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가리 제랄드 젠타 아레나 레트로그레이드 위드 스마일링 디즈니 미키 마우스 : 60분마다 정교하게 원점으로 돌아오는 미키 마우스의 경쾌한 스윙
- 오데마 피게 로열 오크 콘셉트 투르비용 ‘스파이더맨’ : 하이엔드 투르비용과 화이트 골드 스파이더맨의 조화
- 콘스탄틴 샤이킨 조커 : 시간을 나타내는 두 눈과 입술의 움직임으로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내는 조커
-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실버 스누피 어워드’ 50주년 기념 에디션 : 케이스 백을 가로지르며 우주를 유영하는 스누피
시계 업계는 꽤 진지한 편이죠. 전통과 기술, 그리고 유구한 헤리티지 같은 단어들이 규범처럼 따라붙으니까요. 그런데 가끔 이 엄격한 분위기를 단번에 환기하는 모델들이 등장하곤 해요. 바로 이번 기사의 주인공 캐릭터 워치죠. 만화나 영화 속 주인공이 다이얼 위를 차지한 이 시계들은 얼핏 장난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브랜드의 정교한 기술력과 디자인 철학이 밀도 있게 응축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그림을 그려 넣는 수준을 넘어, 캐릭터 자체가 무브먼트의 일부가 되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장면은 시계 애호가들의 ‘덕후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죠. 미키 마우스부터 스파이더맨, 그리고 우주로 간 스누피까지. 동심과 하이엔드 워치메이킹이 만난 네 개의 특별한 시계를 확인해 보세요.
불가리 – 제랄드 젠타 아레나 레트로그레이드 위드 스마일링 디즈니 미키 마우스
미키 마우스의 팔로는 분을, 점핑 아워 창으로는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 불가리
로터 위에 새겨진 제랄드 젠타의 ‘GG’ 로고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 이미지 출처 : 불가리
캐릭터 워치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모델 중 하나가 바로 이 시계죠. 전설적인 시계 디자이너 제랄드젠타가 1980년대 만들었던 미키 마우스 시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모델입니다. 출시 당시에도 꽤 파격적인 디자인이었는데, 지금 봐도 여전히 유쾌한 매력을 가지고 있죠. 현재는 불가리가 제랄드젠타 컬렉션을 이어가면서 이 특별한 디자인을 계속 선보이고 있어요. 다이얼 중앙에는 활짝 웃고 있는 미키 마우스가 자리합니다. 이 시계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미키 마우스의 팔이 실제로 시간을 가리킨다는 점이죠. 팔이 분을 표시하는 레트로그레이드 핸드로 작동하고, 60분이 지나면 다시 시작 지점으로 돌아오는 방식이라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시(時)는 다이얼 위 점핑 아워 창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요. 단순히 시계에 캐릭터를 더한 게 아니라, 캐릭터 자체가 시계 기능의 일부가 된 셈이죠. 내부에는 불가리의 셀프와인딩칼리버BVL 300이 탑재되어 있으며 약 42시간 파워리저브를 제공합니다. 제랄드젠타의 유쾌한 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 특별한 시계는 오직 150개라는 한정 수량으로 선보였기에, 컬렉터들 사이에서도 실제로 만나보기 쉽지 않은 캐릭터 워치로 꼽혀요.
오데마 피게 – 로열 오크 콘셉트 투르비용 스파이더맨
마블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로열 오크 콘셉트 투르비용 스파이더맨 / 이미지 출처 : 오데마 피게
하이엔드 워치메이커의 정교한 기술력으로 스파이더맨의 슈트 질감과 포즈까지 완벽하게 구현해냈다 / 이미지 출처 : 오데마 피게
캐릭터 워치가 항상 가벼운 시계만 있는 건 아니에요. 오데마 피게는 자사의 하이엔드 라인에 스파이더맨을 올려버렸거든요. 마블과의 협업으로 출시한 로열 오크 콘셉트 투르비용 스파이더맨이 바로 그 주인공이죠. 로열 오크 콘셉트 라인은 원래도 브랜드에서 가장 실험적인 디자인을 보여주는 컬렉션인데, 여기에 슈퍼히어로 캐릭터가 더해지면서 더욱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죠. 다이얼 중앙에는 장인들이 손수 조각하고, 색을 입혀 완성한 스파이더맨이 자리합니다. 슈트의 질감이나 포즈까지 완벽하게 구현해 마치 손끝에서 거미줄이 뻗어 나올 것 같은 착각마저 들죠. 케이스는 티타늄과 세라믹으로 제작됐으며, 내부에는 핸드와인딩 투르비용 칼리버 2974가 탑재돼 있습니다. 오직 250개 한정으로 선보인 이 특별한 시계는 하이엔드 워치메이킹과 슈퍼히어로의 만남을 가장 강렬하게 보여주는 모델이라 할 수 있어요.
콘스탄틴 샤이킨 – 조커
시와 분을 표시하는 두 개의 디스크와 문페이즈 디스플레이로 구현한 조커의 얼굴 / 이미지 출처 : 콘스탄틴 샤이킨
시간에 따라 눈과 입의 위치가 달라지며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낸다 / 이미지 출처 : 콘스탄틴 샤이킨
캐릭터 워치 중 가장 독특한 시계를 꼽자면 콘스탄틴 샤이킨의 ‘조커’를 빼놓기 어렵습니다. 시계를 보는 순간 바로 그 이유를 알 수 있죠. 이 시계의 다이얼은 전체가 사람 얼굴처럼 디자인되어 있어요. 두 개의 눈은 각각 시와 분을 표시하는 디스크이고, 아래쪽의 입은 문페이즈 디스플레이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시간을 확인할 때마다 웃고 있는 조커의 얼굴을 마주하게 되죠. 눈동자가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표정이 조금씩 달리 보이는 재미도 있어요. 처음 공개됐을 때부터 시계 커뮤니티에서 꽤 큰 화제를 모았고, 이후 콘스탄틴 샤이킨이라는 이름을 전 세계 시계 애호가들에게 알린 모델이기도 합니다. 기존의 시계 다이얼이 가진 틀을 완전히 깨버린 디자인이라는 점도 흥미롭죠. 유머러스한 외형과 달리 내부 구조는 상당히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어 독립 시계 제작자 특유의 창의적인 기술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기계식 시계의 기능을 이렇게 유쾌한 방식으로 풀어낸 디자인은 흔치 않기 때문에, 지금도 캐릭터 워치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모델이에요.
오메가 – 스피드마스터 “실버 스누피 어워드”
NASA가 오메가에 수여한 ‘실버 스누피 어워드’를 기념해 제작됐다 / 이미지 출처 : 오메가
크로노그래프를 작동시키면 달 궤도를 따라 스누피가 탄 우주선이 움직이는 애니메이션 메커니즘이 적용된 케이스백 / 이미지 출처 : 오메가
이 시계는 단순히 스누피가 귀여워서 만들어진 모델은 아닙니다. 1970년 아폴로 13 미션 당시 위기를 맞은 우주선이 귀환하는 과정에서 스피드마스터 크로노그래프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오메가는 같은 해 10월 NASA로부터 '실버 스누피 어워드'를 수여받았죠. 스누피는 NASA 내부에서 안전과 임무 성공을 상징하는 마스코트로 사용되는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이 시계는 바로 이 이야기를 기념해 제작되었어요. 역사적인 순간을 담은 시계답게, 디자인 곳곳에 스토리가 숨어 있습니다. 실버 다이얼 9시 방향의 스몰 세컨즈 서브 다이얼에는 우주복 차림의 스누피가 양각으로 새겨져 있고, 블루 핸즈와 인덱스가 실버 다이얼 위에서 경쾌한 색의 대비를 만들어냅니다. 특히 케이스백에는 독특한 구조가 적용되어 있는데요. 크로노그래프를 작동시키면 달 뒤편 궤도를 따라 스누피의 우주선이 케이스백을 가로질러 이동하는 애니메이션 메커니즘이 작동합니다. 이와 함께 스몰 세컨즈와 연동된 지구 디스크가 1분에 한 바퀴씩 회전하며 작은 우주를 연상시키는 장면을 연출하죠. 한정 수량으로 선보였던 지난 모델들과 달리 이 모델은 정규 라인업으로 출시됐지만, 여전한 희소성으로 실제 매장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운 모델로 알려져 있어요.
Copyright ⓒ 에스콰이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