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전기차 수요 정체기에 직면한 글로벌 배터리 업계가 사업 다각화를 서두르는 가운데, 국내 선도 기업이 미국 내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 생산망을 구축하며 돌파구를 마련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테네시주 얼티엄셀즈 공장을 비롯한 북미 5개 거점을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 라인으로 전환하며 현지 공략을 가속화한다고 18일 밝혔다.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 법인인 얼티엄셀즈는 테네시주 스프링힐 공장에서 에너지저장장치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셀 제조에 돌입한다. 이를 위해 약 7,000만 달러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기존 전기차(EV) 배터리 설비 일부를 개조했으며, 다가오는 2분기부터 본격적인 물량을 쏟아낼 계획이다.
생산된 셀은 현지 시스템 통합(SI) 법인인 버텍을 통해 공급되며, 각종 전력망 안정화 프로젝트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 등에 활용된다. 이번 생산 라인 교체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에 대비해 유휴 설비를 줄이고 공장 가동 효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판단에서 비롯됐다.
현재 얼티엄셀즈 측은 설비 전환 작업을 마무리하는 한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관련 직무 재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월 일시적으로 조업을 멈췄던 700여 명의 임직원들도 신규 라인 가동 일정에 맞춰 순차적으로 복귀한다.
박인재 얼티엄셀즈 법인장은 "이번 발표는 테네시 공장의 첫 대규모 전환 사례로, 얼티엄셀즈가 다각화된 배터리 셀 제조사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얼티엄셀즈는 시장 수요 변화에 맞춰 생산 체계를 고도화해 미국 배터리 산업의 중추이자 기술 리더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으로 회사가 북미 대륙에 확보한 에너지저장장치 전용 및 복합 제조 기지는 총 5곳으로 늘어났다. 미시간주의 홀랜드와 랜싱 단독 공장, 캐나다의 넥스트스타 에너지, 오하이오주에 자리한 혼다 합작법인 엘에이치 배터리 컴퍼니에서도 동일한 제품군을 생산한다.
가장 먼저 가동에 들어간 미시간 홀랜드 공장은 테라젠, 델타 등 주요 고객사 물량을 차질 없이 공급하며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작년 11월 가동을 개시한 넥스트스타 에너지 역시 단 3개월 만에 100만 셀 제조를 돌파했으며, 최근 현지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열고 단독 공장 체제로 전환했다.
상반기 양산을 앞둔 미시간 랜싱 공장은 올해 파우치형 제품을 시작으로 내년부터는 각형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 공장은 이미 테슬라와 6조 원대 대규모 납품 계약을 맺어 수주 경쟁력을 증명했다. 혼다와의 합작법인 역시 연내 가동을 목표로 설비 전환 시점과 규모를 구체화하고 있다.
이들 5개 거점은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 배터리를 유연하게 병행 생산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시설로 탈바꿈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 환경에 즉각적으로 대응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인공지능 산업 팽창에 따른 전력망 수요 급증에 발맞춰 글로벌 공급망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 테라젠, 엑셀시오 에너지 캐피탈, 이지포, 한화큐셀 등 파트너사들과 추가 수주 계약을 잇달아 맺고 있다.
연말까지 전체 생산 능력을 60GWh 이상으로 확충하고, 이 가운데 50GWh를 북미 지역에 집중 배치할 방침이다. 작년 기준 글로벌 누적 수주 물량은 140GWh에 달하며, 올해 신규 수주액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의 90GWh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북미 5대 복합 제조 거점 체계 구축을 발판으로 북미 사업 전반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생산성 혁신과 수익성 개선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ESS 사업에서 선제적으로 압도적인 생산 역량을 확보한 만큼, 북미 시장에서 확고한 선도 지위를 굳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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