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6선·하남시갑)이 12일 "대한민국의 엔진인 경기도의 혁신과 성장을 선도하겠다"며 6·3 지방선거 경기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한편 이날 김동연 경기지사도 오는 6·3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경선은 추 의원과 김 지사, 권칠승·한준호 의원, 양기대 전 의원까지 5파전 구도로 치러질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결단력을 계승하겠다"
추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에는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경기도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도지사 시절)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추진해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했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의 기준을 만들었다"며 "이 대통령처럼 경기도민을 중심에 놓는 행정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해 왔다"며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다.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민주주의 지킨 결단력으로 '경기 정치' 혁신"
이날 추 의원은 자신의 정치 여정을 ▲민주주의 가치 수호 ▲검찰개혁 추진 ▲서민·중산층 중심 민생 정책 추진 등 세 갈래로 설명하며 "정치적 경험과 지혜로 경기도 혁신 행정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추 의원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제안으로 정계 입문했다"고 운을 떼며 "제주 4·3 희생자 수형인 명부를 직접 찾아내 특별법 제정과 배·보상의 길을 여는 데 힘을 보탰고, 2017년 박근혜 탄핵 국면에서는 당 대표로서 촛불 민심을 모아 정권교체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또 "2024년 윤석열의 불법 계엄 시도에 맞서 '12·3 내란 진상조사단장'을 맡아 내란의 진상을 밝히는 데 앞장섰다"며 "평화와 인권, 민주주의 가치를 정치로 실천해 왔다"고 전했다.
그는 "2020년 법무부 장관으로서 윤석열 검찰 세력의 거센 반발과 정치적 공세 속에서도 검찰개혁의 방향을 분명히 세웠다"며 "공수처 출범과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제도화하여 권력기관 개혁의 물꼬를 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대적 과제를 피하지 않았고 원칙 앞에서 물러서지도 않았다"며 개혁을 추진해 온 정치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2011년 '청년 두 배 통장' 정책을 제안했고 주민자치 활성화를 통해 생활밀착형 행정 기반을 만들었다"며 "세 아이를 키운 워킹맘으로서 공공보육과 공공산후조리원 확대 제안에도 힘써왔다"고 밝혔다.
이러한 자신의 정치 여정과 관련해 추 의원은 "서민과 중산층 중심의 민생 정책을 펼쳐왔다"고 강조하며 "저의 정치가 늘 지향했던 것은 권력이나 명예도 아닌 국민의 삶이었다"며 "경기도 혁신 행정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추 의원은 기자회견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경기도가 우리나라 산업의 중심지이자 맏형 역할을 해내려면 강한 실천형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정치에서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성과로 증명하고 개혁과 혁신에 앞장서 왔던 것이 저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AI 행정 혁신·기본소득 등 추진"…경기도 4대 비전 제시
이날 추 의원은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며 ▲강한 성장 ▲공정 경기 ▲AI 행정 혁신 ▲따뜻한 경기도 등 네 가지 비전도 제시했다.
그는 "청년이 꿈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경기, 부모가 돌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경기, 어르신이 존엄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경기도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바이오·미래 모빌리티·문화콘텐츠 산업을 육성해 경기도를 대한민국 혁신 산업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밝히며, 이를 통해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경기도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또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 원칙을 바탕으로 규제 지역에 대한 합당한 대책을 마련하고, 지역화폐와 맞춤형 지원 정책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AI 기술을 활용해 교통구조를 개선하고, 복지와 지원이 필요한 도민에게 먼저 찾아가며, 안전과 재난 대응 개선으로 안전한 경기도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임신에서 육아, 청소년기를 거쳐 사회 진출, 노후까지 이어지는 생애주기 맞춤형 돌봄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외에도 ▲읍면동마다 생활권 통합돌봄센터 설치 ▲도민 모두에게 성과금과 노후 안정을 위한 추미애표 경기도형 기본소득 추진 ▲안심주택 공급 확대 등을 통해 돌봄과 주거 정책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GTX·JTX 조기 완공으로 교통 혁명 완성…'15분 생활도시' 구축"
추 의원은 경기도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해 GTX와 JTX(광역급행철도) 조기 완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출퇴근의 고통을 끝내고 '이동의 자유'를 선포하겠다"며 "경기도 전역을 하나의 거대한 메가시티로 연결하는 교통 혁명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또 "집에서 15분 안에 교통·병원·학교·문화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15분 생활도시'를 만들겠다"며 "행정 절차 때문에 여러 번 방문하지 않아도 되는 원스톱 행정 체계도 구축하겠다"고 했다.
이 밖에도 어르신 난청 조기검사와 보청기 지원 확대, 공공기관 '난청존' 도입 등 고령층 복지 정책도 제시했다.
추 의원은 "보도블록 하나, 신호등 하나까지도 세계 어느 도시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품격 있는 경기도를 만들겠다"며 "도민의 삶이 바뀔 때까지 '당당한 경기도'를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추 의원은 '중도 확장성이 낮다는 평가가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강한 추진력과 개혁 성향이 법사위원장을 맡으면서 부각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어려웠던 시기에도 서울과 광명에서 6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지지층뿐 아니라 중도층의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중도층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는 곧 증명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경기도민과 직접 호흡하면 그런 평가는 눈 녹듯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구상은 지나간 얘기"…'5극3특' 언급하며 분도론 선 그어
추 의원은 국회에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한 데 이어 수원 경기도의회에서 2차 회견을 열었다. 이곳에서 추 의원은 질의응답을 가지며 경기 북부·남부 분도 논의에 대해 "이미 지나간 주제"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추 의원은 "북부와 남부를 분도하겠다는 의견도 한동안 있었지만, 지금은 행정 통합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5극 3특 체제'로 방향이 전환되는 것에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며 "분도 방안은 이미 지나간 주제"라고 일축했다.
이어 "지역의 많은 행정 통합뿐만 아니라 자체 경쟁력을 길러내는 시대로 진입했다"며 "소외된 북부에 맞춤형 산업 정책을 입혀 소득 격차를 해소하고, 북부와 남부의 장점을 상호 보완 체제로 만드는 방안을 찾는 것이 오히려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경기 북부·남부 분도를 골자로 하는 '경기북부 특별자치도(경기북도) 설치'는 2022년 지방선거 당시 후보였던 김동연 경기지사의 공약이자 취임 후 역점 과제였다.
취임 후 김 지사는 경기북도 설치를 추진하기 위해 경기북부특별자치도추진단을 설치하고 경기북도 명칭 공모전을 진행하는 등 제도 도입을 준비해왔다.
그러나 특별자치도 설치에는 국회 입법이 필요한 데다 정부 차원의 정책 방향과도 맞물려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정부가 국가 균형발전 전략으로 '5극 3특 체제'를 강조하면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논의는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5극 3특'은 수도권과 충청권, 호남권, 대구·경북권, 동남권 등 5대 초광역권을 중심으로 국가 경쟁력을 키우고, 제주특별자치도·강원특별자치도·전북특별자치도 등 3개 특별자치도를 육성하는 국가 발전 전략이다.
이 같은 구상은 권역을 통합해 초광역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경기도를 북부와 남부로 나누는 분도 방식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구상과는 정책 방향이 상충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정책 기조 변화로 인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논의가 당분간 추진력을 얻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5파전된 민주당 경기지사 경선, 21일 권리당원 투표로 3명 추려져
한편 김동연 경기지사도 이날 6·3 지방선거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따라서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경선은 추 의원과 김 지사를 비롯해 권칠승·한준호 의원, 양기대 전 의원까지 5파전 구도로 치러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15일 중앙당사에서 예비후보 5명의 합동연설회를 열고, 19일엔 JTBC에서 합동 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21~22일 권리당원 100% 투표로 예비경선을 실시해 후보를 3명으로 추린 뒤 다음 달 5~7일 본경선을 치른다. 본경선은 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를 각각 50%씩 반영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결선 투표로 최종 후보가 결정된다.
"법사위원장 당장 물러나진 않아"
한편 추 의원은 이날 회견을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법사위원장직 사퇴 여부에 대해서 "지금 검찰개혁과 관련한 정부안이 확정돼서 비로소 많은 국민이 쟁점이 무엇인지 의견을 주시는 상황"이라며 "여러 의견들을 모아서 입법적으로 잘 뒷받침하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제 노력을 다 경주할 생각이며 제가 출마 선언을 한다고 해서 법사위원장직과 결부돼 있다고 생각 안 해도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전반기 국회 잔여임기를 수행하는 것"이라며 "5월 하순이면 전반기 국회가 끝나고, 그 앞에 만약 (당내 최종) 후보로 등록하게 되면 저절로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추미애 의원은 대구에서 태어나 한양대학교 법대를 졸업했다.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0년간 판사로 재직했다.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해 최초의 여성 판사 출신 국회의원이 됐다. 이후 6선(15·16·18·19·20·22대)으로 연임하며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다선 여성 국회의원이 되었다.
2016년엔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지냈고, 2020년 문재인 정부에서는 법무부 장관을 역임했다. 법무부 장관 재임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과 검찰개혁 및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문제를 두고 대립각을 세웠다. 현재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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