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한 지난 2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 높은 환율 변동성과 수도권 주택시장 가격 변수 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통화정책이 실효적 한계에도 시장 안정 노력에 공조할 필요가 있다는 언급도 있었다.
한국은행(총재 이창용)은 17일 이 같은 내용의 '2026년도 제4차 금융통화위원회(정기) 의사록'을 공개했다.
지난 2월 26일 열린 새해 첫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2.50%로 전원일치 동결했다. 6연속 동결이다.
한편, 한은은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직전 전망치(1.8%)를 웃도는 2.0%로 예상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2.2%로 직전(2.1%)을 상회했다.
"K자형 경제 고착화 가능성…통화정책 근본적 고민 필요"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위원 별 의견 개진을 보면, A 금통위원은 기준금리 2.50% 동결 의견으로 "국내 경제는 가계 소득 증대, 확장적 재정정책 등으로 소비 심리가 개선되고, 반도체 중심의 IT 부문 수출 증대가 2% 수준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물가는 높은 환율 수준에도 불구하고 마이너스 GDP갭 지속에 따른 제한적인 수요측 압력,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 등으로 대체로 안정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A 위원은 "현재의 대내외 경제 여건 속에서 환율과 부동산 시장 안정은 당면한 경제정책 과제이자 통화정책 방향 결정에 있어서 여전히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변수인 점을 감안하면, 통화정책도 그 실효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시장 안정 노력에 공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B 금통위원도 기준금리 동결을 지지하며 " K자형 경제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부문별 차별화가 심화된 경제 구조 하에서의 통화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B 위원은 "물가는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근원물가 상승률 모두 목표 수준인 2% 근방에서 움직이는 등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반도체 가격 상승의 파급효과와 보험료 인상 등 일시적 요인의 영향으로 금년 물가의 전망경로는 기존 전망을 소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예상보다 양호한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물가 흐름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B 위원은 "주택가격의 안정화 흐름을 아직은 확인하기 어렵고 물가의 상방압력이 소폭 증가한 점을 감안할 때, 현 시점에서는 금리를 동결하고 향후 주택가격과 물가, 그리고 내수 부문 회복 추이를 지켜보면서 금리에 대한 결정을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C 금통위원 역시 금리 동결에 힘을 싣고 "AI(인공지능) 관련 투자 및 주요국의 확장재정으로 세계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내경제는 소비심리 및 소득여건 개선, 반도체 부문 투자 확대 등으로 소비 및 설비 투자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금년도 경제성장률은 지난 11월 전망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단했다.
C 위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목표 수준인 2% 근처에 머무르고 있으나 재정확대 기조, 고환율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 지정학적 이슈 등 상방리스크가 잠재되어 있다"며 "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금융시장의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된만큼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향후 경제의 성장 경로 및 금융안정 상황을 지켜보며 기준금리의 변경 여부를 고려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물가경로에 높아진 환율·반도체 가격상승 상방요인 가능성"
D 금통위원 역시 금리 동결 의견으로 "세계경제는 AI 관련 투자 확대, 주요국의 완화적인 거시금융정책 등이 미국 관세정책의 영향을 완화하면서 3% 내외의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경제는 물가가 목표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안정적인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성장세가 당초 예상을 상회할 것으로 보이지만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높은 환율 변동성과 수도권 주택시장에서의 가격 오름세 확대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 위원도 기준금리 동결을 지지하며 "대내 여건을 보면, 국내경제는 내수 회복세와 견조한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금년 중 성장률이 지난 11월 전망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경로에는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가 주요국 성장에 미치는 영향, AI 산업 및 반도체 경기의 향방, 정부의 재정정책 운용과 관련한 상·하방 리스크가 모두 잠재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E 위원은 "향후 물가경로에는 높아진 환율 수준,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전자제품의 가격 인상 압력이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고, 가계의 체감물가도 높은 만큼 물가 흐름에 대해 계속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수도권 주택시장의 가격 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중·저가 주택 중심의 거래 증가가 주택담보대출 증가 압력으로 이어질 우려도 남아 있어 추세적 안정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는 "당분간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며 "현재의 기준금리 2.50%가 중립금리 추정범위의 중간 수준으로 평가되고, 주요국이 통화정책 변경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다,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에 따른 국내외 경기 향방과 환율 움직임, 수도권 주택시장의 안정 여부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F 금통위원은 금리 동결 의견으로 "국내 외환부문을 보면, 원/달러환율이 1400원대 초중반 수준으로 다소 낮아졌으나 엔화와 대만달러화 등 주변국 통화와의 동조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변동성은 높게 유지되고 있다"며 "앞으로 반도체 수출 증가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폭 확대, WGBI(세계국채지수) 자금유입 등이 외환시장의 수급 불균형 해소에 기여할 전망이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F 위원은 "물가 측면에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월 중 2%로 낮아졌으나 연간으로는 반도체가격 등 공급측 비용압력이 확대되면서 지난 전망경로를 소폭 상회할 전망"이라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이어지고 있는 전월세 가격 상승흐름도 시차를 두고 물가 압력을 높일 수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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