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수급 위기 극복과 민생 경제 안정을 위한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가 13일 0시를 기해 전국적으로 전격 시행됐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단순한 시장 통제가 아닌 공동체 붕괴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안전장치임을 강조하며, 제도 안착을 위해 정유업계 및 유통단계에 대한 고강도 감시와 원유 수입선 다변화 대책을 동시에 가동하기로 했다.
최고가격제 도입 첫날, 현장 판매가 즉각 반응
정부가 설정한 리터당 최고가격은 정유사 공급가 기준 보통휘발유 1,724원, 자동차용 경유 1,713원(도서 지역 각 1,743원, 1,732원)이다. 이는 기존 시장 공급가 대비 리터당 100원에서 최대 400원까지 저렴한 수준으로, 판매원가 자체가 낮아짐에 따라 시중 주유소 가격도 하락 압박을 받게 된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3일 오전 '범부처 합동 점검단' 회의를 주재하며 "위기 상황에서 일부의 과도한 이익 추구나 매점매석은 공동체 전체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도 시행 효과는 오피넷 등 시장 지표에서 즉각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전국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일 대비 14.99원 하락한 1,883.79원을 기록했으며, 경유 역시 21.08원 떨어진 1,897.89원을 나타내며 하향 안정세로 돌아섰다.
김 장관은 "주유소별 재고 물량에 따라 실제 가격 반영에 3~7일의 시차가 발생할 수 있지만, 정유사와 주유소 협회의 적극적인 동참 덕분에 시장 인하 효과가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탈 행위 엄단" 고강도 단속 및 수급 다변화 병행
정부는 가격 안정화의 혜택이 소비자에게 온전히 전달되도록 감시망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강화한다. 합동 점검단은 지난 일주일간 800회 이상의 집중 단속을 통해 20건의 불법 행위를 이미 적발했으며, 향후 단속 횟수를 월 2,000회 이상으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특히 가격 담함, 유가보조금 부정 수급, 세금 탈루 등 시장 혼란을 악용해 부당 이익을 취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공동체의 이름으로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중장기적인 공급망 불안 해소를 위한 구조적 대책도 함께 추진된다. 현재 70%에 달하는 중동 원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미국산 원유 수입 확대 등 노선 다변화를 본격 검토하고 있으며, 납사(나프타) 수급 차질을 겪는 석유화학업계를 위해 내수용 물량의 수출 제한과 정부 비축유 활용을 병행하기로 했다.
김 장관은 점검 회의 직후 SK에너지 본사를 방문해 업계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하고, 이어 마포구의 한 주유소를 찾아 판매가격 안정을 유지해 줄 것을 직접 요청하는 등 현장 행보를 이어갔다.
정부는 향후 유가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유류세 추가 인하나 할당관세 조정, 취약계층 에너지 바우처 확대 등 추가 대책을 즉각 시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폴리뉴스 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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