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 커진 건설업계…유가·금리 변수에 해외수주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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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리스크 커진 건설업계…유가·금리 변수에 해외수주 '촉각'

한스경제 2026-03-17 11:47:3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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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신축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신축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 서울=한스경제 한나연 기자 |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 여파로 국제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국내 건설업계가 해외사업 환경 변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중동 지역 프로젝트 공사 과정에서 물류·인력 조달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에너지 가격과 금리 흐름에 따라 향후 글로벌 발주 계획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6일 건설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달 말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전쟁이 2주째로 접어든 가운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웃돌며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천연가스 가격 역시 상승세를 보이며 에너지 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 긴장 관계가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가격과 금리 흐름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글로벌 인프라 발주 환경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오만, 이라크 등 중동 지역에서 플랜트와 인프라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주요 건설사의 중동·아프리카 프로젝트 매출 비중은 기업별로 약 6%에서 50%대 중반까지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중동 프로젝트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커지는 배경이다.

전쟁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기자재와 인력 조달 과정에서 일부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해상 운송 경로가 제한되거나 물류비가 상승할 경우 공사 일정이 늦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건설사 입장에서는 공기 지연에 따라 매출 인식 시점이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과거와 달리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계약상 ‘불가항력’ 사유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아 비용 증가분을 발주처와 정산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돼 있다는 점에서 수익성 훼손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자재 가격 연동 조항이나 비용 재협상 조건 등을 계약에 반영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도 이러한 분석의 배경으로 꼽힌다.

단기 실적 영향보다 업계가 더 주목하는 부분은 신규 수주 환경 변화다. 에너지 가격 급등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면서 금리 변동성을 키울 경우 중동 국가들의 투자 결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중동 지역에서는 국제유가와 금리 흐름에 따라 프로젝트 발주 일정이 늦어지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특히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거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투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발주 일정이 조정되는 경향이 있다. 해외 수주 비중이 높은 건설사나 수주 잔고가 상대적으로 적은 기업의 경우 이러한 발주 지연이 실적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반면 중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에너지 안보 강화 흐름 속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가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을 계기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각국이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를 위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투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파푸아뉴기니 LNG, 모잠비크 로부마 LNG, 미국 알래스카 LNG 등 대형 프로젝트들이 향후 투자 결정을 앞두고 있으며, 각각 EPC 규모만 100억달러를 초과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수소 등 에너지 전환 관련 프로젝트 투자도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가격 변동성에 노출될수록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중동 정세가 단기적으로 해외사업 환경의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지만, 에너지 인프라 투자 확대라는 새로운 시장 기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전쟁 상황 자체가 건설사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기보다는 발주 일정과 투자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며 “향후 에너지 인프라 투자 확대 흐름이 어떻게 전개되는지가 더 중요한 변수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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