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관·공중보건의사(공보의) 인력 급감으로 농어촌과 의료취약지의 공공의료 붕괴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복무기간 36개월을 24개월로 단축하는 방안이 핵심 해결책으로 제시됐다.
3월 17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더불어민주당, 경기 부천시갑)이 주최하고 대한의사협회·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가 공동 주관한 ‘군의관·공보의 확충 및 제도개선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은 방안들이 나왔다.
◆15년 새 공보의 3분의 1토막…“2026년 신규 편입 100명 내외”
박재일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회장은 이날 첫 번째 발제에서 전체 의과 공보의 수가 2010년 3,363명에서 2025년 945명으로 급감했으며, 2026년 신규 편입은 100명 내외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군의관은 1962년, 공보의는 1979년 출범 이후 50년간 복무기간이 단 한 차례도 단축되지 않았다”며 “지금 공보의 제도는 중환자 입원 상태로, 논의를 계속 미루면 결과는 자명하다”고 경고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도 “현역병 복무기간은 18개월로 단축된 반면, 군의관과 공보의는 그 두 배인 36개월을 복무해야 한다”며 충남 청양군 보건의료원에서 공보의 7명이 전역 후 충원되지 않는 사례를 직접 언급하며 현장의 위기를 강조했다.
서영석 의원은 “의정갈등 과정에서 공보의 문제가 심각해질 것을 예견했지만 미리 준비하지 못했다”며 “이 여파는 2031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기피 이유 1위 복무기간 97.9%… 현역 입대 의대생 5년 새 19배 폭증
이한결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는 의료정책연구원(2025)의 의대생 2,469명 설문 결과를 통해 군의관·공보의 기피 이유 1위가 복무기간(97.9%)임을 제시했다.
2025년 8월 기준 현역으로 입대한 의대생은 2,838명으로, 2020년 150명 수준에서 약 19배 폭증했다.
이 이사는 “2020년 헌법재판소가 36개월 복무를 합헌으로 판단할 당시 의대생 현역 입대는 150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제도 개선의 시급성을 역설했다.
반면, 복무기간을 24개월로 단축할 경우 공보의 지원 희망률은 현행 8.1%에서 94.7%로, 군의관 지원 희망률은 7.3%에서 92.2%로 급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이사는 “현재 의무복무기간에 산입되지 않는 기초군사교육소집 기간도 복무기간에 포함해 실질적인 복무 불이익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처우·교육 개선 없이 복무 단축만으론 한계
권정택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좌장을 맡은 패널토의에서는 복무기간 단축과 함께 처우·현장 교육의 병행 필요성이 집중 제기됐다.
허목 김해시 보건소장은 “공보의를 아무런 교육 없이 현장에 배치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최소 2~3개월의 사전 교육 의무화를 촉구했다.
유지환 대한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 회장은 “공보의들이 폭언·폭행·고소에 노출되는 상황에서도 어떠한 법적 보호 장치도 없다”며 처우 개선의 병행을 강조했다.
◆국방부·복지부·법무부, 공감 속 현실적 과제 토로
우호석 국방부 보건정책과장은 “복무기간을 1년 단축하면 동일 인원 유지를 위해 1.5배를 더 선발해야 한다”며 현실적 어려움을 전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복무장려금 확대·응급진료 실적급 도입·민간 계약직 의사 증원, 장기적으로는 장기 군의관 전문 양성학교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임은정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과장은 “복무기간 단축은 현역병과의 형평성 측면에서도, 지역의료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처우·보상과 직무 교육 개편을 함께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기주 법무부 의료과장은 공보의 미배치 시 교정시설 부속 의원이 폐쇄되는 상황을 들어 “복무기간 단축이 현실적인 해결책”이라고 밝혔다.
◆“복무 단축 입법·보건진료 전담공무원 역할 강화 함께 추진”
서영석 의원은 토론회를 마무리하며 “현장과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복무기간 단축 등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복무기간을 24개월로 단축하는 입법과 함께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의 역할을 강화해 의료 공백을 막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의협은 이번 토론회를 기점으로 군의관·공보의 복무기간 단축을 위해 국회 및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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