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스토킹 살인’ 경찰 부실 대응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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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스토킹 살인’ 경찰 부실 대응 일파만파

일요시사 2026-03-17 15:07:3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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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경기 남양주시에서 스토킹 피해를 호소하던 20대 여성이 끝내 살해당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안일한 대응이 비극을 키웠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명백한 강력 범죄 징후가 포착됐음에도 가해자에 대한 실질적인 제재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17일 경기북부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남양주시 오남읍의 한 거리에서 40대 남성 A씨가 전 연인인 20대 여성 B씨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B씨는 사건 발생 전에 이미 A씨를 스토킹과 특수폭행 혐의로 신고해 경찰의 신변보호 대상자로 등록된 상태였다.

B씨는 자신의 차량에서 A씨가 부착한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추적기를 두 차례나 발견해 신고했고, 스마트워치를 지급받는 등 경찰에 수차례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정작 가해자 A씨의 신체를 구속하거나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

이번 사건에서 경찰 대응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가해자 격리와 감시의 부재였다. 경찰은 법원으로부터 접근금지 명령인 잠정조치 1~3호만 발부받았을 뿐, 스토킹 가해자에게 전자장치를 부착해 실시간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잠정조치 3-2호’는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만약 3-2호가 적용됐다면 A씨가 피해자 주변 일정 거리 내로 접근했을 때 피해자와 경찰에 즉시 경보가 울려 대피와 출동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재범 위험성 평가’조차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예정하고 있어 별도로 평가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결과적으로 구속영장 신청을 준비하는 사이 피해자는 무방비 상태로 노출됐던 셈이다.

구속영장 신청 과정 역시 더뎠다. 경찰은 위치추적 의심 장치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를 기다리느라 즉각적인 신병 확보에 나서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명백한 스토킹 증거가 나온 상황에서 감정 결과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유치장에 가두는 잠정조치 4호 등을 적극 활용했어야 했다고 입을 모은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가해자 A씨가 과거 성범죄 전력으로 이미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던 관리 대상자였다는 점이다. 그러나 법무부의 전자발찌 시스템과 경찰의 스토킹 보호 시스템 간의 정보 공유는 이뤄지지 않았다. A씨의 전자발찌는 과거 범죄에 대한 재범 방지용일 뿐, 이번 피해자 B씨와의 거리 유지를 감시하는 기능은 없었다.

경찰의 부실 대응 논란이 확산하자, 정부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6일 “관계 당국의 대응이 더뎠고 국민 눈높이에 한참 못 미쳤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 책임 있는 관계자를 감찰한 뒤 엄하게 조치하라고 지시하며, 스토킹 및 교제 폭력 피해자가 세심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가해자 위치 신속 파악 및 격리 등 관련 대책 강화를 주문했다.

이에 따라 경찰청은 즉시 감찰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청은 전날 언론 공지를 통해 “감찰담당관실은 경찰의 부실 대응에 대해 즉시 감찰조사에 착수했다”며 “전반적인 사건 처리 과정에 대해 신속하게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고 있던 피해자가 참변을 당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유사한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하며 ‘구멍 뚫린 신변보호’ 논란이 지속돼 왔다.

지난해 6월 대구 달서구에선 50대 남성이 헤어진 연인이 살고 있는 아파트 배관을 타고 침입해 피해자를 살해했다. 피해자는 이미 스토킹 위협을 느껴 경찰의 안전조치를 받고 있었다.

이어 7월 경기도 의정부시에선 60대 남성이 전 직장 동료인 50대 여성을 스토킹하다 근무지로 찾아가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피해자 역시 범행 넉 달 전부터 세 차례나 스토킹 신고를 한 상태였다.

같은 달 울산 북구에서도 30대 남성이 헤어진 연인을 찾아가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사건이 있었다. 피해자는 사건 발생 전 두 차례나 스토킹 신고를 하고 경찰의 보호를 받고 있었지만, 가해자의 습격을 막지 못했다.

이들 사건의 공통점은 피해자가 스마트워치 지급 등 경찰의 안전조치를 받고 있었음에도 범행을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비극이 반복되는 가장 큰 이유로 ‘실효성 있는 잠정조치의 낮은 결정률’을 꼽는다.

수사기관과 법원은 피의자의 인권침해 우려를 이유로 구금이나 전자발찌 부착 결정에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인권 보호라는 명분 아래 가해자에 대한 적극적인 제재가 주저되는 사이, 피해자들은 생명의 위협 속에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남양주 사건 역시 구조적 한계가 그대로 드러났다”며 “단순한 담당 경찰관의 부주의를 넘어 시스템 차원의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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