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포 만화의 거장 이토 준지가 13일 MBC 〈나 혼자 산다〉에 등장했습니다. 기안84가 평생 동경해 오던 그를 만나기 위해 일본까지 건너갔거든요. 기안84는 자신의 숱한 작품에서 이토 준지를 오마주해온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한 적도 적지 않죠. 앞서 6개월 전, 일본에서 귀화한 강남이 〈나 혼자 산다〉에서 기안84와 이토 준지의 만남을 성사시키겠다는 약속을 했어요. 그리고 기안84 만큼 많은 팬들이 기다리던 조우가 드디어 이뤄졌습니다.
만남이 예정된 3개월 전부터 기안84는 일본어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그는 약속 날짜 하루 전 일본에 미리 도착해 하고 싶던 질문을 정리했어요. 이 설렘은 13일 방송분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기안84는 현지에서 이토 준지에게 선물할 그림까지 그렸습니다. 다른 사람과 비슷한 그림을 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고심하고 집중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짠함까지 느껴졌죠. 이윽고 완성된 초상화는 놀라운 퀄리티를 자랑했습니다. 자신에게 이토 준지가 '우주' 같다는 마음에 배경을 파랗게 칠하고, 거장의 대표작인 소용돌이를 그림에 인용했죠. 여기에 볶음밥 도시락까지 만들어 준비했습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성지 아키하바라에서 이토 준지의 신간을 사는 등 관광을 즐긴 기안84는 이내 강남과 합류했는데요. 알고 보니 강남은 이 만남에 모두의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아무런 연줄 없이 무작정 출판사로 연락해 늦은 시간까지 미팅을 했고, 결국 외부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이토 준지가 기안84의 앞에 설 수 있게 된 거였죠.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남 장소인 출판사 회의실의 문이 열리고, 드디어 이토 준지가 나타났습니다. 눈도 마주치지 못하던 기안84는 더듬거리는 일본어로 "이렇게 만나서 꿈 같다"라고 말했어요. 이에 이토 준지는 환하게 웃으며 "감사합니다"라고 답했고요.
이날 방송 말미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두 만화가의 본격적인 대화가 나왔는데요. 여기엔 긴장을 많이 한 나머지 준비한 이야기들을 제대로 꺼내지 못하는 기안84와 달리, 여유롭게 그의 만화가 "귀엽다"며 칭찬하는 이토 준지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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