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행정통합 특별법이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반면,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은 법제사법위원회 상정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함께 통과한 두 법안의 운명이 법사위에서 엇갈리면서, 6·3 지방선거를 80여 일 앞두고 영남 민심을 자극하는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문제가 지방선거 국면에서 민주당의 역풍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된다.
광주전남은 본회의 통과, 대구경북은 법사위도 못 넘어
광주전남 행정통합 법안은 지난 2월 24일 법사위를 통과한 데 이어 3월 1일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했다. 반면 행안위를 함께 통과했던 대구경북 법안과 충남·대전 법안은 법사위에서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두 법안이 행안위 문턱은 나란히 넘었지만, 법사위에서 광주전남만 처리되고 대구경북은 배제되는 결과가 빚어진 것이다.
대구경북은 법이 요구하는 시도의회 동의를 이미 완료했다. 단체장·광역의회·국회의원이 모두 통합에 동의하고 있다. 민주당이 추가로 요구했던 필리버스터 중지, 당론 찬성, 대구시의회 찬성 조건도 모두 충족됐다. 법적으로도, 민주당이 설정한 조건으로도 처리를 막을 근거가 사라진 상황에서 법사위 상정이 막힌 것이다.
주호영 "역대 최악의 지역차별 정권으로 비판받을 것"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12일 국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끝내 전남·광주만 통합해 주고 대구·경북을 제외한다면 역대 최악의 지역차별, 국민 분열 정권으로 두고두고 비판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 부의장은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체계·자구 심사 권한만 가진 법사위에서 이를 불상정한 것은 명백한 월권"이라며 "대구·경북은 법상 요건인 시도의회 동의를 모두 갖추었고, 민주당이 요구한 필리버스터 중지·당론 찬성·대구시의회 찬성 조건도 다 충족했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충남·대전도 찬성하라고 하는데, 충남·대전은 시도의회 찬성을 받지 못하고 시도지사가 반대해 통합 요건이 충족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왜 충남·대전의 통합 요건을 대구·경북이 책임지고 갖추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4년간 최대 20조 원 공기업 이전, 국책사업 우선 선정 등 결국 지지 기반인 전남·광주에만 엄청난 특혜를 주는 지극히 편파적이고 차별적인 결정"이라며 "헌법상 평등권 침해, 국토균형발전 조항 침해 소지가 크다. 헌법소원도 준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대구는 매년 인구 1만 명이 빠져나가고, 경북은 22개 시·군 중 무려 8개가 소멸 우선 도시에 올라 있다"며 "이번에 통합이 되지 않으면 4년 뒤로 늦어지는데, 이재명 대통령 임기가 바로 끝난 뒤다. 그렇다면 5극 3특은 출발부터 말뿐인 지방정책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한민국 국회가 지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정책적 차별을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이냐"며 "중앙선관위는 4월 초까지 법안이 통과되면 통합 선거를 치를 수 있다고 하는 만큼 다음 법사위와 본회의에서 대구·경북 법안을 꼭 통과시켜 달라"고 촉구했다.
이재명 정부 4년 20조 약속했지만…재원 조달은 안갯속
이재명 대통령은 행정통합 시 연간 5조 원, 4년간 최대 20조 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 20조 원의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은 아직 제시되지 않고 있다. 숫자는 있지만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법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기에 광주전남에 이어 대전충남과 대구경북 통합까지 연동되면 지원해야 할 총 규모는 60조 원으로 늘어난다. 정부는 이 비용이 사업비 성격이어서 재량 집행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재원 마련의 구체적 방안 없이 숫자만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민주당 형평성 논리 고수…"대전충남 함께 처리해야"
민주당은 여전히 "대전충남과 대구경북을 함께 처리해야 한다"는 형평성 논리를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대전충남은 시도의회 찬성도, 시도지사 동의도 받지 못한 상태다.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대전충남이 처리될 때까지 기다리라는 것은 사실상 대구경북 통합을 무기한 보류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중앙선관위는 4월 초까지 법안이 통과되면 6·3 지방선거에서 통합선거를 치를 수 있다고 밝혔다. 다음 법사위와 본회의가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이 시한을 넘길 경우 대구경북 통합은 이재명 대통령 임기 이후로 밀리게 되고, 5극 3특은 출발부터 말뿐인 지방정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6·3 지방선거를 80여 일 앞둔 지금, 대구경북 통합의 공은 민주당 쪽으로 넘어와 있다.
[폴리뉴스 박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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