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파트 분양가가 주변 시세를 웃도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젊은 층이 빠르게 늘고 있다. 과거 ‘내 집 마련의 필수 통장’으로 불렸던 청약통장이 더 이상 실질적인 이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분양 시장에서는 신규 아파트 가격이 인근 아파트 시세보다 높은 수준으로 책정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일부 단지는 주변 아파트 가격보다 20% 이상 비싸게 공급되기도 하면서 실수요자 사이에서는 “청약이 더 비싸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과거에는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아 당첨만 되면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공식이 점차 깨지고 있다는 평가다. 서울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몇 년 사이 서울 민간 아파트 분양가는 빠르게 상승해 3.3㎡당 평균 가격이 5000만원을 넘어섰다.
시세보다 비싼 분양…실수요자 부담 커졌다
불과 1년 전과 비교해도 상승 폭이 상당한 수준이다. 분양가가 이처럼 높아진 배경에는 토지 가격 상승과 건설 원자재 가격 인상, 인건비 증가, 금융 비용 확대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경우 조합의 사업비 부담이 커지면서 일반 분양 가격을 높여 이를 충당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건설사 역시 공사비 상승을 반영하지 않을 수 없어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신규 분양 아파트 가격이 기존 아파트 실거래가를 넘어서는 ‘가격 역전’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청약 제도의 매력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과거에는 청약 당첨이 사실상 내 집 마련의 지름길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기대할 수 있는 시세 차익이 줄어들면서 청약 자체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고 있다.
여기에 대출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젊은 층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분양 계약 이후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워지면서 사회 초년생과 30대 실수요자 사이에서 청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로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가입 기간이 짧은 3~5년 구간에서 가입자가 크게 줄어들었는데, 이는 주로 젊은 층의 이탈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면 청약 가점이 높은 장기 가입자는 오히려 늘고 있어 청약 시장이 점점 고가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승이 계속될 경우 청약 시장의 매력은 더 약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과거에는 청약 당첨이 곧 시세 차익으로 이어졌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며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높은 구조가 이어지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 청약을 통한 내 집 마련 전략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공사비와 토지 가격 상승이 지속되는 한 분양가 상승 압력은 쉽게 꺾이기 어렵다”며 “청약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과 공급 구조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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