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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안전보건공단 소속 산업안전보건연구원(산안연)은 최근 ‘야간노동 고위험군 피로위험 관리체계 개발’과 관련한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쿠팡 야간배송을 중심으로 택배기사의 야간노동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으나 이들에 대한 관리체계는 전무한 상황이다. 야간노동으로 나타나는 여러 건강 문제에 대한 정량화된 수치조차 없는 현실 속에서 산안연은 과학적 근거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오는 10월까지 관리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산안연은 이번 연구에서 택배기사 등 야간노동 고위험군 종사자를 대상으로 건강지표를 측정한다. 이를 통해 야간노동 종사자의 건강 위험성을 검토한 뒤 피로위험 관리체계를 개발할 계획이다. 아울러 야간노동 개선을 위한 △적정한 휴게·휴식방안 △체크리스트 등 사업장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방안 등도 함께 모색한다. 4시간 일하고 30분 이상 쉬어야 하는 주·야간과 달리 야간노동의 경우 별도의 휴게시간은 없다. 산안연은 연구 과정에서 노동계와 경영계는 물론 전문가, 직종별 단체 등 다양한 목소리도 수렴한다. 산안연은 “근로시간과 함께 함께 수면의 질, 생체리듬 등 근로자 개인의 생리적 상태를 고려해 피로를 정량화해야 한다”며 “과학적 근거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야간노동 위험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택배기사의 배송 노동환경 개선 관련 논의는 정부·여당이 주도하는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이뤄지고 있다. 택배기사의 과로사를 방지하고 노동시간을 제한하는 게 골자다.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는 지난달 9일 회의에서 택배기사의 야간배송 작업시간을 ‘주 5일, 최대 46시간’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논의했으나 쿠팡·컬리 등 기업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이후 잡혀 있던 지난달 회의마저 취소되면서 논의는 사실상 멈춰 있는 상태다. 향후 정부에서 야간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피로위험 관리체계를 개발하면 휴게시간 대책을 마련하는 건강권 논의 과정에서 활용할 전망이다.
택배사들은 야간노동 논의에 더해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라 택배기사와 직접 교섭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택배기사는 개인사업자 신분이었던 탓에 단체교섭이 어려웠는데, 앞으로는 ‘구조적 통제’ 여부가 인정된다면 직접 택배사와 근로조건을 논할 수 있는 셈이다. 지난 11일 오후 6시 기준 노조의 교섭 요구를 받아들여 교섭 절차를 개시한 택배사는 ‘쿠팡CLS’가 유일하다. 이마저도 쿠팡CLS가 국회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고 있어 노사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섭에 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전히 CJ대한통운 등은 노조의 교섭 요구에 침묵하고 있다.
우선 택배산업노조는 교섭 절차를 수용한 쿠팡을 상대로 △프레시백 등 부대업무 수수료 현실화 △분류업무 배제 △주 5일 근무를 포함한 휴무 보장 등을 교섭 의제로 제시할 방침이다. 전국택배산업노조 관계자는 “야간노동에 대한 처우 개선도 당연히 의제에 포함된다”며 “택배 노동자의 과로와 열악한 작업환경 문제는 교섭 테이블에서 풀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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