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수십 번씩 손이 닿는 물건들이 변기보다 훨씬 더 많은 세균을 품고 있다는 사실은 쉽게 실감하기 어렵다. 욕실 변기는 워낙 불결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보니 청소도 자주 하고 위생에도 신경을 쓰게 된다. 그런데 정작 매일 만지고 먹고 자는 공간에 있는 물건들은 청소 대상으로 잘 떠올리지 않는다. 손에 붙어 다니다시피 하는 물건들이 실제로 변기보다 수십 배에서 수백 배까지 세균이 많다는 점은 간과하기 쉽다. 2020년 미국 건강 매체인 activebeat에 따르면 실제 휴대폰은 변기의 3배, 마트 카트 손잡이는 많게는 화장실 변기의 200배에 달한다고 했다.
세균이 많아지는 이유는 대체로 두 가지다. 여러 사람의 손이 반복적으로 닿거나, 오랫동안 청소를 하지 않는 경우다. 두 조건이 동시에 충족되면 세균 수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난다.
설사나 구토를 유발하는 세균부터 피부 감염을 일으키는 황색포도상구균까지 다양한 균이 일상용품 표면에서 발견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생활 속 위생 관리 범위를 좀 더 넓힐 필요가 있다.
1. 하루 수백 명 손 거쳐 가는 '마트 카트 손잡이', 변기보다 최대 200배 세균
마트 카트 손잡이는 공용 물건 중 세균 오염도가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 하루에도 수백 명의 손이 거쳐 가지만 청소 주기는 그 빈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검출되는 세균 수가 변기보다 200배에 달한다는 점은 카트를 잡는 손이 얼마나 많은 균에 노출되는지를 보여준다.
마트 입구에 소독 티슈가 비치돼 있다면 카트를 잡기 전 손잡이를 한 번 닦아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쇼핑을 마친 뒤에는 손 세정제로 손을 씻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고, 카트에 아이를 태울 때는 시트 부분도 함께 닦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2. 하루 종일 손에서 떨어지지 않는 '스마트폰', 변기보다 3배 많은 세균
스마트폰은 하루 종일 손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화장실에 들고 들어가고, 밥을 먹으면서도 옆에 두고, 잠들기 직전까지 손에 쥐고 있다. 손에 묻은 세균은 화면을 만질 때마다 그대로 스마트폰 표면으로 옮겨붙는데, 이렇게 쌓인 세균의 양이 변기보다 3배 이상 많은 수준이고 약 5천 마리에 달한다는 점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중에는 설사와 구토를 유발하는 포도상구균도 포함돼 있다.
화면을 옷에 닦는 것으로는 세균이 제거되지 않는다. 알코올 성분이 든 천이나 스마트폰 전용 클리너로 주기적으로 닦아야 하고, 특히 식사 전후나 화장실을 다녀온 뒤에는 손과 함께 스마트폰 표면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3. 물기와 음식 찌꺼기가 남는 '설거지 스펀지'
설거지용 스펀지는 세균이 번식하기 위한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는 물건이다. 스펀지 내부는 구조상 물기가 빠지지 않고 오래 남아 있고, 설거지 과정에서 음식물 찌꺼기가 촘촘한 구멍 사이로 스며든다. 수분과 영양분이 동시에 공급되는 셈이어서 박테리아가 자라기 쉬운 조건이 된다.
설거지를 마친 뒤 스펀지를 꽉 짜서 세제로 한 번 더 씻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세워두는 것이 좋다.
4. 배설물 유래 미생물까지 검출된 '지하철 손잡이'
지하철 손잡이는 마트 카트보다 상황이 더 복잡하다. 단순히 많은 사람의 손이 닿는 것을 넘어, 화장실을 다녀온 뒤 손을 씻지 않은 채 손잡이를 잡는 경우까지 더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람의 배설물에서 주로 발견되는 미생물이 지하철 손잡이 표면에서 검출된 바 있고, 피부 상처나 점막을 통해 감염되기 쉬운 황색포도상구균도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하철을 이용한 뒤에는 귀가 즉시 손을 씻는 것이 기본이고, 손잡이를 잡은 손으로 눈이나 입 주변을 만지지 않는 것이 감염을 줄이는 데 중요하다.
5. 변기 물 내릴 때 튀어 오르는 미생물, '칫솔' 오염을 만드는 이유
칫솔은 화장실에 보관되기 때문에 변기와 같은 공간에 놓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변기 물을 내릴 때마다 세균과 바이러스가 공기 중으로 튀어 오르고, 뚜껑 없이 놓인 칫솔 위로 그대로 내려앉는다. 이런 이유로 칫솔에서 발견되는 세균 수는 변기의 60배에 달한다.
칫솔은 최소 3개월 단위로 교체해야 하고, 뚜껑이 있는 케이스에 보관하거나 변기 뚜껑을 닫고 물을 내리는 것만으로도 오염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6. 칼자국 남은 도마 표면, 세제로 씻어도 세균이 남는다
도마는 표면이 매끄러워 보여도 칼날이 지나간 자리마다 미세한 흠집이 생긴다. 고기나 생선처럼 아직 익히지 않은 식재료를 손질할 때 묻은 세균이 이 흠집 안으로 파고들어 자리를 잡고, 세제로 표면을 씻어도 흠집 깊숙이 들어간 균까지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다.
사용 후에는 세제로 씻은 뒤 햇볕에 건조하거나 전자레인지에 짧게 돌려 살균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육류와 채소를 손질하는 도마를 따로 두는 것도 세균이 식재료 사이를 옮겨 다니는 것을 막는 방법이다.
7. 매일 얼굴 닿는 '베개' 속 환경
베개는 매일 밤 얼굴이 직접 닿는 물건이지만 세탁 주기를 제대로 지키는 경우가 드물다. 수면 중 빠져나온 피부 각질과 땀이 베개 속으로 스며들고, 이를 먹고 사는 집먼지 진드기가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진드기는 따뜻하고 습한 환경을 좋아하기 때문에 체온이 닿는 베개는 번식하기에 조건이 잘 맞는 공간이다.
베개 커버는 최소 1~2주에 한 번 세탁하고, 베개 본체도 한 달에 한 번은 햇볕에 말려주는 것이 기본이다. 방수 소재의 커버를 이중으로 씌우면 각질과 땀이 베개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줄일 수 있다.
8. 물로만 헹군 머그컵, 손잡이 안쪽과 바닥에 세균 남기 쉬워
사무실이나 집에서 매일 쓰는 머그컵은 세척이 가장 허술하게 이뤄지는 물건 중 하나다. 물로만 헹구고 그대로 뒤집어 두는 경우가 많은데, 내부가 완전히 건조되지 않은 상태에서 커피나 차의 잔여물이 남아 있으면 세균이 자라기 좋은 조건이 된다.
사용 후에는 세제와 스펀지로 내벽 전체를 꼼꼼히 씻고 완전히 건조한 뒤 보관해야 한다. 주기적으로 베이킹소다를 물에 풀어 컵 안에 담가두면 색소 찌꺼기와 냄새를 함께 제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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