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우울증... 은퇴까지 고민, 날 다시 일으킨 건 가족·동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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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프·우울증... 은퇴까지 고민, 날 다시 일으킨 건 가족·동료

이데일리 2026-03-13 00: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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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이미향의 우승은 단순한 1승이 아니었다. 골프가 너무 싫어져 은퇴까지 고민했던 시간, 우울증으로 깊은 어둠에 빠져 있던 날들, 최근 어깨 부상까지 견딘 끝에 만든 우승이었다. 그래서 그는 우승 직후 “잘 이겨냈다, 미향아”라며 스스로 다독거렸다.

이미향이 지난 10일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미향은 “8년 8개월 만에 우승하고 나니 이제는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고 싶다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고 밝혔다.(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이미향은 지난 10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2021~22년은 정말 골프를 그만하려고 했다. 대회장 가는 차 운전대를 잡는 것도 싫었고 대회장에 가면서 엄청 울기도 했다. 티박스에 서면 그냥 집에 가고 싶었다. 그런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우승한 것이 자랑스러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미향은 지난 8일 끝난 블루베이 LPGA에서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 무려 8년 8개월 만에 LPGA 투어 통산 3승째를 올렸다.

◇거리 늘리려다 티샷 입스…슬럼프와 우울증

이미향이 지난 8일 블루베이 LPGA에서 8년 8개월 만에 우승을 차지한 뒤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사진=AP/뉴시스)


그는 2021~2022년을 “정말 힘들었던 시간”으로 떠올렸다. 성적 부진이 길어지면서 골프 자체가 싫어졌고, 대회장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눈물을 흘릴 정도로 심리적으로 무너졌다고 했다. 결국 우울증 진단을 받아 약을 복용하기도 했다.

슬럼프의 시작은 스윙 교정이었다.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스윙 변화를 시도했고, 그 과정에서 허리 디스크가 악화됐다. 두 달 가까이 제대로 걷지 못할 정도였고, 그 여파는 성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몸과 마음이 동시에 흔들리면서 긴 터널이 시작됐다. 2021년 상금 랭킹 108위, 2022년엔 125위까지 추락했다.

이미향은 “정말 골프를 그만두려고 했다”고 했다. 아버지는 “하고 싶은 대로 하라”며 골프채를 놓게 했다. 그는 한동안 골프를 완전히 멀리한 채 춤을 배우고 영어 공부를 하며 자신만의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골프 밖의 삶을 경험한 뒤에야 다시 골프채를 잡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결국 사람이었다. 박인비는 “버티는 것도 잘하는 것”이라며 격려했고, 유소연은 “누구나 겪는 일”이라며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절친한 후배인 김효주는 일부러 아무 일 없는 듯 전화를 걸어 “밥은 먹었어?”라고 물어왔다. 그런 사소한 일상이 이미향에게는 큰 위로였고 자신감을 내는 계기가 됐다.

“골프의 마지막을 이렇게 최악으로 끝내는 건 스스로에게 미안했어요. 노력에 대한 결과가 슬럼프라는 것도 안타까웠고요. 조금 더 노력해보자는 생각으로 2부 투어부터 다시 시작했어요. 슬럼프를 통해 오히려 많이 배웠습니다. 혼자서는 절대 여기까지 올 수 없었어요.”

◇새로운 목표는 메이저 우승…“에비앙 기다려”

이미향이 지난 10일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미향은 “8년8개월 만에 우승하고 나니 이제는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고 싶다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고 밝혔다.(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최근에는 어깨 부상까지 겹쳤다. 지난해 경기 도중 나무뿌리를 치면서 다친 오른쪽 어깨는 힘줄 부분 파열과 점액낭염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최소 3개월에서 5개월 휴식을 권했지만, 이미향은 쉽게 시즌을 포기할 수 없었다. 중국 대회에서도 연습 라운드를 거의 하지 못했고 어프로치와 퍼트에 집중하며 버텼다.

부상으로 풀스윙이 어려워지자, 퍼트에 매달렸다. 두 달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퍼트 연습을 했고 레슨도 받았다. 말렛 퍼터로 바꾸고, 김효주의 빠르고 자신감 있는 퍼트 리듬도 참고했다. 그는 “준비한 스트로크를 100%로 해내는 연습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3타 차 선두로 시작한 블루베이 LPGA 최종 4라운드. 전반 9개 홀에서 크게 흔들렸지만, 이미향은 무너지지 않았다. 그는 “슬럼프를 겪었을 때보다 더 힘든 상황은 아니었다”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이 정도는 이겨내야지”라는 마음으로 후반을 시작했고, 필요한 것만 보며 끝까지 버텼다. 3143일 만의 우승으로 이어진 순간이다.

이미향은 이번 우승이 단순한 통산 3승이 아니라고 했다. 슬럼프와 우울증, 부상 속에서도 끝내 버틴 자신에게 건네는 위로이자, 곁을 지켜준 사람들과 함께 만든 우승이다. 그는 이제 다시 메이저 우승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싶다”며 활짝 웃는 이미향은 누구보다 단단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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