면, 기존 약가인하의 부작용으로 꼽히는 '약가 역전'(오리지널보다 제네릭이 비싸지는) 현상이 완화되고 제네릭 사용이 장려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OECD 주요 국가들이 시행하는 제네릭 의약품 가격 차별화가 국내에도 도입될지 여부가 관심사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건강보험 약품비 지출 규모는 2022년 기준 약 23조4000억원으로 건강보험 총 진료비의 23.3%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2012년 일괄 약가인하가 시행되기 이전인 2010년 29.3%에서 낮아진 비중이지만 여전히 OECD 평균 대비 높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약품비 절감을 위한 효율적 약품비 관리를 위해 건강보험 약가정책이 시행돼 왔지만,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의 증가, 고가 신약의 출시 등에 의해 의약품 비용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될 전망이다. 

국내의 특허 만료 후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은 특허 만료 전 가격의 80% 수준이며 제네릭 의약품 가격은 오리지널 의약품의 72.5% 수준으로 미국(26.1%), 일본(49.5%) 등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오리지널 의약품을 제네릭 의약품으로 대체할 때 연간 오리지널 청구금액의 26% 정도를 절감할 수 있다고 예상되는데 이는 외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저가약 대체조제 인센티브 제도가 시행되고 있고 대상 품목이 매년 확대되고 있으나 실질적인 효과는 나타나고 있지 않다"며 "또한 동일성분 내 저가의약품 사용을 장려하는 정책의 활성화도 더디다"고 말했다.

◇2012년 일괄약가인하 후 '약가역전' 현상 발생

문제는 정부가 2012년 4월 일괄 약가인하를 단행한 이후에도 제네릭 의약품 사용을 장려할 정책적 유인이 미흡하다는 점이다.

당시 정부는 기존 계단식 약가제도(제네릭 진입순서에 따라 가격차등)를 2020년까지 시행했던 동일성분·동일상한가제도로 변경했는데, 이는 동일 성분·제형·함량의 의약품 중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등한 약효가 입증된 의약품에 대해 동일보험 상한가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 상한가는 특허 만료 전 최초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의 53.55%로 결정된다. 각 의약품 가격은 상한가 이하에서 자율 결정된다.

가령 세 번째 제네릭 의약품이 등재되면 오리지널 의약품과 이전 등재된 제네릭 의약품 모두 세 번째 제네릭과 동일한 가격으로 인하된다.

제네릭의 약가와 오리지널 약가는 평균 10% 정도 차이가 있으나, 결과적으로 오리지널 위주로 사용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오스트리아와 유사한 방식으로, 우리나라 역시 제네릭 사용을 권장할 동기가 매우 미약한 상황이다.

제네릭 의약품이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저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제네릭이 오리지널보다 비싼 '약가 역전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이는 제네릭 처방 동기를 낮추고 임상 데이터가 있는 오리지널 선호 현상이 가중돼 제네릭을 기피하는 악순환이 초래된다.

정부가 올해 제네릭 40%대 일괄 약가인하를 시행하면,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의 53.55%로 결정되던 제네릭 상한가가 40%대로 더 낮아진다. 

더 나아가 동일성분·동일상한제 제도도 2020년 이후 동일성분 내 최저가 유도를 거쳐 향후 제약사의 연구개발(R&D) 역량이나 혁신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가격 차등화'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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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릭도 가격 차등화돼야" 주장 반영되나

제약업계에서는 제네릭 의약품 가격을 다른 나라들과 같이 차등화하는 것이 지속적인 약품비 절감에 도움된다고 보고 있다.

약품비 상승 억제를 위해 많은 나라들이 참조가격제와 성분명 처방 등 제네릭 사용을 장려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독일·프랑스·벨기에 등 OECD 31개국 중 19개국이 도입한 참조가격제는 동일성분·동일함량 또는 동일제형 등으로 대상군을 정한 뒤 대체가능한 의약품들에 대해 동일한 급여상한액(참조가격)을 적용하고 참조가격 이상의 차액에 대해 소비자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이는 소비자의 의약품 가격 인식을 높이며 제약사의 자진 약가인하를 유도하고, 제네릭 사용을 장려하는 효과를 기대한다.

실제로 참조가격제 도입 이후 해당 OECD 국가 19개국에서 고가의 오리지널 의약품 판매량이 급감하고 제약사들이 참조가격 수준으로 약가를 인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OECD 국가의 70%가량이 시행하는 성분명 처방 제도는 약사가 오리지널 의약품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네릭 의약품으로 대체할 수 있는 제도다.

프랑스·일본 등지에서는 의사, 약사, 환자에게 제네릭 의약품 사용에 따른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약사가 환자에게 의무적으로 저렴한 의약품의 존재를 고지해야 하는 국가도 있다.

우리나라는 제네릭 의약품 차등 보상 확대는 2019년 하반기부터 시행된 '제네릭 의약품 약가제도 개편'과 이후 2023년 약가 차등 적용 기준을 확대해 적용 범위를 넓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행 제도 하에서는 오리지널이 시장에 쏟아지는 제네릭과의 경쟁에서 자발적으로 가격을 인하하면, 환자들은 원 개발품인 오리지널 의약품은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며 "약가 사후관리를 위한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제네릭의 주요 장점인 경제성이 상실되면 제네릭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고 오리지널보다 비싼 제네릭 약가로 인해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이는 환자들의 약값 부담으로도 이어진다"고 짚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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