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김용훈 기자]경남 산청군이 2026년 웰니스 관광 중심지로 다시 속도를 올린다.
단순히 들렀다 가는 관광지가 아니라, 몸을 쉬게 하고 마음을 머물게 하는 체류형 여행지로 판을 다시 짜고 있다.
지난해 기록적 호우와 기상 이변은 산청 관광에도 적지 않은 상처를 남겼다.
일부 축제가 취소됐고, 지역 곳곳은 회복 과제를 안았다.
하지만 산청군은 그 시간을 주저앉는 계기로 두지 않았다.
오히려 관광 동선을 다시 점검하고, 체험과 숙박, 축제와 생태 자원을 촘촘히 잇는 방향으로 관광 전략을 다듬었다.
그 중심에는 동의보감촌이 있다.
동의보감촌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2025~2026 한국관광 100선’에 이름을 올리며 대표 웰니스 관광지 위상을 다시 확인했다.
산청군은 이 공간을 전통 한방 이미지에 머물지 않고, 전 세대가 함께 즐기는 복합 치유 관광지로 확장하고 있다.
한방기체험장 귀감석과 석경은 여전히 동의보감촌 핵심 명소다.
산청군은 여기에 디지털 체험 요소를 더해 젊은 층과 가족 관광객까지 품겠다는 구상이다.
‘불로초를 찾아라’ 미션 투어는 동의보감촌 곳곳을 누비며 건강과 재미를 함께 찾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웰니스가 조용하고 무거운 체험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겠다는 시도다.
왕산과 필봉산 사이를 잇는 무릉교도 산청이 내세우는 상징적 공간이다.
지리산 자락 사계절 풍경을 한눈에 담는 이 다리는 걷는 행위 자체가 쉼이 되는 산청 관광 감성을 압축한다.
동의보감촌 안에는 캐릭터 굿즈샵도 들어선다.
‘산 너머 친구들’이라는 친근한 이미지로 관광객 접점을 넓히려는 전략이다.
2026년 산청 관광 지형을 완성하는 또 다른 축은 ‘길’이다.
산청군은 이동 통로가 아닌, 걷는 과정 자체가 치유가 되는 생태 힐링 로드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대표 사업은 백두대간 V-힐링 스타트업로드와 밤머리재 전망대 관광경관 조성이다.
총 275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며, 2026년에는 밤머리재 단풍길 등 주요 전망 시설이 점차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대원사 계곡길 연장사업도 눈길을 끈다.
산청군은 36억 원을 들여 기존 탐방로를 연장하고, 데크로드와 쉼터를 확충해 2026년 7월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리산 청정 공기와 계곡 물소리를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이 길은 산청형 자연치유 관광 핵심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황매산도 다시 손질된다.
미리내파크 주차장 등 편의시설을 개선해 철쭉과 억새 명소라는 기존 강점에 이용 편의까지 더한다.
수해 흔적을 복구하는 수준을 넘어, 다시 찾고 싶은 공간으로 매력을 키우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산청군 관광 전략에서 가장 달라진 지점은 체류형 전환이다.
스쳐 지나가는 방문이 아니라 하루를 묵고, 지역 안에서 소비하고, 다시 찾게 만드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현장형 홍보와 광역 연계 관광상품, 숙박 인센티브까지 동시에 가동한다.
산청군은 3월 19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경남 관광박람회를 시작으로, 4월 18일부터 26일까지 전남 광양 LF스퀘어에서 산청관광 팝업홍보관을 운영할 계획이다.
관광 홍보를 설명문과 전단에만 맡기지 않고, 체험과 판매, 현장 접점까지 결합해 외부 수요를 끌어오겠다는 방식이다.
‘산청 웰니스 광역시티투어’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산청 관광자원을 엮은 체류형 상품을 개발해 외부 관광객 유입을 늘리고, 웰니스와 건강, 축제를 연결한 맞춤형 수요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관광객이 한번 와서 보고 가는 도시가 아니라, 일정 전체를 산청 안에서 보내는 여행지로 바꾸겠다는 뜻이 담겼다.
대표 시책은 ‘산청에서 1박해!’ 인센티브 사업이다.
산청에서 여행하며 쓴 경비 일부를 산청사랑상품권으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관광객에게는 실질적 혜택이 되고, 지역 상권에는 소비가 남는다.
2월부터 진행한 ‘설맞이 산청 숙박 세일 페스타’ 역시 숙박 할인 쿠폰을 통해 체류형 관광산업 확대에 힘을 보탰다.
캠핑 수요도 겨냥한다.
덕천강 경관을 배경으로 한 창촌 국민여가캠핑장은 2026년 10월 착공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가족 단위 관광객이 자연 속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방식까지 산청 관광 포트폴리오에 넣겠다는 계산이다.
관광객 발길을 붙잡는 장치는 사계절 축제다.
산청군은 곶감축제로 한 해를 열고, 봄 철쭉과 꽃잔디, 여름 야간 페스티벌, 가을 한방약초축제로 이어지는 연중 축제 흐름을 짜고 있다.
관광 비수기를 줄이고 방문 이유를 계절마다 새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첫 출발은 1월 열린 제19회 지리산 산청 곶감축제였다.
시천면 산청곶감유통센터에서 열린 축제는 참여형 프로그램을 앞세워 2026년 축제 시즌 문을 열었다.
봄에는 5월 1일부터 10일까지 산청황매산철쭉제가 차황면 황매산 일원에서 열린다.
그보다 앞선 4월 중순에는 생초국제조각공원 일원에서 생초국제꽃잔디축제가 펼쳐진다.
여름밤 관광도 강화한다.
8월 산청읍 조산공원 일원에서는 ‘ON산청 빛나는 여름밤 페스티벌’이 열릴 예정이다.
야경, 야식, 야시장을 결합한 오감형 콘텐츠로 한여름 밤 체류 수요를 겨냥한다.
9월에는 중산관광지 야간행사도 새로 더해 숲 체험과 야간 경관을 결합한 가족형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가을은 산청 본색이 가장 짙어지는 계절이다.
지리산 장당계곡 미개방 구역을 활용한 ESG 트레킹 행사는 플로깅과 숲 해설을 접목해 생태 보존과 관광이 공존하는 모델을 제시한다.
10월 초에는 제26회 산청한방약초축제가 동의보감촌에서 열려 산청 관광 한 해 흐름을 마무리한다.
남사예담촌도 빼놓을 수 없다.
문화체육관광부 로컬100에 선정된 이곳에서는 돌담길 도보투어와 기산국악당 토요상설공연이 4월부터 이어진다.
5월에는 ‘태조교서전’, 10월에는 시와 돌담길, 전통혼례를 주제로 한 ‘남사예담연’이 예정돼 있다.
조용한 마을 한 곳이 산청 관광 깊이를 결정하는 장면이다.
산청군이 그리는 2026년 관광은 화려한 구호보다 분명하다.
치유 자원을 더 촘촘히 묶고,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 계절마다 다시 찾을 이유를 만드는 일이다.
지리산과 경호강, 동의보감촌과 황매산, 축제와 생태길을 하나 흐름으로 연결해 산청이라는 이름 자체를 쉼의 목적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산은 이미 그 자리에 있고, 물도 오래전부터 흘렀지만, 이제 산청은 그 풍경 위에 사람 마음까지 쉬어가게 하는 여행지를 새로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