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이 겪는 고질적인 계약 관리 리스크를 타개하기 위해 대표적인 리걸테크 스타트업과 대형 전문 로펌이 손을 잡았다.
인공지능(AI) 기반 전자계약 플랫폼 기업 모두싸인이 공정거래 및 가맹사업법 분야에 특화된 법무법인 선운과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계약의 체결부터 갱신, 종료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튀어나올 수 있는 법적 분쟁의 불씨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포석이다.
현행 프랜차이즈 생태계는 폭발적인 양적 성장 이면에 낡은 관리 시스템이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통계를 보면 2024년 말 기준 전국 가맹본부는 8천802개, 가맹점포 수는 무려 36만 5천14개에 달한다.
문제는 수백, 수천 건에 달하는 가맹점 창업 및 갱신 관련 문서가 여전히 엑셀 수작업이나 파편화된 파일 형태로 방치되어 있다는 점이다. 사람의 손에 전적으로 의존하다 보니 갱신 기한 누락, 필수 조항 확인 지연 등 관리 공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결국 치열한 소송전이나 값비싼 법률 상담 비용 지출로 이어지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해 공정위에 접수된 가맹사업거래 분쟁조정 584건 가운데, 계약 해지를 둘러싼 과도한 위약금 청구 갈등이 143건(24%)으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초기에 작성한 종이 문서나 전자계약 양식을 체계적으로 보관하고 추적하지 못한 탓이 크다.
기술적 해법은 모두싸인이 제시한다. 모두싸인이 내놓은 기업용 SaaS 형태의 AI 계약 관리 솔루션 '캐비닛'은 문서 자동 분류, 핵심 조항 즉시 검색, 갱신일 자동 알림 기능을 탑재했다. 도입 효과는 수치로 증명된다. 특정 조건의 문서를 찾기 위해 꼬박 16시간이 걸리던 전수 조사 작업이 단 30초면 끝난다. 연말연시 쏟아지는 입점 및 폐점 관련 대량 업무 처리 시간도 12시간에서 5분으로 대폭 줄였다.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가맹본부 입장에서는 획기적인 업무 효율화다.
여기에 법률 자문의 전문성이 더해져 방패막이를 단단히 한다. 파트너로 나선 법무법인 선운은 공정위 출신 베테랑 변호사들이 주축을 이룬 곳이다. 2025년 영국 경쟁법 전문저널(GCR) 평가에서 국내 로펌 중 유일하게 최고 등급인 '강력 추천(Highly Recommended)'을 획득하며 실력을 검증받았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보수적인 프랜차이즈 업계 특성상 새로운 AI 소프트웨어 도입과 전면적인 시스템 전환에 거부감을 보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초기 도입 비용과 낯선 IT 기술에 민감한 중소 규모 가맹본부들을 어떻게 설득해 낼지가 벤처 업계와 로펌 연합군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동익 선운 대표변호사는 가맹본부 분쟁의 근본 원인이 체결 이후의 관리 부재에 있다고 진단하며 "수준 높은 법률 컨설팅과 고도화된 AI 기술의 결합이 억울한 분쟁을 원천 차단하는 방파제 역할을 충실히 해낼 것"이라고 짚었다.
이영준 모두싸인 대표 역시 누적 33만 개 기업의 계약 데이터베이스를 무기로 "선운의 가맹사업법 자문 역량을 더해 데이터의 효율성과 법적 신뢰가 공존하는 새로운 시장 표준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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