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성 경쟁'에 檢개혁 논점 흐려지자 직접 쟁점 정리…협의안 신속 도출
미세조정 넘어 비교적 큰 폭 수정 평가도…추후 보완수사권 여부 놓고 갈등 불씨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안정훈 정연솔 기자 = 검찰 개혁을 위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법안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 논쟁이 17일 사실상 매듭지어진 모습이다. 당·정·청이 이견을 조율한 최종 단일안을 전격 도출하면서다.
당내 검찰개혁 논쟁이 소모적으로 흐른다는 문제의식 속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강력한 어조로 개혁 원칙과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자 속전속결로 이견이 정리됐다.
일각에선 예상보다 기존 정부안보다 수정 폭이 크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은 이번 주 이들 법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한단 방침이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당·정·청의 물밑 조율 끝에 마련한 중수청·공소청법 협의안을 소개했다.
정 대표 등에 따르면 협의안은 중수청·공수청법상 검사의 수사 개입 여지와 관련한 조항들을 없앴다.
검찰이 다른 행정 공무원과 동등하게 국가공무원법에 준하는 인사·징계·재배치·발령 등을 받도록 관련 조문 등도 보완했다.
이번 협의안은 개혁 수위를 둘러싼 논쟁이 논점을 벗어나고 있다는 문제의식 속에서 도출됐다.
검찰총장 명칭 사용 반대나 검사 전원 면직 후 재임용 등 일부 강경파가 '개혁 선명성'을 위해 법안에 담아내자고 한 주장이 수사·기소 분리라는 개혁의 본질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런 가운데 김어준씨 유튜브에서 나온 '공소취소 거래설'은 위기의식을 더욱 키우는 계기가 됐다. 여권의 내부 논쟁이 끊이지 않자 검찰 개혁을 일종의 거래 대상처럼 취급한 의혹마저 근거 없이 제기된 게 아니냐는 문제의식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메시지는 신속한 조율을 이끈 주요 촉매제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SNS 메시지를 통해 '외과시술'식 개혁 원칙을 강조한 데 이어 이틀간 초선 의원들과의 만찬을 통해 책임 있는 여당의 태도, 안정적이고 유용한 개혁을 강조했다.
전날엔 SNS를 통해 법안의 구체적인 쟁점을 정리하며 일부 강경파를 겨냥, '선명성 경쟁'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도 "어떤 이유에서든 개혁에 장애를 가져오는 불필요한 과잉은 안 된다"면서 개혁의 '대원칙'을 거듭 역설했다.
여기에 중동 사태에 따른 민생 위기와 안보 과제까지 맞물리면서 더는 검찰개혁 이견으로 당력이 분산돼선 안 된다는 당·정·청 공통의 판단이 중수청·공소청 법안의 신속한 조율을 이끈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이번 법안의 수정 폭이 예상보다 더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사·기소 분리의 개혁 원칙을 지키되 현장의 혼란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기준 속에서 강성 지지층의 요구를 수용하는 쪽으로 조율이 이뤄진 것이란 분석이다.
정 대표는 이날 회견에 배석한 김용민 의원을 향해 " 마음고생이 심했을 텐데 그래도 한결 괜찮죠?"라고 말을 건넸다.
추미애 의원은 연합뉴스와 만나 "깔끔하게 다 정리가 됐기 때문에 아주 괜찮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의총을 열고 기존 정부안에서 당·정·청 협의안으로 당론을 변경해 추인했다.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에게 "미세 조정 범위를 조금 벗어난 듯 해 당론 변경 절차를 밟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중수청법 소관위)와 법제사법위원회(공소청법 소관위)의 소위원회를 각각 통과한 중수청·공수청 협의안을 오는 19일 본회의에 올릴 계획이다.
이번 협의안은 중수청·공소청법 정부안이 지난 1월 처음 입법예고된 뒤 약 두 달 만에 도출됐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라는 대원칙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의 합의점을 도출했다"고 평가했다.
강준현 수석대변인도 기자들에게 "조항 하나, 하나를 면밀히 살펴봤고, 숨은 의도나 쉼표 등 점까지 찾아내 수정했다"며 "협의안은 국민과 당원의 지지,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결단과 의지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중수청·공소청 법안에는 검찰개혁 최대 쟁점인 검사의 보완수사권 부여 여부는 포함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추후 형사소송법 개정을 통해 이를 다룰 방침이다.
다만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폐 문제는 당 안팎에서 이견이 있는 만큼 검찰개혁을 둘러싼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용민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진정한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라는 것은 공소청법, 중수청법만으로 완성되지 않을 것"이라며 "최종적인 형사사법 체계의 모습은 수사 절차법인 형사소송법의 전면 개정을 통해서 비로소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소청법 제정과 동시에 형사소송법을 전면 개정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으나 국회는 향후 입법과정에서 수사, 기소 분리 원칙을 반드시 관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은 "검찰이 공소청으로 간판만 바꿀 뿐 하나도 달라지지 않는 것"이라며 반대해왔다.
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보완수사권에 대해 필요하다, (필요하지) 않다,(등의) 여러 가지 의견 있다"며 "이 문제로 전국 순회 토론회를 여는 걸로 안다. 여러 의견을 듣고 국민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방향이 뭔지 당에서 숙의를 거쳐서 앞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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