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6 시절부터 사용할 PC를 직접 조립해 온 글쓴이에게 PC 조립 중 가장 어려운 부분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선 정리’라 답하곤 한다. PC를 구성하는 하드웨어를 서로 조합하는 과정인 조립은 표준화된 ‘규격’을 이해하고 있다면 의외로 어렵지 않은 작업이다.
사실 구조만 이해하고 있다면 CPU가 인텔인지 AMD인지, 그래픽카드가 NVIDIA인지 AMD인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ASRock의 메인보드인지 MSI의 메인보드인지도 중요하지 않다. 어느 계열, 어느 브랜드의 제품이라도 서로 호환되도록 동일한 규격을 따르는 제품이라면 동일한 방식으로 조합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선정리는 조금 다르다. 전력을 요구하는 각종 하드웨어에 필요한 전력 케이블, 데이터 전송이 필요한 기기 간에 연결되는 데이터 케이블, 여기에 요즘엔 없으면 이상스레 허전한 RGB 효과를 위한 각종 ARGB 케이블과 커넥터까지 모두 연결하고 보면 케이스의 우측 공간은 말 그대로 난장판이 된다.
조금 깔끔하게 정리해 보고자 케이블 타이를 넉넉하게 쓰면, ARGB 커넥터는 왜 그리 작고 또 잘 빠지는지 꼭 어느 한 부분의 RGB가 들어오지 않는 짜증스러운 상황을 맞기 일쑤다. 이쯤 되면 조립은 누구나 배울 수 있지만, 선정리는 명백하게 ‘전문가’의 영역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된다.
◆ 리안리 RS1200 80PLUS골드 with hub 전원공급장치
특징 : ATX 파워서플라이 / 1200W / 풀모듈러
효율 : 80PLUS Gold · ETA Platinum · LAMBDA A
전원 설계 : +12V 싱글 레일 / 가용률 100% / 액티브 PFC / PF 99%
쿨링 : 135mm FDB 팬 / 팬리스 모드 · 자동 팬 조절
깊이 : 150mm
출력 : +12V 100A / +3.3V 20A / +5V 20A / +5Vsb 3.0A
커넥터 :
24핀 메인 / CPU 8핀 ×1 + 4+4핀 ×1
PCIe 16핀(12V-2×6) ×1 / PCIe 8핀(6+2) ×4
SATA 12개 / IDE 4핀 4개
보호회로 : OVP · UVP · OCP · OPP · OTP/OHP · SCP · SIP · NLP
색상 : 화이트, 블랙
보증 : 무상 10년
유통 : 서린씨앤아이
가격 : 27만 5,270원 (다나와 최저가 기준)
1. 스타일과 편의성 좋은 파워가 있다고? 리안리 RS1200
최근 하드웨어는 편의성에도 조금은 신경을 쓰는 모양새라 그나마 다행스럽다. 큼직한 그래픽카드를 메인보드에 장착하면 기존의 래칫으로는 그래픽카드를 분리하는 게 어렵고 하드웨어의 손상 위험도 높다고 이미 20여 년 전부터 떠들어 왔다. 늦어도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그럼에도 조금 더 쉽게 그래픽카드를 분리할 수 있는 시도들이 메인보드에 적용되고 있는 점은 그나마 다행스럽다.
M.2 SSD의 툴 프리 장착, 초보자를 더욱 곤란하게 만드는 각종 핀 헤더의 쉬운 연결을 돕는 통합 커넥터, 복잡한 ARGB 쿨링팬의 편리한 연결과 관리를 위한 팬 허브 등. 조립과 관리가 한결 쉬워지는 다양한 옵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점 역시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그런데 파워는 어떨까?
안타깝게도 파워 서플라이는 사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하지 않는 하드웨어란 인상이 강하다. PC가 대중화된 지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사용자를 위한 변화라 할 만한 게 고작 풀 모듈러의 적용 정도이다.
필요한 케이블만 연결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모듈러 방식도 등장할 때에는 소비자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수십 년간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던 파워에 찾아온 최초의 변화였기에 더욱 참신해 보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그것이 전부다. 플랫 케이블이나 별도로 구입해야 하는 슬리빙 케이블 등의 액세서리가 등장해 준 것 외에는 파워 서플라이의 편의성 개선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듯하다.
그간 메인보드나 쿨러, 케이스 등의 하드웨어가 사용자의 미적 감각 만족과 사용 편의성 개선을 위해 얼마나 많은 변화를 수반했는지를 떠올리면, 파워 서플라이 업계는 출력과 효율에만 집중해 온 느낌이다. 일부 저렴한 제품을 제외하면 이제 안정성이나 출력 등에서 차별화될 만한 요소가 없음에도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지 않은 것은 분명 비판받아야 할 부분이다.
품질에서는 저가의 브랜드들이 치고 올라오고, 가격에 합당한 프리미엄은 소비자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몇몇 전통의 파워 브랜드에 대한 요즘 평가가 달라지는 이유는 이 때문이 아닐까? 가격을 더 받으려면 소비자가 납득할 만한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그것이 기능이든 디자인이든, 아니면 편의성이든 소비자가 납득하고 인정할 만한 부가가치로 되돌아와야 한다.
그래서 브랜드의 명확한 아이덴티티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키는 데 성공한 몇몇 브랜드의 시도는 더욱 돋보이고, 또 칭찬받을 만한 일이다. 여기, 우리에게 독특한 스타일과 고품질 소재, 그리고 그에 걸맞은 품질과 가격(?)으로 인정받아 온 리안리의 새로운 파워 서플라이를 보고 있노라면, 왜 난다 긴다 하는 기존의 파워 업계는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는지 오히려 의문이다.
리안리 RS 시리즈는 1000W와 1200W 두 모델로 구성된다. 모든 모델이 블랙과 화이트 선택지를 제공하니 기본 모델은 4종인 셈이다. 여기에 USB 허브가 필요한 사용자와 그렇지 않은 사용자를 위해 허브가 포함된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으로 분리했다. 다양한 사용자의 니즈에 맞게 컬러와 액세서리 지원까지 세분화한 셈이다.
다양한 라인업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리안리 RS1200 80PLUS GOLD with HUB 모델은 조금 더 특별하다. 리안리 라인업 중에서도 가장 높은 용량의 제품이며, 구성되는 모든 액세서리를 지원하는 모델이라서 컬러와 디자인, USB HUB와 같은 액세서리의 필요성 측면에서 취향이 확고한 사용자에게 좀 더 눈길을 끄는 모델이다.
사용자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디자인하다 보니 외형에서도 눈에 띄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ATX 3.1과 12V-2x6 커넥터 지원은 기본, 80PLUS GOLD 인증은 물론 더 엄격하고 세밀한 효율 측정과 안정적인 내구성까지 함께 테스트되는 CYBENETICS PLATINUM 인증도 획득했다. 전력 공급 품질이나 안정성, 내구성 등은 안심하고 선택해도 될 제품이란 의미이다.
외형에서 보면 큼직하게 타공된 에어홀이 가장 먼저 눈길을 잡아끈다. 에어홀 자체가 워낙 넓어 선정리 중 얇은 케이블이나 작은 커넥터 등이 내부의 쿨링팬과 간섭하지 않도록 조금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다만 이런 구조는 공기의 원활한 흐름을 막는 요소가 최소화되므로 발열 해소에는 더 유리할 것으로 기대되기도 한다.
RS1200이 가진 가장 독창적인 부분이 바로 90도로 회전하는 구조의 AC 인렛이다. 이를 이용하면 사용자의 시스템 구성에 따라 후면, 또는 측면에서 AC 플러그를 연결할 수 있다. 대개의 경우 케이스 후면에서 AC 플러그를 연결하게 되지만, 독특한 레이아웃을 가진 케이스나 파워를 세워 설치하는 방식 등에서는 전원 포트의 방향에 구애받지 않고 보다 자유로이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는 유연함을 제공한다.
하단에 파워 챔버가 위치하는 구조의 케이스라면 RS1200을 반시계 방향으로 90도 회전시켜 측면으로 장착할 수도 있다. 이 경우에도 회전하는 AC 인렛 덕분에 AC 플러그는 변함없이 후면에서 장착할 수 있다.
파워를 이렇게 장착하면 각종 모듈러 케이블을 연결하는 포트가 파워 후면이 아닌 측면으로 오게 된다. 하드웨어의 변경이나 각종 하드웨어 설치와 분리 등의 작업이 빈번한 마니아라면 하드웨어 인스톨에 따르는 모듈러 케이블의 연결이 한결 편리하고 쉬워진다. 모든 모듈러 케이블을 눈앞에서 연결할 수 있는 것은 사용자에 따라서는 대단히 편리한 기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설치 방향의 변경도 비교적 간단하다. AC 인렛을 측면 방향으로 90도 틀어 준 후 파워 장착을 위한 플레이트 위치만 바꿔 주면 된다. 측면 방향 설치 시에도 쿨링에 차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 측면 전체를 에어홀로 처리했다. 정면 방향으로 설치할 때와 쿨링의 차이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RS 시리즈를 돋보이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요소는 섀시의 양 측면에서 발견할 수 있다.
PC 조립 시 가장 많은 수의 커넥터가 연결되고, 가장 굵은 두께의 케이블이 분기되는 ATX 24pin 케이블을 파워의 양 측면 중 편리한 위치에 연결할 수 있도록 양 측면에 포트를 배치한 것이다. 연결과 정리가 가장 까다로운 ATX 24pin을 사용자의 환경에 맞추어 좌측이나 우측 사이드에 연결할 수 있어 불필요한 케이블 비틀림이나 복잡한 배선 정리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사용하지 않는 반대쪽의 포트는 액세서리로 제공하는 커버를 씌워 두면 된다.
참고로 포트가 양쪽에 있다고 두 개의 포트에 동시에 24핀 커넥터를 연결하고 두 대의 PC를 구동하려는 생각은 말자. 둘 중 하나의 포트만 활용해야 한다. 독특한 발상의 전환은 어디까지나 사용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 아울러 파워를 90도 돌려 측면으로 장착하는 경우 한쪽의 포트는 가려지게 되며, 기존 방식의 파워에서 대부분의 케이블이 연결되는 후면에 24핀 포트가 위치하게 된다.
여기까지만 해도 기존의 파워와는 상당히 다른 면모를 보이는 제품으로 인정받기 충분하건만, RS1200은 여기에 한 가지 기능을 추가로 제공한다.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모듈 타입 USB 허브가 바로 그것이다. 해당 허브는 다양한 기기의 내부 연결에 활용할 수 있으며, 사용자의 의도에 따라 파워나 케이스에 부착해 사용할 수도 있다. RS1200의 출력 포트 상단에 허브의 부착을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으며, 마그네틱 방식으로 부착되므로 파워나 케이스 어디든 간편하게 장착할 수 있다.
최근 각종 정보를 표시하는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쿨러나 케이스 자체적으로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는 제품도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각종 RGB 컨트롤러 등 시스템을 더 예쁘고 화려하게 꾸미도록 돕는 각종 하드웨어의 숫자가 크게 늘었다. 다만 이를 메인보드와 모두 연결하고 나면 서두에 언급한 지긋지긋한 ‘선정리’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다. 이럴 때 간편한 USB 허브를 이용해 내부에서 모든 연결을 처리하면 한결 깔끔하고 완벽하게 시스템을 완성할 수 있다.
RS1200의 USB 허브는 최대 8개 기기를 연결할 수 있으며, 총 출력은 2.5A를 지원한다. 내부 연결 방식으로 사용할 소비자를 위해 USB to USB 케이블을 지원하며, 메인보드의 백패널에 준비된 USB 포트와 연결해 사용할 소비자를 위해 USB to Type-A 케이블도 모두 지원한다. 별도의 액세서리를 준비하지 않아도 사용할 모든 준비를 갖추었다고 평할 만큼 부족함 없는 지원이다. 다만 모든 USB 포트는 헤더 형태로 지원하므로 Type-A 포트를 연결할 수는 없다. 사용자에 따라 USB 허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 이를 지원하지 않는 대신 가격 역시 조금은 더 저렴한 버전을 선택할 수도 있다.
모듈러 케이블을 보다 깔끔하게 정리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별도의 케이블 클립도 돋보이는 액세서리다. CPU나 PCIe 케이블을 정리하는 데 최적화된 툴이라 할 수 있는데, 마그네틱 방식으로 사용자의 의도에 맞는 라우팅이 가능하다. 최대 3겹까지 클립에 고정할 수 있어 여러 케이블을 동시에 정리하거나 길이나 남은 케이블을 접어 더 깔끔하게 정리할 수도 있다. 24핀 케이블과 12V-2x6 케이블 정리를 위한 별도의 콤도 제공하므로 두 가지 액세서리를 적절히 활용하면 쉽고 깔끔하게 케이블 정리를 마칠 수 있다.
24핀 모듈러 케이블은 슬리빙 케이블을 보는 듯한 직조 무늬의 텍스처를 새겨 튜닝 효과를 높였으며, 기타 모듈러 케이블은 보다 편리한 정리를 위한 플랫 형태로 제작했다. 모든 케이블에 텍스처를 입히는 것을 더 선호하는 소비자도 분명 있겠지만, 보다 쉬운 설치와 선정리라는 시각에서 바라보면 최적의 조합을 찾아낸 셈이다. 사소한 부분 하나까지 사용 편의성과 깔끔한 마무리에 중점을 둔 제품이라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된다.
2. 효율과 소음, 편의성 등 빠지는 거 하나 없네
80PLUS 인증이 파워 서플라이의 효율을 대변할 순 있지만, 정작 파워의 신뢰성을 대변하는 인증으로는 조금 부족하다는 점을 몇 차례 강조한 바 있다. 간단한 조치만으로도 80PLUS 테스트에서 고효율을 달성하는 편법들이 존재하고, 이로 인해 높은 전력 효율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가격에 출시됐던 몇몇 파워 서플라이들이 결국 문제를 일으킨 사례는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일이다.
최근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CYBENETICS는 80PLUS보다는 조금 더 신뢰를 보내도 좋을 인증이다. 테스트 항목이나 구간이 비교적 촘촘하고, 내구성 검증을 위한 추가적인 테스트들이 포함된다. 따라서 파워를 쉽고 간단하게 선택하고자 한다면 80PLUS보다는 CYBENETICS 인증을 먼저 확인하기를 추천하고 싶다.
RS1200은 CYBENETICS의 ETA PLATINUM 인증을 획득했다. 평균 전력 효율은 89~91% 사이에 위치해야 하며, 역률(PF)은 0.975 이하여야 한다. 아울러 5VSB는 0.18~0.20W 구간에서 해결해야 한다. CYBENETICS의 까다로운 테스트에서 PLATINUM 인증을 획득했다면 언급한 조건을 모두 충족한 제품이다.
CYBENETICS는 전력 효율과 안정성, 내구도 외에도 파워 서플라이의 소음을 측정해 이에도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RS1200은 LAMDA A 등급을 획득했다. 이만한 고용량 파워에서 A 등급이라면 최상의 인증이라 보아도 무방하다. 쿨링팬이 최대로 동작할 때의 소음이 25dBA를 넘지 않아야 획득할 수 있다. 25dBA라면 사실 쿨링팬 바로 옆에 귀를 대지 않는 한 느끼기 어려운 수준의 소음이다. 제로팬의 선택권이 소비자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은 살짝 아쉽지만, 어차피 기본으로 사용해도 소음을 느낄 일이 없는 파워 서플라이라면 굳이 필요한 기능이 아닐지도?
이 같은 저소음으로 내부 발열을 해소할 수 있는 원동력은 135mm에 달하는 대구경 쿨링팬 덕분이다. RS 시리즈는 정면이나 측면 등 사용자가 설치 방향을 선택할 수 있어 측면 길이도 150mm로 정면 길이와 동일하다. 동일한 정면과 측면 길이를 가져야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정면이나 측면으로 돌려 장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얻어진 공간에는 135mm 쿨링팬을 장착했다. 큼직한 에어홀과 더불어 저소음과 높은 풍량으로 동작하므로 안정적인 발열 관리와 더불어 만족스러운 저소음 환경을 만들어 낸다. 약 20~25% 출력 환경까지는 쿨링팬의 동작을 아예 멈추어 충분한 정숙성을 제공하며, 50% 출력 환경에서는 700RPM 이하의 낮은 속도로 동작시켜 소음을 거의 유발하지 않는다. 100% 풀부하 상태가 지속되는 환경에서나 약간의 소음을 인지할 정도이므로 사용자의 만족감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파워 서플라이는 높은 효율과 12V 가용량의 확대를 위해 인입되는 전압을 400V 내외로 승압한다. 이렇게 승압한 전압을 트랜스포머를 통해 모두 DC 12V로 변환한다. 덕분에 CPU나 그래픽카드가 요구하는 12V 전압에 거의 모든 출력을 할당할 수 있게 됐다. 이후 3.3V나 5V 등 스토리지나 메인보드의 컴포넌트 동작을 위한 전압은 DC 12V를 다시 한 번 변환해 만들게 된다.
때문에 인입부의 캐패시터나 DC to DC 컨버터 등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데, 1차 측 캐패시터의 경우 품질에 대한 검증이 끝난 일본산이 마니아에게 각광받고 있다. 아마도 대다수의 파워가 생산되는 중국의 생산 시설까지 부품을 수급하고 운송하는 과정이 쉽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RS1200에는 조금은 낯선 캐패시터가 장착돼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글쓴이 역시 처음 보는 제품이다. EPCOS라는 제품인데, 독일 기업이라고 한다. 집안에서 사용하는 전자제품 등에 일본산 캐패시터가 주로 사용된다면, 이보다 가혹한 환경에서 더 오랜 기간 동작해야 하는 각종 산업용 기기에 적용되는 최고 등급의 캐패시터라고 한다.
대다수의 파워는 400V가량의 승압에 대비하기 위해 400~420V 내압의 캐패시터를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RS1200에는 무려 450V 내압의 캐패시터가 사용됐다. 산업용 등급에 450V 캐패시터의 적용이라면, 파워의 수명 내내 이 캐패시터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은 없다고 보아도 무방할 듯싶다.
내부 역시 도터보드를 적극 활용하는 방식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구조를 사용하면 각종 컴포넌트들이 주기판에 직결되므로 별도의 케이블 연결이 필요하지 않다. 고장 확률을 낮추는 것은 물론, 각종 도터보드들이 같은 방향으로 배열되며 자연스레 공기가 흐르는 채널을 만든다. 이런 구조는 사용자에게는 저소음과 긴 내구성 등의 사용상 이점으로 이어진다.
◆ 시스템 세팅 (테스트 환경)
CPU : AMD Ryzen 7 9850X3D
M/B : ASRock B850 Challenger WiFi 7 화이트
VGA : option
RAM : GeIL DDR5-6000 CL36 ORION V RGB 화이트 (16GBx2)
SSD : 마이크론 Crucial P510 M.2 NVMe 대원씨티에스 2TB
쿨러 : 맥스엘리트 1stPlayer TS4 360 ARGB 화이트
PSU : 리안리 RS1200 80PLUS골드 with hub 화이트
** TECH 커뮤니티 '빌런 = https://villain.city/ ' 테스트LAB 팀과 공동 작업하였습니다.
결정적으로 파워의 효율이나 소음 등은 CYBENETICS 인증을 믿어도 좋다. 가장 세밀한 테스트가 이루어지는 것은 물론, 80PLUS와 달리 일반적인 사용 환경을 가정하고 구성한 환경에서 테스트가 이루어지므로 사용자의 실사용 환경에서 경험하게 되는 결과값과 거의 동일하다.
결과또한 예상 그대로이다. 10% 이하의 부하에서도 88% 이상의 효율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효율을 기록하는 40~50% 구간에서는 92%를 훌쩍 넘는 우수한 효율을 기록했다. 100% 풀부하 상태에서도 여전히 89% 이상의 높은 효율을 유지한다.
약 20% 부하까지 쿨링팬이 동작하지 않으므로 별다른 소음을 느끼기 어렵다. 고성능 하드웨어를 장착하는 경우라 해도 파워의 모든 출력을 끌어 쓰는 예는 흔치 않으므로, 이 파워의 쿨링팬이 최고 속도로 동작하는 것을 보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시스템의 하드웨어를 최대한 활용하는 경우 약 900~1000RPM 정도의 속도로 쿨링팬이 동작하게 되며, PC를 사용자 바로 옆에 배치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파워의 쿨링팬이 만드는 소음을 사용자가 느끼기 힘든 수준으로 억제된다.
** 편집자 주 = 품질은 기본, 사용자를 위한 참신한 아이디어가 더욱 돋보여
파워 서플라이 시장도 상당히 상향평준화된 느낌이다. 전통의 강자들이 여전히 건재하고,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 등으로 유명한 브랜드들이 속속 진입하며 경쟁도 심화됐다. 덕분에 PC를 구성하는 하드웨어 중 가장 긴 AS 기간을 제공하면서도 지난 십여 년간 합리적인 수준에서 가격도 잘 억제돼 왔다.
최고를 원한다면 플래티넘이나 티타늄 등급의 파워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기실 내구성이 더 뛰어난 것은 아니다. 골드 등급 정도의 파워라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품질을 경험할 수 있으며, 가성비 역시 가장 탁월하다. 아울러 한국의 전력요금 체계에서는 무효전력에 대해 요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효율이 높은 파워를 선택한다고 해서 전기요금이 줄어들지는 않는다는 의미이다.
리안리 RS 시리즈는 아마도 이 모든 조건에 적확히 부합하는 제품일 것이다. 80PLUS GOLD, CYBENETICS PLATINUM 효율 인증을 모두 통과했다. 안정성과 내구성은 실사용자를 통한 장기간의 사용 결과가 데이터로 쌓여야만 확인할 수 있는 영역이지만, 산업용 등급의 450V 내압 캐패시터 사용과 효율적인 내부 구조는 이 제품이 내구성에서도 10년의 AS 기간을 넘어서는 우수한 결과를 만들어 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한다.
그럼에도 이 정도의 출력 품질과 내구성은 이름만 대면 알 만한 파워 브랜드라면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 리안리의 RS 시리즈 역시 이에 준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글쓴이가 이 제품에 높은 평을 내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RS 시리즈가 사용자를 위한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해 엄청 공을 들인 제품이라는 점 때문이다.
파워를 정면으로 또는 측면으로도 설치할 수 있게 만들고, 측면으로 설치하는 경우 내부로 감추어지는 AC 인렛의 문제를 90도 회전하는 방식으로 극복했다. 측면 설치 시에도 정면 설치와 동일한 내부 발열 해소를 위해 측면 전체를 파워의 후면과 동일한 수준의 에어홀로 가공했다. 덕분에 사용자는 케이스나 자신의 스타일에 따라 모듈러 케이블을 파워의 후면이나 측면 등 원하는 방향에서 연결할 수 있게 됐다.
ATX 24핀 커넥터의 방향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든 부분도 재미있다. 정리가 까다로운 24핀 케이블을 파워의 좌측이나 우측면 중 원하는 위치에서 분기할 수 있도록 조율해 가장 효율적인 케이블 라우팅과 정리를 돕는다. 조립자의 구상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제공하는 셈이다.
연결이 필요한 CPU 쿨러의 디스플레이, 케이스의 디스플레이, 각종 팬 허브의 연결 등은 USB 허브를 이용해 내부에서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 USB가 필요한 모든 기기들의 연결을 보이지 않는 파워 챔버 내부에서 마무리 지을 수 있다. 가장 깔끔하고 세련된 시스템 빌드를 가능케 하는 요소이다.
이만큼 사용자를 배려하고 사용자의 의도를 반영한 파워는 처음 접하는 느낌이다. AC 인렛을 회전하거나 모듈러 케이블을 측면에서 연결하도록 만든 제품은 등장한 적이 있지만, 이렇게 정면과 측면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은 분명 처음이다.
이 모든 유틸리티에는 분명 그만한 비용이 수반된다. 여타 골드 등급의 파워에 비해 약간 가격대가 높은 것이 아쉽지만, 그럼에도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파워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역시 이런 똘끼 넘치는 제품은 리안리와 같은 브랜드에서 나와 주는 것이 맞다. 왠지 그런 느낌이다.
기존의 파워로는 경험하지 못했던 이 유연함을 어디에 어떻게 활용할까? 사용자가 상상하기에 따라 이 파워는 독창적인 시스템 빌드를 위한 최고의 아이템이 되어 줄 제품이다.
By 오국환 에디터 sadcafe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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