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다연의 작가 스토리] 풍경화의 등장③ 풍경화의 근본 ‘클로드 로랭’에 관하여에 이어
[문화매거진=강다연 작가] 지금까지 ‘풍경화 1세대’ 요아힘 파티니르와 ‘풍경화의 근본’ 클로드 로랭을 살펴보았다. 오늘은 ‘카날레토(Giovanni Antonio Canal)’에 대해 알아보자.
클로드 로랭이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풍경화가라면, 로코코 시기에는 카날레토가 있다. 시대가 다른 만큼 화풍 역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로랭이 로마를 중심으로 이상화된 고전주의 풍경을 그렸다면, 카날레토는 베네치아에서 활동하며 보다 현실적인 장면에 집중했다. 로랭이 오렌지빛 석양으로 이상적 풍경을 연출했다면, 카날레토는 밝은 대낮의 직사광선과 베네치아 특유의 바다색을 통해 생생한 도시 풍경을 담아냈다.
카날레토 역시 로랭처럼 그랜드 투어 시기에 큰 인기를 누린 화가였다. 그랜드 투어는 바로크부터 로코코 시대까지 영국과 북유럽 상류층 젊은이들이 경험하던 일종의 문화 여행으로, 당시에는 부유층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다. 이들의 주요 목적지는 로마였으며, 오늘날 여행 사진을 남기듯 예술작품을 수집하며 자신의 교양과 부를 과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수집 문화는 훗날 유럽 미술관 형성의 기반이 되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아름다운 도시나 자연 경관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그림을 ‘베두타(Veduta)’라고 한다. 이러한 풍경을 전문적으로 그리는 화가를 ‘베두타 화가’라 부르며, 카날레토는 그 대표적인 인물이다.
당시 유럽 미술은 종교화나 그리스 신화를 기반으로 한 비현실적 주제가 주를 이루었지만, 카날레토는 실제 도시와 일상을 정밀하게 묘사하며 차별화된 시도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점에서 그는 풍경화를 현실로 끌어온 중요한 화가로 평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카날레토의 대표작을 살펴보자. 나는 ‘산 마르코 광장’을 소개하고 싶다. 이 작품은 압도적인 스케일과 함께 화려한 건축물의 디테일을 보여준다. 특히 당시 귀족과 부르주아들이 성당에 기부한 흔적으로 금빛 장식과 프레스코화가 돋보인다.
이 작품은 코레르 박물관에서 바라본 시점을 바탕으로 그려졌다고 알려져 있다. 흥미로운 점은 화면 중앙의 울퉁불퉁한 흙바닥과, 사람들이 주로 다니는 오른쪽의 평평한 바닥이 대비된다는 것이다. 이는 18세기 초 실제 공사 흔적을 반영한 것으로, 그림이 단순한 재현을 넘어 당시 사회를 기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다른 작품인 ‘산 비오, 베니스의 대운하’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이 그림에는 창문 밖을 내다보는 여인, 굴뚝 위에서 일하는 인부 등 일상의 장면이 자연스럽게 담겨 있다. 일반적으로 일상을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한 시점은 19세기 사실주의로 보지만, 카날레토는 이미 그 이전에 이러한 시도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는 훗날 인상주의로 이어지는 흐름을 미리 엿볼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카날레토 외에도 베두타 화가로는 프란체스코 구아르디, 베르나르도 벨로토 등이 있다. 이들의 작품을 함께 감상하다 보면 각자가 바라본 시대의 풍경과 시선을 비교하며 이해할 수 있다.
회화는 글이 아니어도 충분히 소통할 수 있다. 색채, 붓질, 구도, 인물의 표정과 동작 등을 통해 작품 속 분위기와 당시 사회의 흐름을 읽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감상 경험은 자연스럽게 그 시대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지고, 언젠가 베네치아를 직접 방문해보고 싶은 마음으로 확장될지도 모른다.
다음 칼럼에서는 해양 풍경을 전문으로 그린 화가 클로드 조제프 베르네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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