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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은 오는 26~29일 서울 용산구 더줌아트센터에서 ‘창작트랙 백팔십도’(창작트랙 180°) ‘극장의 다음: 다가올 낯선 감각들’ 최종발표회를 진행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발표회는 ‘창작트랙 백팔십도’의 참여 예술가로 선정된 카입(Kayip·이우준)이 지난 180일간 진행해 온 창작 연구 프로젝트의 과정과 단편을 선보이는 자리다.
‘창작트랙 백팔십도’는 2024년부터 국립극단이 진행해 온 공연예술 연구 개발 사업으로 참여 예술가를 선정해 180일간 창작 과정을 함께 한다. 기존 연극의 창작 형식과 내용에서 벗어나 연극, 극장, 예술가, 관객 등 공연을 이루는 기틀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신선한 시도로 공연예술계에 전환점을 마련하고자 한다.
카입은 180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협력 예술가 4인과 함께 ‘파빌리온 72’라는 제목의 최종발표회를 선보인다. 카입은 공연과 영화, 미술 등 장르를 넘나들며 예술계에 몸담아 온 23년 차 정상의 작곡가이자 음악감독, 사운드디자이너다. 이번에 협력 예술가로는 김상훈 연출가, 백종관 영화감독, 오로민경 사운드아티스트, 황수현 안무가가 함께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역설적으로 카입은 자신이 이뤄 온 예술적 성취와 작업을 비틀어 본다. ‘연극에서 소리가 정말로 필요한가’라는 의문을 던지고, 대항해 봄으로써 ‘무조건적인 소리 헤게모니를 전복’하고자 하는데 프로젝트의 출발점을 뒀다. ‘미래의 극장이 어떠한 방식으로 존재하고 작동’하는지에 대한 상상과 가능성의 발견이라는 주제로 프로젝트를 다뤘다.
‘파빌리온 72’에선 72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이 이어진다. 72시간 동안 멈추지 않는 극장에서는 다층적 층위에 쌓이거나 지나가는 몇백여 개의 단위 소리들이 청각과 촉각, 진동의 질감을 동반해 관객의 신경을 덮친다.
때로는 예술가들의 단편적인 몸짓과 안무, 극적인 서사 연기가 그 위로 펼쳐지기도 한다. 카입은 이 과정에서 음악과 음향, 청각적 요소를 비롯해 연극과 공연예술에 무의식, 무조건적으로 자리를 차지해 온 감각적 기능들에 대한 본질적이고 존재론적인 고민을 풀어놓는다.
카입은 “72시간은 재난 현장에서 인간의 신체가 버텨낼 수 있는 생존의 임계점이자, 생리학과 심리학에서는 외부의 자극과 정보가 차단됐을 때 인간의 기존 인지 체계가 무너지는 지점이다”며 “72시간의 러닝타임은 높은 확률로 공연의 기승전결을 정리하고 자극을 이해해 받아들이는 관객의 통상적인 인지 패턴을 무너뜨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극장의 통제가 실패하고 필연적으로 피로와 사건이 발생하는 시간, 이때의 예측 불가능함과 어긋남이 오늘의 극장이 가진 고정된 틀을 깨고 기존 극장의 질서를 낯설게 재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빌리온 72’는 국립극단 홈페이지에서 사전 온라인 신청 또는 현장 접수로 관람할 수 있다. 자유로운 입퇴장이 가능하며 관객이 소리를 내거나 대화를 나누고, 돌아다니고 눕거나, 책을 읽거나 다른 작업을 해도 제지하지 않는다. 무료로 진행되며 관심 있는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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