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찬희 기자
1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인천∼두바이 노선 결항 기간을 오는 28일까지 늘리기로 했다. 당초 결항 기간은 오는 15일까지였지만, 중동 지역 긴장으로 두바이 공항 당국이 운항 금지 조치를 연장하면서 2주 더 이어지게 됐다. 향후 운항 재개 여부는 현지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두바이로 향하려던 항공 이용객들의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두바이는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환승 허브'로 통하는데, 영공 폐쇄로 운항이 막히면서 다른 경로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 여파로 전체적인 여객 수요도 위축되는 흐름이다.
대한항공이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이 노선을 운항하던 만큼 매출 손실도 예상된다. 하루에 1편, 주 7회 운항한 항공편이 올 스톱되면서 여객 감소와 환불 비용 등이 발생해 단기적인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항 기간이 장기화할 경우, 회사의 실적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근심도 깊어지기는 마찬가지다. 일부 국가가 영공을 폐쇄하면서 기존 항공 노선의 이용이 제한되고 있어서다. 더 먼 거리를 돌아가는 '우회 항로'를 택할 수밖에 없어, 비행시간과 연료비가 늘어나고 있다.
이미 국내 항공사들은 고유가·고환율이 지속되면서 어깨가 무거워진 상태다. 이들은 전체 영업비용의 약 20~30%를 유류비로 사용하는 데다가, 주요 비용 대부분을 달러로 결제하는 구조여서 유가와 환율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실제 이날 국제유가는 장중 100달러를 돌파했으며, 원·달러 환율도 1480원대의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항공권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제 항공사들은 이미 요금 조정에 나선 상황이다. 북유럽 항공사인 스칸디나비아항공(SAS)은 항공유 가격 상승을 이유로 단가 요금을 조정했다. 에어뉴질랜드도 단거리와 장거리 노선 모두 인상했고, 홍콩항공은 이날부터 유류할증료를 최대 35.2% 올렸다.
국내 항공사들도 요금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등 주요 항공사들은 다음 달부터 6600원이었던 유류할증료를 7700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국제선도 3월 발권분부터 인상된 상태다. 유류할증료는 항공사가 유가 상승에 따라 연료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기본 운임에 추가로 부과하는 요금이다.
결국 출국을 계획 중인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특히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해외여행을 고려하는 이들 사이에서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가격 인상을 예상해 항공권을 미리 구매하는 이른바 '사재기' 현상이 나타날 우려도 제기된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날 국토교통부와 국적 항공사 관계자들은 유가 상승으로 인한 항공권 가격 인상 최소화를 위해 리스크 점검 회의를 열기로 했다. 항공유 가격 상승이 소비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쟁이 언제 종결될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항공 이용객들의 가격 부담이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속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더욱이 항공업계는 비수기에 접어들고 여객 수요가 줄고 있어 유류할증료 인상만으로 실적 방어를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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