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현금·현금성자산 약 35조원…차입금 감소 지속
HBM 등 메모리 호황에 순현금 전환…美 매출비중 70% 육박
(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SK하이닉스가 지난해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범용 D램을 필두로 실적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가운데 재무 건전성을 대폭 개선했다.
1년 만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20조원 이상 늘며 차입금을 앞질렀고, 회사 전체 매출 가운데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70%에 육박했다.
17일 SK하이닉스가 공시한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회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4조9천42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4년(14조1천564억원)과 비교하면 146.8%(20조7천859억원)나 증가했다.
반면 차입금 규모는 줄었다.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차입금은 전년보다 4천358억원가량 감소한 22조2천479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부채 비율도 62.15%에서 45.95%로 감소했다.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곳간은 채우고 빌린 자금은 빠르게 갚아나간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2019년 2분기 순부채 상태로 접어든 이후 처음으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차입금을 넘어서는 '순현금'을 작년 3분기에 달성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4분기 HBM을 비롯해 가격 상승 흐름을 탄 범용 D램과 낸드 제품의 판매 확대에 나서며 1개 분기 만에 현금이 약 7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지난해 3분기까지 SK하이닉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7조8천544억원이었다.
이 같은 추세는 엔비디아, AMD, 구글, 메타 등 주요 빅테크가 몰려있는 미국에서 호실적을 낸 영향이 컸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판매법인 'SK하이닉스 아메리카'는 작년 한 해 매출 58조6천933억원, 순이익 2천35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매출(33조4천590억원)보다 75.4%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 매출로 놓고 봐도 미국 사업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지난해 미국 판매법인을 포함한 미국(미국 고객)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66조8천851억원으로, 작년 전체 매출(약 97조원)에서 68.9%에 달하는 수준이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SK하이닉스 전체 매출 중 미국 비중이 39∼53%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중국 사업 또한 2024년(15조5천336억원)에서 2025년(19조1천362억원) 사이 약 3조6천억원의 매출 상승을 이뤘지만, 같은 기간 미국이 47조원을 웃돌며 중국을 크게 앞질렀다.
중국에서 SK하이닉스는 LPDDR, 낸드와 같은 모바일용 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지난해 'AI 큰손' 엔비디아에 23조2천601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같은 기간 회사 전체 매출의 23.9%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로서 HBM3E(5세대) 물량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으며, 차세대 제품인 HBM4(6세대)에서도 엔비디아 물량의 3분의 2 이상을 배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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