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를 손질하다 보면 반드시 남는 것이 있다. 바로 배추의 가장 바깥쪽을 감싸고 있는 거칠고 두꺼운 겉잎이다. 많은 이들이 이 부분을 거칠고 질기다는 이유로, 혹은 지저분하다는 생각에 곧장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리곤 한다. 하지만 요리 좀 한다는 고수들 사이에서 이 잎사귀는 버려지는 쓰레기가 아니라 한겨울 내내 든든한 국거리가 되어주는 귀한 식재료로 대접받는다.
우거지 된장국 (AI 제작)
흔히 '우거지'라고 부르는 배추 겉잎은 구수한 된장국을 끓였을 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 특히 배추가 달고 맛있는 겨울철에는 이 겉잎만 잘 모아두어도 식비 절약은 물론, 보약 못지않은 영양 가득한 한 끼를 챙길 수 있다. 버려질 뻔한 배추잎 2kg을 활용해 겨울내내 꺼내 먹을 수 있는 우거지 된장국의 핵심 조리법과 보관 비결을 정리했다.
물김치를 담그거나 배추 요리를 할 때 꽁다리를 자르며 떨어져 나오는 겉잎은 생각보다 양이 많다. 대략 2kg 정도의 분량이 나오는데, 이를 곧바로 국에 넣으면 질겨서 먹기 힘들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이 억센 잎사귀를 부드럽게 만드는 '삶기' 과정이다.
큰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끓인 뒤 꽃소금 한 숟가락을 넣는다. 소금은 배추의 푸른 색감을 유지해주고 조직을 부드럽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준비한 배추 겉잎을 모두 넣는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정확히 6분을 지키는 것이다. 6분 동안 삶되, 중간에 한 번 위아래를 뒤집어주어야 겉잎들이 골고루 익는다.
잘 삶아진 배추는 채에 받쳐 물기를 뺀 뒤 곧바로 찬물에 넣어 두세 번 헹궈준다. 찬물에 헹궈야 배추의 잔열로 인해 너무 흐물거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헹군 배추는 다시 채반에 받쳐 물기를 자연스럽게 빼준다.
우거지 된장 / sungsu han-shutterstock.com
우거지 된장국의 깊은 맛은 양념이 얼마나 우거지에 잘 배어드느냐에 달려 있다. 대다수 사람이 하는 실수는 배추의 물기를 꽉 짜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조리법의 핵심은 물기가 남은 상태에서 양념을 묻히는 것이다.
우거지 된장국에 들어가는 된장은 입자가 굵고 뻑뻑하다. 배추의 물기를 너무 제거하면 된장 양념이 배추 잎사귀 사이에 골고루 섞이지 않고 겉돌게 된다. 물기가 적당히 남아 있어야 된장이 부드럽게 풀리면서 배추 속까지 간이 깊게 스며든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우거지 2kg에 된장 12숟가락, 다진 마늘 5숟가락, 고춧가루 5숟가락을 넣고 조물조물 묻혀준다. 이렇게 밑간을 먼저 해두면 나중에 국을 끓였을 때 국물과 건더기가 따로 놀지 않고 조화로운 맛을 낸다.
양념한 우거지 2kg을 한꺼번에 다 소비하기는 어렵다. 이럴 때 유용한 것이 냉동 보관법이다. 당일 요리할 1kg은 따로 덜어두고, 남은 1kg은 비닐봉지에 나누어 담는다.
보관할 때의 요령은 봉지 안의 공기를 최대한 제거하는 것이다. 봉지 모서리까지 내용물을 밀어 넣고 평평하게 펴서 공기를 뺀 뒤 차곡차곡 접어준다. 한 번 더 비닐로 감싸 이중 포장을 하면 냉동실 특유의 냄새가 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렇게 냉동실에 넣어두면 국거리가 고민될 때마다 하나씩 꺼내 해동 없이 바로 끓여 먹을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우거지 된장 / Let Geo Create-shutterstock.com
우거지 준비가 끝났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국을 끓일 차례다. 냄비에 물 6리터를 붓고 다시마와 멸치를 넣어 10분간 끓여 기본 육수를 만든다. 육수가 충분히 우러나면 다시마와 멸치를 건져낸다.
여기에 미리 양념해둔 우거지 1kg을 넣고 다시 10분간 더 끓인다. 우거지가 국물과 어우러져 충분히 부드러워졌을 때 마지막으로 간을 맞춘다. 이때 맛소금을 아주 살짝 추가하면 좋다. 된장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감칠맛을 끌어올려 주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어슷하게 썬 대파와 두부를 넣고 1분만 더 끓여내면 버릴 뻔했던 배추잎의 화려한 변신이 끝난다.
Copyright ⓒ 위키트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