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자회사-부산 기업 간 LED 대금 사건 파기환송 판결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국제 거래 분쟁에서 손해 발생 사실은 인정되나 정확한 손해금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법원이 상황을 종합해 손해액을 산정 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는 중국 선전 전자 회사 A 기업과 국내 B 기업 간 LED 제품 물품 대금 분쟁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원고인 A 기업은 2021년 6월부터 2022년 6월까지 공급한 LED 제품의 미지급 물품 대금 잔액을 청구했다.
피고인 부산의 B 기업은 납품된 LED 제품에 하자가 발생해 교체와 수리 비용이 들었다며 손해배상 채권을 근거로 미지급 물품 대금과 상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심은 피고가 주장한 손해액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원고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이 사건이 중국 기업과 한국 기업 사이의 거래인 만큼 국제물품매매계약에 관한 국제연합 협약이 적용되지만, 손해액 계산 방법 등 협약에 규정되지 않은 부분은 국내법을 적용해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원심이 교체·수리 비율 및 단가·수량 확인, 납품가격 기준 손해액 제한, 교체품 규격 일치 여부, 하자 원인(노후화·사용 과실) 추가 심리, 필수 부속품 여부 검토 등 세부 사항에 대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상계 주장을 배척한 것은 손해배상액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손해 발생 사실은 인정되지만, 구체적인 금액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 법원이 변론 내용과 증거 등을 종합해 합리적인 손해액을 정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피고 측 한병철 법무법인 대한중앙 변호사는 "국제 거래 분쟁에서 단순히 손해액 입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상계 항변을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판결"이라며 "법원은 적극적으로 석명권을 행사해 손해액을 산정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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