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프닝: 거장과 신예의 작품이 공존하는 공간에서 엄선된 와인과 기획 전시를 함께 즐기는 미식 살롱.
- 룻 안국: 국립현대미술관 인근에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철 한식 요리와 세밀한 전통주 페어링.
- 호아: 익숙한 분식에 이색적인 향신료를 더해 낯설고도 즐거운 맛을 선사하는 망원동의 심야 사랑방.
- 로해 서울: 절제된 미학이 돋보이는 공간에서 즐기는 차와 공예
전시를 보고 나오면 곧장 집으로 돌아가기 아쉬운 순간이 있다. 방금 보았던 작업이 머릿 속에 여운을 남기고, 함께 전시를 본 누군가가 있다면 그 이야기를 좀 더 이어가고 싶기 때문일테다. 그래서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자연스럽게 모이게 되는 장소가 있다. 갤러리와 미술관 근처의 조용한 바나 찻집, 혹은 예상 밖의 맛을 발견하거나 새로운 취향을 발견하게 되는 공간들.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기 좋은 테이블, 취향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장소들. 미술 애호가들의 작은 사랑방이 되어주는 네 곳을 소개한다.
오프닝 OPNNG
입구부터 미적인 감각이 돋보인다. / 출처: 네이버 지도 업체 제공
비프 타르타르&사워도우칩은 1등급 한우에 버섯 아이올리 소스, 사워도우 셀을 올린 오프닝의 대표 메뉴다. / 출처: 네이버 지도 업체 제공
컬렉터가 운영하는 와인바 오프닝 OPNNG은 미식 공간이자 작은 미술 살롱이다. 한국 미술사의 굵직한 흐름을 만든 거장의 작업부터 젊은 작가의 작품까지, 공간 곳곳에서 서로 다른 세대와 감각의 작업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이 곳의 엄선된 와인 리스트는 오프닝을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이다. 음식과 어울리는 다양한 와인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고, 분기마다 열리는 기획 전시는 공간의 분위기를 매번 새롭게 환기시킨다. 미술과 미식이 하나의 경험으로 이어지는 셈. 3월부터는 ‘개화’라는 테마로 새롭게 리뉴얼한 코스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이곳을 방문할 때마다 이번에는 어떤 작품이 새롭게 걸려 있을지, 어떤 와인을 발견하게 될지 기대가 앞선다.
주소: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34길 22 빌딩 모노폴 지하1층
룻 안국 Root ankuk
통창을 통해 보이는 주변 풍경과 깔끔한 인테리어가 식사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 출처: 네이버 지도 업체 제공
안국역 근처의 한옥 레스토랑으로, 정갈한 분위기 속에서 한식과 양식의 조화로운 메뉴를 제공한다. / 출처: 네이버 지도 업체 제공
사간동 뒷골목,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뒤편에 자리한 룻 안국 Root ankuk은 삼청동 일대의 갤러리와 미술관의 전시를 둘러본 뒤 들르기 좋은 식당이다. 한식을 기반으로 제철 재료를 더해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낸 요리를 전통주와 함께 즐길 수 있다. 이 곳의 재미는 메뉴를 고르면 그에 맞는 술을 페어링하여 제안해준다는 점이다. 맥주부터 약주, 청주, 증류주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있고, 잔으로도 주문할 수 있어 전통주가 낯선 사람도 부담 없이 시도해볼 수 있다. 특히 수요일과 토요일 저녁 국립현대미술관의 야간 개장 후 이곳으로 향하는 코스는 꽤 완벽한 평일 저녁 데이트 코스가 된다. 고즈넉한 작은 골목에 자리한 통창의 모던한 한옥 공간 역시 이 곳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주소: 서울 종로구 율곡로1길 54-1
호아 HOA
망원동 골목에 위치한 요리 주점이다. / 출처: 네이버 지도 업체 제공
향이 강한 허브와 향신료, 채소로 예상 밖의 맛을 만들어낸다. / 출처: 호아 인스타그램(@hoa_mangwon)
망원동에는 작지만 특색 있는 카페와 전시 공간들이 많다. 그곳들을 천천히 둘러본 뒤 늘 마지막에 들르게 되는 곳이 있다. ‘향신료 분식 주점’을 지향하는 호아 HOA다. 익숙한 한국식 분식처럼 보이지만, 향이 강한 허브와 향신료, 채소로 예상 밖의 맛을 만들어낸다. 친숙함과 낯섦이 동시에 존재하는 음식들이다. 마라쫄면과 돼지김말이, 고수 무침은 이곳의 최애 메뉴. 고수를 전혀 먹지 못하는 나도 고수의 맛을 새롭게 알게 된 곳이기도. 언제 들러도 좋은 망원동의 심야 사랑방 같은 공간이다.
주소: 서울 마포구 희우정로16길 17 지층
로해 서울 ROHAE SEOUL
한국의 차 문화를 동시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낸 찻집이다. / 출처: 로해 인스타그램(@rohae.seoul)
차와 곁들여 먹기 좋은 디저트도 있다. / 출처: 로해 인스타그램(@rohae.seoul)
삼성동 경기고 뒤 조용한 골목에 자리한 로해 서울 ROHAE SEOUL은 한국의 차 문화를 동시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낸 찻집으로, 작년 하반기 문을 연 뒤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미술사를 전공한 뒤 오랜 시간 차와 공예를 연구해온 주인장은, 차 생활을 노래한 김시습의 시문집 〈매월당집〉을 계기 삼아 이 공간을 마련했다. 화려한 장식 대신 선비의 초가에서 영감을 받은 절제된 공간 속 차와 기물, 공예품과 미술 작품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차 한 잔을 중심으로 취향과 대화가 천천히 이어지는 곳. 근처 지갤러리(G Gallery)에서 열리는 문이삭 개인전을 보고 난 뒤 들러 전시의 여운을 이어가기에도 좋다.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영동대로129길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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