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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 활동 방해 등 화재 안전 관련 범죄를 수사하는 소방 특별사법경찰(특사경)과 경찰 간 수사 범위를 둘러싼 제도정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범죄 수사가 서로 다른 기관에서 이뤄지는 구조인 만큼 현장에서는 역할 조정과 협력 체계를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화재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봄철, 화재 안전수사 인력배치 체계까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행정법과 119구조·구급법·소방시설법 위반 등으로 검찰에 송치한 사건은 최근 3년간 2023년 17건, 2024년 35건, 2025년 16건으로 집계됐다. 소방 특사경이 화재 안전 관련 범죄를 직접 수사하는 사례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지만, 사건 성격에 따라 경찰 수사와 경계가 겹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소방 특사경은 소방시설법과 위험물안전관리법 등 화재 안전 관련 법 위반 행위를 직접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소방 공무원이다. 비상구 폐쇄나 소방시설 관리 위반, 위험물 불법 취급 등 화재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수 있다.
문제는 사건의 성격에 따라 소방 특사경의 역할이 경찰 수사와 겹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소방 활동을 방해한 행위에 대한 수사는 소방 특사경의 권한이지만, 현장에서 폭행 등 형법상 범죄가 발생할 경우 경찰 수사로 이어지게 된다. 구조나 구급 과정에서 발생한 행위가 단순 방해인지, 폭행 등 형사 범죄에 해당하는지 판단이 어려운 사례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또 건물 화재 사건의 경우 안전관리 위반 여부는 소방 특사경이 수사하지만, 업무상 과실이나 보험 사기 등이 의심될 경우 경찰 수사가 동시에 진행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사건 초기 단계에서 어느 기관이 수사를 주도할지 판단이 쉽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화재 안전 범죄 대응을 위해 기관 간 협력 체계를 보다 정교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수사 범위와 역할을 명확히 정리하고 정보 공유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순환보직과 겸직 중심의 현행 구조에서는 수사 전문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담 조직을 위한 인사 제도와 교육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채진 목원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소방 특사경과 경찰은 법적으로 직무 범위가 구분돼 있지만 체포나 구금 등 강제 수사가 필요한 경우 경찰의 협조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다"며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업무 영역은 명확히 하되 협력과 정보 공유가 가능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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