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부터 정부가 시행하려는 '동전주 상장폐지 절차 강화' 방안의 핵심은 "무조건 주가 1000원 넘어야 살아 남는다"로 요약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상장기업들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는 추세다. 주가 구조를 바꾸기 위한 액면병합부터 재무구조 정리를 위한 무상감자, 여기에 자금 수혈을 위한 유상증자까지 저마다 가용 가능한 생존 전략을 꺼내 들며 '동전주 탈출'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하지만 단순 병합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꼼수 방지를 위해 ‘병합 이후에도 주가가 액면가를 밑돌 경우 상장폐지 대상에 포함’하기로 기준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액면병합의 진화된 형태로 무상감자와 주식병합을 병행하는 전략도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큐캐피탈이다. 큐캐피탈은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기존 액면가 500원의 보통주를 200원으로 감액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주식병합도 진행된다. 액면가를 200원에서 2500원으로 조정하면 발행주식 수는 1억7824만7112주에서 1425만9768주로 줄어든다.
현재 큐캐피탈의 주가는 279원으로 시가총액도 500억원을 밑돈다. 큐캐피탈은 1993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금융투자회사로 사모펀드(PEF)와 벤처투자조합을 운용하고 있다. 2025년 4분기 말 기준 약정총액 기준 운용자산(AUM)은 1조4135억원에 달한다. 종목토론방 등에서는 기업 인수와 투자를 통해 다른 회사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PEF 운용사가 정작 상장폐지 리스크 대응을 위해 주식병합과 무상감자를 동시에 추진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코스피 상장사 에이프로젠은 지난달 23일 발행 주식 수를 기존 3억2930만주에서 2195만주로 93.33% 줄이는 무상감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보통주 15주를 1주로 줄이는 방식이다.
무상감자는 시가총액 자체를 바꾸지는 않지만 유통 주식 수 감소로 주당 가격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단순 계산상 지난달 23일 종가(420원)에 15를 곱하면 신주 상장 예정일인 5월 8일 기준 주가는 약 6300원 수준이 된다.
여기에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AP063) 관련 호재까지 맞물리며 공시 다음 날인 2월 24일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다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달 13일 기준 주가는 306원으로 23일 종가 대비 27% 넘게 하락했다.
이 회사는 지난 11일 액면가 500원의 보통주 10주를 같은 액면금액의 보통주 1주로 무상병합하는 감자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자본금은 감자 전 424억6846만원에서 감자 후 42억4684만원으로 감소하며 발행주식수는 8493만6926주에서 849만3692주로 줄어든다. 또한 회사는 보통주 600만주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증자 방식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이며 시설자금, 운영자금, 채무상환 및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재무 전략이 실질적인 기업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동전주 기업들이 병합, 감자, 유상증자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지만 이는 주가 구조를 조정하는 기술적인 대응에 가깝다"며 "결국 기업의 본질적인 경쟁력과 실적이 개선되지 않으면 진정한 의미의 ‘동전주 탈출’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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