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슈퍼위크’ 온다…배터리·석화 ‘이사회 재편’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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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슈퍼위크’ 온다…배터리·석화 ‘이사회 재편’ 시험대

한스경제 2026-03-16 07: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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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LG에너지솔루션 본사./ LG에너지솔루션
서울 여의도 LG에너지솔루션 본사./ LG에너지솔루션

| 서울=한스경제 김창수 기자 | 국내 배터리와 정유·석유화학 업계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달 중순부터 말까지 배터리 3사를 비롯, 주요 정유·석유화학 기업들이 잇따라 주총을 열며 ‘주총 슈퍼위크’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올해 주총은 단순한 결산 승인 절차를 넘어 정관 개정과 이사회 재편이 동시 추진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배터리 업황 둔화와 석유화학 장기 불황 속 기업들이 어떤 방식으로 지배구조와 경영 체계를 정비하는지 가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재무 안정성 확보’ 삼성SDI-‘기술자문 역량 제고’ LG엔솔 등 기업별 특징 다양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정유·석유화학 주요 기업들의 주총은 이달 중순 이후 약 2주 동안 집중된다.

삼성SDI가 18일 강남 엘리에나호텔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롯데케미칼은 20일 각각 여의도 LG트윈타워와 롯데월드타워에서 주총을 개최한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이 24일 종로 SK서린빌딩에서 주총을 열 예정이며 GS는 26일 GS타워에서, 에쓰오일은 30일 마포 에쓰오일빌딩에서 주총을 진행한다. 업종 대표 기업들 주총 일정이 이달 말까지 촘촘하게 배치되며 산업계 관심도 자연스럽게 집중되고 있다. 

먼저 배터리 업계에서는 이사회 구성 변화가 핵심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삼성SDI는 이번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과 함께 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했다. 특히 오재균 경영지원담당(CFO)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포함됐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대규모 투자 부담이 동시에 이어지는 상황에서 재무 책임자를 이사회 전면에 배치하는 것은 수익성 관리와 재무 안정성 확보에 방점을 둔 조치로 해석된다. 

투자 확대 국면에서 공격적 경영을 강조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 배터리 업계가 현금흐름 관리와 재무 통제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LG에너지솔루션 주총 안건 역시 같은 흐름을 반영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과 정관 변경,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을 다룬다. 

특히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인 이명규 후보를 사외이사로 추천한 점이 눈에 띈다. 소재·재료 분야 전문 인사를 이사회에 참여시켜 기술 자문 역량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배터리 산업이 양산 경쟁에서 기술 경쟁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만큼 차세대 소재와 배터리 기술에 대한 전략적 조언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라는 평가다.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 주총이 가장 복합적 안건을 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일 정기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과 함께 정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을 상정했다. 

정관 변경에는 집중투표제 관련 조항 정비와 전자주주총회 도입, 사외이사 명칭 변경,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등 지배구조 관련 조항이 대거 포함됐다. 업황 부진이 길어지는 가운데 이사회 운영 체계와 지배구조 규범을 동시에 정비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또한 회사 공시 자료에는 전지소재 관련 사업과 익산 2공장 내용이 조직도에 반영돼 있다. 기존 범용 석유화학 중심 사업 구조에서 배터리 소재 등 신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려는 전략적 방향이 읽힌다.

SK이노베이션은 장용호 총괄사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올리며 책임경영 강화에 나섰다. 장 후보는 SK㈜ 대표이사 사장을 겸직하며 그룹 포트폴리오 재편을 이끌어온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사회는 추천 사유에서 장 후보가 에너지·화학 산업에 대한 폭넓은 경험을 갖추고 있으며 사업 간 시너지 창출과 위기 대응 역량을 보유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사업 자회사 SK온 수익성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번 인선은 사업 구조 재정비와 책임 경영 강화를 동시에 겨냥한 조치로 해석된다.

정유업계에서는 에쓰오일 주총 안건이 올해 제도 변화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에쓰오일은 30일 정기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과 함께 정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배당안은 보통주 330원, 우선주 355원으로 제시됐다. 

정관 변경에는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바꾸는 조항과 감사위원 분리선출 관련 규정, 집중투표제 관련 조항 정비 등이 포함됐다. 정유업계 역시 실적 변동성 대응뿐 아니라 지배구조 제도 정비 병행 흐름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 상법 개정·지배구조 변화 등 대응 정관 개정 공통 과제로

올해 배터리·정유·석유화학 기업들 주총 안건을 종합하면 공통된 흐름이 읽힌다. 

우선 개정 상법과 지배구조 규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관 개정이 업종 전반에서 추진되고 있다. 배터리 업계는 기술 전문가와 재무 책임자를 중심으로 이사회 구성을 재정비하고 석유화학 업계는 신사업 전환과 조직 재편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정유업계 역시 배당 정책과 지배구조 정비를 함께 추진하며 주주 신뢰 관리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주총 시즌이 단순 연례 행사가 아닌 각 기업 전략 방향을 보여주는 신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업계는 투자 속도 조절과 기술 경쟁력 확보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과정에 있다. 석유화학 업계는 장기 불황 속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본격화하는 단계다. 정유업계 또한 에너지 전환과 글로벌 수요 변화 속에서 수익 구조 안정과 지배구조 신뢰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배터리 캐즘과 석유화학 구조조정, 지배구조 규범 강화라는 3가지 흐름이 맞물리면서 이번 주총은 산업 전반 경영 전략 변화를 가늠할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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