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높은 요금 적용되는 '최대부하' 시간대와 퇴근시간대 겹쳐
서울교통공사 "운임 인상보단 에너지 절약 쪽으로 대응"
(서울·부산=연합뉴스) 김재홍 정수연 기자 = 낮 시간대 요금은 낮추고 저녁 시간대 요금은 인상하는 방향으로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가 개편되면서 서울과 부산 지하철 운영기관도 비용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요금이 내려간 낮 시간대는 전력 사용량이 적어 혜택이 크지 않고, 전력 사용량이 많은 오후 6∼9시가 가장 높은 요금이 적용되는 시간대로 바뀌면서다.
13일 서울교통공사와 부산교통공사에 따르면 두 지하철 운영기관은 시간대별로 전기요금을 차등화한 이번 정부의 개편안이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하는 분위기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은 이날 낮 시간대 산업용 전기료는 1kWh당 최대 16.9원 인하하고 밤 시간대 요금은 5.1원 인상하는 내용의 '계절·시간대별 전기요금 개편안'을 발표했다.
오후 6∼9시는 기존 '중간부하' 시간대에서 가장 높은 요금이 적용되는 '최대부하' 시간대로 변경됐다.
전력 소비를 낮 시간대로 유도한다는 취지다. 문제는 도시철도 운영기관은 전기요금에 따라 전력 사용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기 불가능한 구조라는 점이다.
안전 운행을 위해 심야 시간대에도 상시 전력 공급이 필수인 데다 배차 간격이 긴 낮 시간대는 출퇴근 시간대보다 전력 사용량이 많지 않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공사의 전력 사용량이 가장 많은 구간은 오후 7시부터 8시 사이로, 최대부하 시간대와 겹친다. 이에 따라 이 시간대 전력 사용량에 따른 비용 부담 증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부산 지하철 역시 출퇴근 시간대 사용량이 가장 많다.
지하철 운영기관 납부액은 전기요금 사용량보다는 전기요금 정책에 더 많이 영향받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서울교통공사의 전기 사용량은 1천292GWh로 2021년(1천317GWh)보다 1.9% 줄었으나 납부액은 2021년 1천735억원에서 2025년 2천743억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정부가 2022년 4월 이후 전기요금을 총 7회 조정한 데 따른 것이다.
부산교통공사도 에너지 절감 정책을 추진해 작년 총 전력 사용량은 31만4천347MWh로 전년보다 4.8% 줄였으나 전기요금은 697억3천만원으로 전년보다 19억5천만원 늘었다.
운영 수입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 적자가 구조적으로 쌓여온 지하철 운영기관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까지 더해져 향후 지하철 운임 인상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서울교통공사의 당기순손실은 8천255억원에 달했다.
노인 무임 수송에 따른 손실은 4천488억원을 기록하는 등 인구 고령화에 따른 손실도 가중되고 있다.
지하철 운영기관들은 철도 운행 특성과 공공성을 반영한 '도시철도 대상 전력요금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하철은 공익적인 역할을 수행함에도 영리 목적의 일반 대기업과 동일한 산업용 요금제를 적용받는 등 불합리가 있다는 것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운임 인상보다는 에너지를 절약하는 방식으로 전기요금 체계 개편에 대응할 방침"이라며 "이번 요금 체계 개편으로 부담이 더 가중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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