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유 전기자전거 업계가 지쿠·스윙·쏘카일레클을 중심으로 한 '3강 체제'를 형성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단순 대여 중심의 수익 모델에서 벗어나 기술 개발과 서비스 다각화, 해외 진출 등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하고 있다. 동시에 다양한 구독형 요금제를 선보이면서 이용자 입장에선 자신의 이동 패턴에 맞는 플랫폼과 요금제를 선택해야 하는 '전략적 소비'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
전기자전거 3강 체제 속 엇갈린 성적표, 지쿠·스윙 흑자기조, 쏘카일레클 적자
국내 공유 전기자전거 시장은 현재 지쿠·스윙·쏘카일레클을 중심으로 한 3강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쿠가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 측면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지쿠는 2024년 기준 매출 804억원, 영업이익 69억원을 기록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지쿠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약 22만명으로 업계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업계 2위인 스윙은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사업 다각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로 인해 수익성은 둔화된 상태다. 스윙의 2024년 매출은 약 70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5억원에 그쳤다. 이는 2023년 영업이익 49억원과 비교하면 약 69% 감소한 수치다. 신사업 투자와 인수합병(M&A)에 따른 비용 확대 때문이라는 게 스윙의 설명이다. 스윙의 지난달 기준 MAU는 약 9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쏘카일레클은 수익성 측면에서 부진을 겪고 있다. 2024년 매출은 305억원을 기록했지만 약 5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약 7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모회사인 쏘카는 재무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대여금 183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상태다. 쏘카일레클의 지난달 MAU는 약 7만9000명이다.
업계에서는 기술경쟁 역시 공유 전기자전거 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쿠는 2024년 국산 전기자전거 'B3'를 출시하며 인공지능 기반 기술을 적용했다. 이 모델에는 AIoT(AI+IoT) 블랙박스 일체형 단말이 탑재돼 주행 중 장애물 감지와 사고 위험 예측, 주차 위치 인식 기능 등을 지원한다.
운영 관리에서도 기술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지쿠는 지난해 4월 자체 개발한 AI 어시스턴트 '지쿠 캠프 도우미'를 도입해 자전거 배치와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기술 적용은 기기 관리와 운영 인력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평가다.
사업 영역 확장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전동 킥보드로 사업을 시작한 지쿠는 2023년 전기자전거 서비스를 도입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지난해에는 카카오T 앱과 연동해 전기자전거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미국, 태국, 베트남, 가나 등 4개국에 진출하며 해외 시장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스윙 역시 공유 서비스의 수익성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업 구조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더스윙은 2023년 서울시 전동킥보드 규제가 강화되자 서울시 공유 킥보드 사업을 종료하고 스윙바이크, 옐로우버스, 스왑(SWAP) 등 새로운 사업 모델을 확대했다. 특히 자전거 장기 구독 서비스인 '스왑'은 지난해 월평균 매출 10억원을 돌파하며 새로운 수익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혼란 빚는 요금제 다변화…내 주행 패턴에 맞는 선택은?
공유 모빌리티 기업들이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구독형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도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스윙은 2023년 하반기 월간 이용권 가격을 기존 1만2900원에서 4900원으로 약 62% 인하하며 현재의 멤버십 구조를 구축했다. 반면 쏘카일레클은 지난해 9월 단거리 이용자를 겨냥해 7900원 상당의 '무제한 패스'를 출시했지만 한 달 만에 판매를 중단하며 구독 모델 정착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지쿠는 2024년 11월 '지쿠패스'를 정식 출시하면서 일일권 가격을 인상하고 지역별 차등 요금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수익 구조를 재편했다. 이러한 전략으로 경쟁사 대비 다소 복잡하지만 수익성이 높은 요금 구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월 4회 미만으로 이용하는 소비자의 경우 단건 결제 방식이 유리하다. 10분 이내 단거리 이용 기준으로 쏘카일레클의 이용 요금이 약 2400원으로 가장 저렴하다. 반면 월 4회 정도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경우에는 지쿠의 '10분 4회 구독패스(월 6500원)'가 비용 효율 측면에서 유리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단거리 출퇴근이나 중거리 이동이 잦은 이용자는 시간 기반 구독 패스를 활용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매일 10분 이내 이동하는 출퇴근 이용자의 경우 월 1만9900원인 지쿠의 '매일 10분 구독패스'와 쏘카일레클의 '10분+ 구독패스'를 이용하는 게 유리하다.
중거리 이동의 경우 이용 시간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 약 30분 정도 이용할 경우 지쿠의 '30분 원데이패스(5400원)'가 유리하고 1시간 정도 이용할 경우 쏘카일레클의 '1시간 패스(5900원)'가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인 선택이다.
매일 30분 이상 장시간 이용하는 경우에는 공유형 구독패스보다 장기 렌탈 방식이 경제적인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쿠와 쏘카일레클의 '매일 30분 구독 패스'는 월 4만9900원 수준이다. 반면 스윙의 반납형 자전거 구독 서비스 '스왑(SWAP)'은 월 4만5000원부터 시작하며 이용시간 제한이 없고 다양한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공유 전기자전거 산업이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해 서비스 재이용을 유도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이 기업의 마케팅 전략을 단순한 이윤 확대 수단으로 인식하게 되면 서비스 이용률은 자연스럽게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요금 중심 경쟁에서 벗어나 이벤트나 혜택을 통해 이용자 경험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공유 모빌리티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opyright ⓒ 르데스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