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사법3법' 재판소원·법왜곡죄·대법관증원 오늘 공포…사법체계 대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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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사법3법' 재판소원·법왜곡죄·대법관증원 오늘 공포…사법체계 대변화

폴리뉴스 2026-03-12 15:58:12 신고

'사법개혁 3법'이 12일 0시 전자 관보를 통해 정식 공포됐다 [사진=연합뉴스]
'사법개혁 3법'이 12일 0시 전자 관보를 통해 정식 공포됐다 [사진=연합뉴스]

법왜곡죄와 재판소원제 도입, 대법관 증원을 뼈대로 하는 이른바 '사법개혁 3법'이 12일 0시 전자 관보를 통해 정식 공포됐다.

'최종심'인 대법원의 판결을 헌법재판소에서 다툴 수 있고, 고의적으로 법을 왜곡해 적용한 판·검사는 처벌받게 된다. 또 현재 14명인 대법관 수가 2028년부터 3년에 걸쳐 매년 4명씩 26명까지 늘어나는 등 사법 체계가 대대적 변화를 맞았다. 

대법원 확정판결, 헌재가 재판단 가능해져

헌재, 재판소원 연 1만 건 이상 예상…"4심제 부작용 없게 대비"

재판소원 1호, 시리아국적 외국인 '강제퇴거 취소소송 판결'

앞으로는 확정된 재판이 ▲ 헌재 결정에 반하거나 ▲ 헌법·법률이 정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거나 ▲ 헌법·법률을 명백히 위반해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재판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 청구할 수 있다.

헌재는 심리를 거쳐 법원의 재판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한 경우 해당 재판을 취소하고, 법원은 헌재의 결정 취지에 따라 다시 재판해야 한다.

법원의 재판 역시 사법권의 행사로 공권력의 일종이므로 입법권, 행정권 행사와 마찬가지로 헌법소원 심판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게 입법 취지다.

이에 재판소원이 사실상 '4심제'에 해당해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정한 우리 헌법 체계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헌재는 "법원은 법률심, 헌재는 헌법심"이라는 입장이다.

손인혁 헌재 사무처장은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른바 '4심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손 처장은 "헌법소원은 공권력으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입법·행정·사법 국가권력이 헌법의 궤도를 벗어나지 않도록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했다"며 "그러나 가장 밀접한 영향을 끼치는 법원 재판에 대해서는 감시가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법원과 헌재의 효율적 협업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원 심급제도는 보다 신중하고, 재판소원은 보다 촘촘한 기본권 보장 체계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헌재는 재판소원 접수 건수가 연간 1만~1만 5000건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상당수는 각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손 처장은 "헌재는 법원이 한 법률 적용, 사실관계를 들여다보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며 "헌법적 중요성이 있거나 권한을 판단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도록 재판소원 제도를 운용해 지체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판소원 사건 전담 파견 심사부도 꾸렸다. 심사부는 법조 경력 15년 이상의 헌재 연구관 8명으로 구성됐다.

사무처 차원의 행정 준비도 진행 중이다. 헌재는 지난주 10여명 규모의 행정준비단을 발족해 재판소원 제도 운용에 대비한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절차적으로는 헌재 실행 규칙과 배당 내규 등 즉시 개정이 필요한 규정을 우선 정비하고 있다. 재판소원 사건의 기재 사항과 첨부 서류 등을 추가한 헌재 심판 규칙 개정도 법안 공포 시점에 맞춰 시행될 예정이다.

재판소원 1호 사건은 시리아 국적의 외국인이 강제퇴거명령 취소소송 관련 판결을 취소해달라며 낸 헌법소원이다. 청구인은 시리아 국적 외국인으로, 출입국 당국의 강제퇴거명령과 보호명령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이 법원에서 최종 기각된 데 불복해 재판소원을 청구했다.

법왜곡 판사 처벌 가능해져

'李 공직선거법 파기환송' 조희대 대법원장 피고발

법왜곡죄는 형사법관, 검사 또는 수사에 관한 직무를 수행하는 자가 타인에게 위법 또는 부당하게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법을 왜곡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법왜곡 행위는 ▲ 법령의 적용 요건이 충족되지 않음을 알면서도 적용하거나, 적용돼야 할 법령임을 알면서도 적용하지 않아 의도적으로 재판·수사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 ▲ 증거를 인멸, 은닉, 위조·변조하거나 위조·변조된 증거를 사용한 경우 ▲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하거나, 적법한 증거가 존재하지 않음을 알면서도 범죄사실을 인정한 경우 해당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법왜곡이 의심되는 법관 등을 수사기관에 고소·고발할 수 있다. 수사 결과 특정 법관이 고의로 법을 왜곡했다고 판단해 재판에 넘기면 다른 법관이 해당 법관의 법왜곡 여부를 살피게 된다.

여권에선 법왜곡죄 도입으로 법관이나 검사가 임의로 법리를 왜곡해 판결·수사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법조계 안팎에선 사법 3법 중에서도 법왜곡죄에 대한 부작용 우려가 강하게 제기됐다.

재판 업무에선 법관에게 사실인정에 대한 폭넓은 재량권이 주어지는데, 그 본질적 특성상 어디까지 법왜곡 행위로 볼 것인지 판별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다. 내심의 의사를 추측해 '의도'를 판단한다는 것도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자칫 자의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관이 고소·고발, 형사 처벌을 우려해 기존 선례에 따르는 안전한 선택을 하도록 만들고, 결국 새로운 시대상을 반영한 전향적 판결을 내놓기도 어려워질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 환송을 결정한 것을 두고 조희대 대법원장이 경찰에 고발됐다.

이병철 법무법인 아이에이 변호사는 지난 2일 형법 123조의 2('법왜곡죄')에 따라 조 대법원장과 박영재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을 처벌해달라는 취지의 고발장을 경찰청에 제출했다. 이 변호사는 "법 시행에 따라 즉시 수사에 나서줄 것을 대비해 선제적으로 제출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피의자 조희대 등은 형사 사건의 재판에 관여하는 법관이 타인(이재명 대통령)에게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재판 중인 형사 사건에 관여해 적용돼야 할 법령(서면주의)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적용하지 않아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며 "징역 10년 이하의 중범죄를 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대법원장 등이 7만여쪽에 달하는 재판 기록을 서면으로 충실히 검토해야 했으나 그렇지 않아 위법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대법관 14명→26명…소부·전원합의체 구성 재조정 필요

대법관 증원법은 현재 14명인 대법관 수를 26명으로 늘리는 내용이다. 2년 후인 2028년 3월부터 3년간 매년 4명씩 순차적으로 증원한다.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해 앞으로 모든 대통령은 임기 내 21∼22명의 대법관을 임명한다.

대법관 수는 박정희·전두환 정권 시기 여러 차례 조정되다가 1987년 개헌 이후 14명으로 정해졌다.

2005년 법원행정처장을 대법관이 아닌 정무직 공무원이 맡도록 해 일시적으로 13명으로 줄었다가 2년 만에 14명으로 돌아온 뒤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당시 대법관이 아닌 법원장급 고위 법관이 맡자 오히려 정치권이 소통에 불편을 느끼고 국회에 대응하는 대법관급 처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복원됐다.

이번 개편은 대법관 증원으로 상고심 적체를 해소하자는 게 입법 취지다. 현재 대법관 1인당 연간 평균 3천478건을 처리하는데, 사건 부담을 줄이면 사건 처리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법 자원이 한정된 현실에서 대법관을 대폭 늘리면 하급심 약화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대법관 업무를 보조하는 법관 재판연구관(현재 총 101명)도 대법관 증원에 따라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법적 분쟁에서 사실관계를 다루고 판단하는 1, 2심에 투입될 판사가 줄어든다는 것으로, 소송의 신속한 해결을 바라는 국민의 불편이 초래될 수 있는 지점이다.

작년 판사정원법 개정으로 2024년 3천214명이던 법관 정원은 5년간 370명 늘어 2029년 3천584명이 된다. 충원되는 법관은 1심에 집중 배치한다는 게 조희대 사법부의 목표였으나 상당수가 대법원 인력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재판 업무에 대한 대대적 조정도 필요하다.

현재 대부분 사건이 대법관 4인으로 구성된 소부(3개)에서 심리되지만 파급 효과가 큰 중요 사건은 대법관 13명(법원행정처장 제외)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에서 다뤄진다.

대법관 수가 3년간 4명씩 12명 증가하므로 소부 수를 3년에 걸쳐 1개씩 늘려 총 6개로 만드는 방안이 예상된다.

전합 기능을 어떻게 유지할지도 논란거리다. 전합은 대법관 전원이 설득과 토론을 거쳐 새로운 사회적 갈등과 분쟁 해결의 기준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구성원이 증가할수록 설득과 토론이 어려워지고 결국 '다수결 기구'로 전락하면 대법원 본연의 기능을 잃게 된다는 우려가 사법부 안팎에서 나왔다.

지난해 활동한 민주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는 '13명 규모의 연합부 2개·전원합의체 1개' 구상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방식을 적용할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설계할지는 법원이 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처럼 연합부 2개를 각각 민·형사로 나눠 운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다만 독일은 우리 대법원과 구조가 많이 다르다.

"사법부 우려 반영 안 돼"…전국법원장, 1박2일 후속조치 논의

전국 법원장들이 12일부터 이틀간 '사법 3법' 시행에 따른 후속 조치를 논의한다.

이번 정기 전국 법원장 회의 간담회 안건은 ▲ 사법제도 개편에 대한 후속 조치 방안 ▲ 법왜곡죄에 따른 형사법관 지원 방안 ▲ 대국민 사법 서비스 접근성 제고를 위한 인공지능(AI) 개발의 필요성과 단계적 추진 과제다.

총 3가지 안건 중에 사법 3법과 관련한 2가지를 이날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국 법원장들은 지난달 25일 긴급히 임시 법원장회의를 열어 "사법부의 우려 표명에도 공론화와 숙의 없이 본회의에 부의된 현 상황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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