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이란 실세 라리자니 제거했지만…더 멀어진 종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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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이란 실세 라리자니 제거했지만…더 멀어진 종전 전망

프레시안 2026-03-18 20:59: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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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미국이 전쟁 중 이란을 사실상 통치한 것으로 알려진 안보 수장 알리 라리자니(67)를 제거했다. 라리자니는 서방엔 강경한 입장을 취해 왔지만 내부에선 실용주의자로 평가됐고 엘리트층 전반에 영향력을 가진 인물로, 그의 사망이 단기 종전 전망을 더 멀어지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을 보면 18일(현지시간)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는 성명을 내 라리자니 SNSC 사무총장과 그의 아들 모르테자의 사망을 확인했다. 이스라엘은 전날 자국이 이란 수도 테헤란 인근에서 라리자니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골람 레자 솔레이마니 바시지 민병대 사령관 또한 미국과 이스라엘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17일 확인했다.

라리자니 제거는 지난달 28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제거부터 이어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지도부 붕괴 전략의 일부로 보이지만, 외교·군사·의회를 넘나드는 영향력을 지녔던 라리자니의 사망이 전쟁 조기 종식엔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라리자니는 1980년대 이라크와의 전쟁 때 혁명수비대 지휘관을 맡았고 이후 국영 방송사 사장을 맡은 바 있다. 2000년 초엔 핵협상을 이끌었고 2008~2020년 12년간 이란 의회의장을 맡았다. 지난해 이스라엘과 벌인 12일 전쟁 뒤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을 맡게 됐고 지난달엔 미국과의 핵협상을 중재했던 오만을 방문해 관련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독일 국제안보연구소의 하미드레자 아지지 연구원은 미 CNN 방송에 "라리자니의 이력서에서 빠진 유일한 직함은 대통령"이라고 평가했다.

아지지 연구원은 라리자니가 "수십 년간 체제 중심에서 활동해 온 진정한 내부자"로 "서로 다른 엘리트 계층 전반에서 신뢰를 얻고 있었다"며 "이슬람공화국은 특정 인물 부재에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설계됐지만 이처럼 다방면에 걸친 경험을 갖춘 인물을 대체하긴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라리자니는 서방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했지만 내부에선 실용주의자로 평가됐다. 아지지 연구원은 라리자니가 여러 엘리트 분파를 설득해 종전 협상을 끌어낼 수 있는 인물이었다는 데 주목했다. 또 국제적 인맥을 지닌 라리자니 사망으로 이번 전쟁에 대한 이란의 정치적 관리가 더 복잡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CNN은 비공개 계획과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해 9월만 해도 라리자니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가장 선호하는 이란 과도기 지도자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라리자니가 이란 정부 집계에 의하면 3000명 이상이 사망한 올해 초 반정부 시위에 대한 강경 진압을 밀어 붙이고 군사 작전 수립에 핵심적 역할을 맡으며 이스라엘이 지난달 초 그를 표적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라리자니는 이달 초 "미국과 달리 이란은 장기전에 대비해 왔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라리자니 제거가 더 강경한 대체자를 불러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라리자니 사망이 혁명수비대 출신 이란 의회 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와 같은 강경파들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란 지도부 대체 후보군이 두터워 제거 작전이 지도부 붕괴를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해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 회의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라리자니는 미국과의 전쟁, 국내 불만 단속, 핵협상 등 광범위한 일들을 맡고 있었는데 그의 사망으로 이 문제들이 누구에게 어떻게 넘겨지게 될지도 불분명하다. 영국 BBC 방송은 새 고위지도자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즉각적 표적이 될 것이며 이러한 과정에서 결국 군부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라리자니 사망에 대한 보복을 공언한 이란은 18일 이스라엘 공습에 나섰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을 보면 이날 밤새 이스라엘 중부 여러 곳이 미사일 공격을 받아 텔아비브 외곽 지역에서 2명이 사망했다. 경찰은 이 지역 주거용 건물에 집속탄이 사용됐다고 밝혔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18일 카타르 알자지라에 지도부 제거가 이란 체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가 미국과 이스라엘에 살해됐을 때도 "체제는 계속됐다"며 "누가 또 순교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 "한 개인의 존재나 부재는 이 구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이 왜 아직도 이 점을 이해 못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2020년 2월16일 알리 라리자니 당시 이란 의회의장이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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