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테이블코인 '보상 구조' 논쟁 가열…한국은 여전히 발행 주체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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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스테이블코인 '보상 구조' 논쟁 가열…한국은 여전히 발행 주체 공방

폴리뉴스 2026-03-13 11:36:18 신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백악관 홈페이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백악관 홈페이지

미국에서 스테이블코인 보상 체계를 둘러싼 논쟁이 금융권과 가상자산 업계 사이에서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은 여전히 발행 주체 문제를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산업 구조와 운영 방식까지 폭넓게 다루는 미국과 달리 국내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의회에서는 최근 '클래리티법' 논의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 보상 지급 여부를 두고 금융권과 가상자산 업계 간 입장이 크게 갈리고 있다.

클래리티법은 가상자산 시장 규제 권한을 정리하고 시장 참여자 역할을 명확히 하기 위한 법안으로, 지난해 통과된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인 '지니어스법'과 함께 미국의 주요 가상자산 입법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최근 공개된 수정안에 따르면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는 단순히 보유만 하는 지급결제용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이자 성격의 수익을 제공할 수 없다. 다만 거래, 결제, 송금 등 실제 서비스 이용이나 플랫폼 활동, 유동성 제공, 거버넌스 참여 및 스테이킹 등에 대해서는 보상을 허용하는 예외 조항이 포함됐다.

금융권은 이러한 예외 규정이 사실상 스테이블코인 보상 지급을 허용하는 것과 같다고 보고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플랫폼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이자 성격의 보상을 제공할 경우 은행 예금이 대거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스테이블코인이 예금을 일부 대체하게 되면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금융 시스템의 신용 창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반면 가상자산 업계는 보상 금지 조항이 산업 발전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탈중앙화금융(DeFi)의 핵심 구조가 스테이킹 기반 보상 체계인 만큼 이를 과도하게 제한하면 시장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코인베이스는 이와 관련해 "문제가 있는 법안을 도입하느니 차라리 입법이 없는 편이 낫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지니어스법이 거래소나 지갑 사업자 등 제3자 플랫폼을 통한 보상 가능성을 열어둔 점도 업계의 근거로 제시된다.

반면 한국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논의가 여전히 발행 주체 문제에 집중돼 있다. 미국이 산업 운영 방식과 인센티브 구조를 중심으로 논쟁을 이어가는 것과는 다른 흐름이다.

국내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TF와 업계가 핀테크 기업 중심의 발행 구조를 주장해온 반면 한국은행은 은행 중심 컨소시엄 방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금융위원회 역시 가상자산 2단계 입법 논의 과정에서 일부 중앙은행 입장을 반영하면서 발행 주체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최근 민주당 TF와 금융위원회가 발행 주체를 보다 다양화하는 방향에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실제 제도 도입을 위해서는 당정 협의와 여야 합의 과정이 남아 있다.

문제는 발행 주체 논쟁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스테이블코인의 운영 구조나 시장 인프라 같은 핵심 제도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종섭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위험 관리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인 제도 설계 논의가 부족한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분 구조나 인프라 규제는 단기 정책 설계의 일부일 뿐"이라며 "은행의 신뢰 기반과 핀테크 기업의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한 구조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스테이블코인의 신뢰 확보를 위해 담보 자산 관리와 정보 공개 체계에 대한 논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자자가 담보 자산의 규모와 구성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정보 비대칭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블록체인 데이터와 담보 자산 가격을 연결하는 오라클(Oracle)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며 "환급 과정도 스마트 계약 기반 자동화 구조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스테이블코인 환급에 대비한 유동성 관리 규제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미국의 경우 준비금을 단기 국채 등 현금성 자산 중심으로 구성하도록 유도하고 있는데 이는 자본시장 인프라가 뒷받침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역시 발행 주체 논쟁을 넘어 스테이블코인의 운영 구조, 담보 관리, 결제 인프라 등 보다 구체적인 제도 설계를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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