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면 주방이 바빠진다. 봄나물 무침에 봄 제철 해산물까지, 요리 횟수가 늘면서 손에 배는 마늘·생선 냄새도 따라 짙어진다. 비누로 세 번, 네 번 씻어도 손가락 사이에 남아 있는 냄새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이 고민을 해결하는 재료가 주방 한편에 이미 있다. 바로 커피를 내리고 남은 찌꺼기다.
커피 찌꺼기는 드립 필터에 남은 원두 가루, 캡슐 커피를 뜯고 나온 내용물 등 커피를 마신 뒤 나오는 부산물이다. 별도로 구매할 필요 없이 모아두기만 하면 탈취 스크럽 재료로 쓸 수 있다.
냉장고 탈취와 같은 원리, 커피의 숨은 기능
커피 찌꺼기가 냄새를 잡는 원리는 비누와 전혀 다르다. 비누는 기름기를 씻어내는 방식이다. 마늘의 알리신, 생선의 트리메틸아민 같은 냄새 물질은 피부 단백질에 결합하거나 미세한 피부 결 사이에 남아 있기 때문에 기름기를 제거해도 냄새가 완전히 빠지지 않는다.
반면 커피 찌꺼기는 흡착 방식으로 냄새를 붙잡는다. 원두를 추출하고 나면 내부에 수많은 미세한 구멍이 남는데, 작은 구멍이 많은 표면이 냄새 입자를 붙잡아 잡아둔다. 알리신이나 트리메틸아민 같은 냄새 유발 입자가 커피 찌꺼기 표면에 달라붙으면서 손에서 냄새가 빠져나가는 구조다.
커피의 탈취 효과는 냉장고 탈취제로 쓰이는 방식과 같은 원리다. 활성탄이나 숯이 냄새를 흡착하는 것처럼, 커피 찌꺼기의 다공성 표면이 같은 역할을 한다. 냉장고 안에 커피 찌꺼기를 넣어 잡내를 제거하는 방법이 알려져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냄새 제거 방법, 순서대로 따라 하면 된다
냄새 제거 방법은 간단하다. 요리를 마친 뒤 손을 물에 살짝 적시고, 커피 찌꺼기 한 스푼을 손바닥에 올린다. 양손을 가볍게 비비며 손가락 사이, 손톱 주변까지 닦아준다. 시간은 10~20초면 충분하다. 오래 문지른다고 효과가 커지지는 않는다.
문지른 뒤 물로 헹구면 커피 찌꺼기가 씻겨나가면서 냄새 분자도 함께 제거된다. 헹군 직후 손에 커피 향이 은은하게 남는데, 이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각질 제거까지 원한다면 올리브유 한 방울
커피 찌꺼기는 탈취 외에 각질 제거 스크럽으로도 쓸 수 있다. 커피 입자 자체가 거친 질감을 갖고 있어 손에 쌓인 죽은 피부 세포를 물리적으로 밀어낸다. 건조한 날씨로 손이 거칠어졌거나 요리·작업 후 각질이 일어난 경우에 손 표면이 한결 매끈해진다.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커피 찌꺼기에 올리브유 몇 방울을 섞어 이 혼합물을 손에 올리고 마사지하듯 문지르면 각질이 제거되면서 피부 결이 정돈된다.
오일이 섞이면 스크럽 후 수분이 날아가는 것을 막아줘 건조함도 줄어든다. 단, 손에 상처나 긁힌 부위가 있으면 자극이 생길 수 있으므로 해당 부위는 피해야 한다.
커피 찌꺼기 오래 쓰려면 이렇게 보관한다
커피 찌꺼기를 모아두려면 건조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갓 내린 찌꺼기는 수분 함량이 높아 그대로 용기에 담으면 하루 이틀 만에 곰팡이가 핀다. 사용 직후 바로 쓸 것이 아니라면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넓게 펼쳐 2~3일간 완전히 말린 뒤 밀폐 용기에 보관해야 한다.
완전히 건조된 찌꺼기는 실온 보관이 가능하며, 뚜껑 있는 용기에 습기가 닿지 않도록 보관하면 된다. 수분이 남은 채로 담아두면 며칠 안에 쓸 수 없는 상태가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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