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이 꿈에 그리던 전세기를 타고 미국 마이애미에 도착했다. 1~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환희와 영광의 순간을 이끌었던 '국민 감독'은 한국 야구가 다시 한번 감동 스토리를 전할 것으로 기대한다.
김인식 전 야구대표팀 감독은 2006년 WBC 4강, 2009년 WBC 준우승 신화를 이끈 사령탑이다. "국가가 있어야 야구도 있다" "위대한 도전을 해보겠다"는 출사표로 국민의 마음을 울린 그는 두 대회를 통해 '국민 감독'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2015에는 프리미어12 초대 우승까지 이끌었다.
김인식 감독은 "이번 WBC 대표팀의 전력이 굉장히 좋아 보인다. 2017년, 2023년 대회보다 낫다"면서 "기적의 8강 진출을 이뤘는데, 운도 따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공격력이 일본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를 제외하면 일본에 위협적인 타자가 보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관건은 역시 마운드다. 김인식 감독은 "도미니카공화국과 베네수엘라 모두 공격력이 뛰어나지만, 우리 투수진이 조금 받쳐주면 해볼 만하다"고 기대했다. C조 2위 한국은 오는 14일 오전 7시 30분 D조 1위와 맞붙는다. 12일 D조 1위 자리를 놓고 격돌하는 도미니카공화국-베네수엘라전에서 승리 팀은 한국, 패배 팀은 일본(C조 1위)과 만난다.
도미니카공화국과 베네수엘라 타선은 강속구 투수에 익숙하다. 그래서 변화구 위주의 정교한 피칭이 이들을 상대하는 데 효과적일 거라고 김인식 감독은 전망했다. 그는 "2006년에는 박찬호·김병현·구대성·서재응, 2009년에는 윤석민·봉중근·정현욱이 활약했다. 현재 대표팀 투수들보다 제구가 뛰어났다"며 "스피드에 너무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 제구력, 변화구 구사, 경기 운영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칭스태프의 역할도 중요하게 꼽았다. 김인식 감독은 "결국 벤치의 마운드 운용이 가장 중요하다. 길게 던지거나 짧게 던질 투수를 빨리 파악해 순간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며 "예를 들어 8회 상대 타순이 강하다면, 우리도 가장 강한 투수를 (9회가 아닌) 8회에 투입하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안타를 맞았다고 투수를 무조건 바꾸기보다 '이 타자는 누가 상대해도 맞는다'고 판단되면 투수를 더 끌고 갈 필요가 있다. 반대로 잘 던지던 투수도 상대 타순을 고려해 과감하게 바꿀 줄도 알아야 한다"며 "이렇게 말해도 (실행하기는) 정말 어려운 거다. 감독이 경기에 몰입할 때 (마운드 운영을 도울) 투수 코치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2006년과 2009년 WBC에서 한국이 세계적인 강호와 어깨를 나란히 할 거라고 예측한 이는 거의 없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김인식 감독은 "단판 승부에선 분위기가 크게 좌우한다. 우리가 기적 같은 호주전(C조 최종전) 승리로 8강에 가면서 분위기가 급상승하지 않았나"라며 "투수진만 버텨주면 의외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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