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멘은 열 살 된 아들 테오를 사랑하지만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절대 엄마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엄마가 된다는 것은 내 건강과 시간, 돈, 기력, 그리고 내 몸까지 앗아갔어요. 그 대가는 너무나 크고 비용은 영원히 치러야 하죠."
40대 교사인 그는 엄마가 된 것을 후회하는 여성들의 숨겨진 공동체 중 한 명이다.
이런 후회는 겉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에게 연락해 온 여성들은 가혹한 비판을 받을까 봐 그리고 가족들이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익명을 조건으로만 자신들의 감정을 이야기한다.
카르멘은 몇 년 전 일반 육아 포럼에 자신의 후회를 조심스럽게 글로 남겼는데, 어떤 이들은 공감해주었지만 다른 이들은 마치 그가 "가증스러운 존재"나 "괴물"인 것처럼 반응했다고 한다.
어머니가 됨으로써 겪게 되는 극심한 압박과 희생은 내일 밤 오스카 후보에 오른 영화 <나에게 다리가 있다면 당신을 걷어찼을 거야(If I Had Legs I'd Kick You)>에서 집중 조명된다.
배우 로즈 번은 딸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가정생활이라는 구조물을 지탱하기 위한 사투 속에서 홀로 고립된 채 번아웃된 어머니의 모습을 본능적이고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카르멘은 이 영화의 주제에 깊이 공감한다. 그는 "모성이란 원치 않을 때조차 계속해야 하는 끝없는 직업"같다고 했다.
"작은 존재가 나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니까요. 마치 벗어날 수 없는 함정처럼 느껴져요."
그는 어머니로 사는 삶이 얼마나 "파괴적"인지에 대해 움츠러듦 없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하지만 아들에 대해 물었을 때 그의 목소리에는 생기가 돌았다.
"제 후회는 테오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아이는 환상적이고 사랑스럽죠. 저는 아이를 맹렬히 사랑해요." 그는 말했다. "의심의 여지 없이 아이를 위해서라면 제 목숨도 바칠 수 있어요. 아이는 친절하고 성격도 원만하며 공부도 아주 잘하는 학생이죠."
심리치료사인 안나 마투르는 "여성들이 모성애에 대한 후회를 말할 수 있을 만큼 안전하다고 느낄 때, 보통 그 기저에 깔린 것은 사랑의 결핍이 아니라 고립감, 탈진, 또는 정체성의 상실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스스로를 완벽주의자라고 설명하는 카르멘에게 "훌륭한 시민, 선량하고 행복한 사람"으로 아이를 키워야 한다는 책임감은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짐이다.
카르멘은 테오만큼은 자신이 자랄 때 느꼈던 감정을 절대 느끼지 않게 하겠다고 스스로 약속했다. 그는 가난하고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랐으며 그곳은 "폭력이 주된 언어였고" 단 한 번도 사랑받는다고 느껴본 적 없는 곳이었다.
처음에 엄마가 된 것은 "기쁨"이었다고 그는 회상한다. 테오는 잠도 잘 잤고, 출산 휴가 동안 아기를 돌보며 보내는 나날들이 즐거웠다.
하지만 아들이 심각한 발달 지연 증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카르멘은 "모든 소소한 순간이 관찰과 걱정의 시간이 되어버렸다"고 했다.
"너무나 죄책감이 들었어요. 아이의 삶이 투쟁이 될까 봐 걱정했죠."
결국 테오는 카르멘이 두려워했던 질환들을 진단받지 않았고 지금은 잘 지내고 있지만, 그는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걱정 때문에 자가면역질환이 생겼다.
<모성 후회: 연구(Regretting Motherhood: A Study)>의 저자인 이스라엘 사회학자 오르나 도나스에 따르면, 모성에 대한 후회를 '사랑하지 않거나 소홀한 양육'과 연결 짓는 것은 부주의한 추측이다.
그는 23명의 어머니를 인터뷰했는데, 그들 각자는 엄마가 된 것에 대한 후회와 자녀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별개라는 점을 강조했다. 몇몇은 모성의 현실이 사회가 주입한 이상적인 모습과 너무 달랐기에 속았다는 기분을 느꼈다.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된 것을 후회하지만, 제가 가진 아이들은 사랑해요. 아이들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게 아니라, 그냥 제가 엄마가 되고 싶지 않은 것뿐이에요." 이 연구에 참여한 두 명의 십 대 자녀를 둔 어머니의 말이다.
그나마 존재하는 적은 데이터들은 이것이 드문 감정이 아님을 시사한다. 지난 2023년 폴란드에서 실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부모의 5~14%가 자녀를 갖기로 한 결정을 후회하며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자녀가 없는 삶을 선택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부모들이 후회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하지는 않지만 온라인상에서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카르멘은 전 세계 9만 6000명의 회원을 보유한 페이스북 그룹 '아이를 낳은 것을 후회합니다(I Regret Having Children)'에 가입한 후 자신이 혼자가 아님을 깨달았다.
호주에서 다섯 살 아이를 키우며 이 그룹에서 활동하는 한 어머니는 BBC에 이렇게 말했다.
"모성은 달콤한 순간들로 가득하지만 그것이 제가 가질 수 있었던 자유를 대신해주지는 못해요."
"딸 앞에서는 가면을 잘 쓰고 있어요. 하지만 아이가 잠들고 남편과 짧은 휴식 시간을 가질 때면 가면을 벗어 던져요. 그땐 그냥 혼자 있고 싶죠."
아이를 갖는다는 것은 가계 경제가 빡빡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여행, 사업 시작, 투자 포트폴리오 구축 등 그의 모든 목표와 야망은 뒤로 밀려났다.
"이 엉망진창인 세상에서 괜찮은 인간 하나 길러내려고 노력하는 것 말고는 그 어떤 것에도 모든 동기를 잃어버렸어요."
영국의 한 여성은 사람들이 불행해 보이는 엄마를 보며 으레 산후 우울증을 겪고 있을 것이라고 짐작하는 것이 "비하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그렇게 라벨을 붙이는 것을 더 편안하게 여기죠. 제 아이들은 이제 성인이 되었지만 저는 제가 결코 누리지 못했던 삶에 대해 여전히 슬퍼하고 있어요."
"이제는 미래의 손주들을 돌봐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습니다. 돌봄의 굴레는 끝이 없거든요."
'아이를 낳은 것을 후회합니다(I Regret Having Children)' 페이스북 그룹은 2007년에 만들어졌으며 그 내용은 주로 여성인 부모들이 개인적으로 보낸 사연을 익명으로 게시하며 구성된다.
미국에서 실험실 과학자로 일하는 이 그룹의 관리자 지아니나(44)는 "우리의 목적은 부모들을 부끄럽게 만들거나 특정 라이프스타일을 권장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주류 대화에서는 좀처럼 다뤄지지 않는 문화적 현상을 기록하는 것에 더 가깝다"며 "많은 사람이 '가져서는 안 된다'고 교육받은 감정들과 남몰래 씨름하고 있기 때문에 이 커뮤니티가 거대하고 활발하게 유지되는 것"라고 덧붙였다.
지아니나는 아이를 가질지 말지 고민 중이었는데 포럼의 사연들을 읽으며 아이를 갖지 않기로 결정하는 데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아일랜드의 상담사이자 심리치료사인 마거릿 오코너에 따르면 젊은 성인들은 이전 세대와는 매우 다른 방식으로 자녀 문제에 접근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하나의 '선택'이라는 인식이 훨씬 더 강해졌습니다. 반드시 해야만 하는 자동적인 일이 아니라는 거예요."
"제 상담실에는 아이를 갖고 싶어 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겪게 될 난관들을 걱정하며 이를 잘 헤쳐 나가기 위한 도움을 구하러 오는 20대와 30대들이 있습니다."
오코너는 모든 사람의 경험이 고유하기 때문에 어떤 여성이 엄마가 된 결정을 후회하게 될지 미리 알려주는 '위험 신호'를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중대한 결정에 대해 스스로 확신을 가져야 하며, 파트너나 부모의 외부 압력이 아닌 본인만의 이유로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그는 주변 사람들이 모두 도와줄 것이라는 '공동체(마을)'의 개념을 너무 쉽게 믿지 말라고 경고했다.
"우리가 흔히 듣는 메시지는 '우리가 모두 여기에서 아기를 같이 돌봐줄 거야'라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당신의 아기이며, 책임은 당신이 지게 될 거예요."
오코너는 부모라는 역할이 얼마나 거대하고 까다로운지를 고려할 때 부모가 후회를 경험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치료사를 만나 그 후회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비난받지 않을 안전한 공간"에서 대화할 것을 권장한다.
심리치료사 마투르는 모성애에 대한 후회가 항상 "깔끔하게 혹은 완전히" 되돌려질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어떤 여성들에게는 지원과 휴식, 시간, 그리고 환경의 변화를 통해 그런 (후회의) 감정들이 부드러워지거나 크게 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그런 감정의 요소들이 그대로 남아있을 수 있으며 우리가 수치심 없이 그 솔직함을 받아들일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르나 도나스의 연구에 따르면, 어떤 이들에게 모성에 대한 후회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 감정이다.
그는 "제가 만난 모든 여성은 후회라는 감정을 안고 살아가면서도 최선을 다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몇 년 전, 엄마가 된 것을 후회하는 한 여성으로부터 편지를 받았어요. 그는 이 감정이 언젠가 사라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지 않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썼어요. 사라지지 않을 것임을 깨달을 때마다 좌절하며 맞서 싸우기보다는, 차라리 그 감정을 받아들이는 쪽을 택한 거예요."
카르멘은 그런 기분이 영구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희생이 영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몇 년 동안 심리치료를 받아왔고, 그것이 자기 자신과 모성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제 더 이상 씁쓸한 기분으로 살지 않아요."
그는 이제 운동하러 가거나 친구들을 만날 시간을 내고 또 완벽해지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마침내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되었죠. '아니, 미안하지만 엄마는 피곤해서 일찍 잘 거야. 저녁은 먹고 싶은 거 아무거나 먹으렴. 아빠가 여기 계시잖니.'"
그는 이렇게 행동한다고 해서 세상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배웠다.
"테오는 제가 완벽하지 않은, 그저 한 인간이라는 것을 보고 있고, 아이도 그 사실을 괜찮게 받아들여요."
매일 밤 테오가 잠들기 전, 두 사람은 한 침대에 올라가 함께 그날 하루를 되짚어본다. 테오는 이불 속 온기 속으로 파고들어 엄마의 품에 안긴다.
"그 순간이 제가 테오와 진심으로 연결되고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마주하는 시간 같아요." 그는 말했다.
"저는 이제 더 이상 제가 괴물처럼 느껴지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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