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을 넘긴 74세 김복순 할머니의 하루는 TV 소리로 시작해 TV 소리로 끝난다. 몇 해 전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홀로 남았다. 자식들은 제 살기 바빠 명절에나 잠깐 얼굴을 비친다. 무릎 관절염 탓에 바깥출입도 뜸해진 지 오래다. “혼자 사는 게 무슨 벼슬이라고… 그저 안 아프고 자는 듯이 가는 게 소원이지.”
1인 가구의 중심축이 이동했다. 2024년 기준 남성 1인 가구는 30대(21.8%)에 몰려 있지만, 여성은 60대(18.7%)에서 정점을 찍었다. 여성의 독거는 고령화와 사별이 빚어낸 구조적이고 불가역적인 결과물이다.
통계청 <2025 고령자 통계>는 이 지각변동의 원인으로 세 가지를 지목한다. 초고령사회 진입, 남녀 수명 격차, 그리고 1인 가구의 성별 분화다. 올해 65세 이상 인구 중 여성 비중은 22.6%로 남성(18.0%)을 압도한다. 2024년 기준 여성 기대수명(86.6세)은 남성보다 5.8년 길다. 배우자 사별 후 홀로 남는 궤적을 밟는다는 게 특징이다. 여성 1인 가구는 70대(15.6%)와 80대 이상(13.3%)에서 동년배 남성의 2~4배 규모로 폭증한다.
더 심각한 뇌관은 ‘빈곤’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5년 빈곤통계연보>에 따르면, 2023년 처분가능소득 기준 여성 노인 빈곤율은 43.2%로 남성(31.9%)을 훌쩍 넘겼다. 시장소득 기준으로는 무려 60.5%에 달한다. 공적 연금을 수혈해도 절반 가까이가 빈곤선 아래다. 생애 전반에 걸쳐 경력단절과 저임금, 비정규직에 머물러야 했던 여성의 노동 이력이 노후의 경제적 붕괴로 청구된 셈이다. 경제적 기반이 부실한 상태에서 덩그러니 남겨지는 것, 여성 1인 가구 급증의 핵심이다.
통계청 <2025 통계로 보는 1인가구>에서 1인 가구의 48.9%가 상시적 외로움을 호소했다. 아플 때(68.9%), 급전이 필요할 때(45.6%) 도움받을 곳이 있다는 응답은 평균치를 밑돌았다. 월평균 보건 지출액마저 12만 2000원으로 전체 가구의 54.2% 수준이다. 소득, 관계, 건강이라는 세 가지 사회적 안전망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리는 구조다.
현장과 겉도는 정책도 비극을 키운다. 2024년 기초생활보장 수급 대상의 74.2%가 1인 가구다. 빈곤의 최전선은 이미 노년 독거층으로 넘어왔다. 한데 관가(官街)의 시계는 여전히 2030 청년의 전세 자금과 일자리 지원에 멈춰 있다. 청년의 1인 가구가 '주거 독립'의 문제라면, 사별한 고령 여성의 독거는 '최소한의 생존권과 응급 의료'의 문제다. 출발점도, 앓는 증상도 판이한데 ‘1인 가구’라는 단일 처방전만 남발하니 약효가 돌 리 만무하다.
생애 주기 내내 누적된 여성의 경제적 취약성이 18.7%라는 '60대 여성 1인 가구' 수치로 터져 나왔다. 당장 고령 여성 1인 가구를 떼어내 독자적인 복지 타깃으로 삼아야 한다. 소득 보장과 방문 의료, 일상 돌봄을 하나로 묶은 정교한 '생존망'을 짜고, 주거와 자산 붕괴를 막을 사전 예방책을 복지 앞단에 세워야 한다. 1인 가구를 청년 트렌드로만 소비하는 정책적 착시에서 깨어나, 통계 이면의 서늘한 현실을 직시할 때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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