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C조 경기가 열린 일본 도쿄돔은 '타자 친화적'이었다. 가압 송풍 팬이 돔 내부로 공기를 밀어 넣어 상승 기류가 형성되는 구조적 특성이 더해지면서 총 10경기에서 홈런 27개가 터져 나왔다. 반면 한국 야구대표팀이 2라운드 일정을 치를 미국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는 분위기가 크게 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17년 만에 WBC 2라운드 진출에 성공한 야구대표팀은 오는 14일 D조 1위와 8강 진출을 놓고 단판 승부를 벌인다. 현재 D조에서는 도미니카공화국과 베네수엘라가 나란히 3승을 기록하며 공동 선두에 올라 있다. 두 팀은 12일 맞대결을 치르며, 이 경기에서 승리하는 팀이 한국의 8강 상대가 된다.
개폐형 돔구장인 론디포 파크는 도쿄돔과 달리 '투수 친화적'인 구장으로 평가받는다. 메이저리그(MLB)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2025시즌 론디포 파크의 종합 파크팩터는 97로, MLB 30개 구장 가운데 23위에 해당했다. 파크팩터는 100을 기준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타자 친화적, 낮을수록 투수 친화적인 구장을 의미한다.
특히 홈런 파크팩터는 84로 25위(1위 다저스타디움·137)에 그쳤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홈구장이자 MLB에서 대표적인 투수 친화적 구장으로 꼽히는 오라클 파크가 26위라는 점을 고려하면, 론디포 파크 역시 장타가 쉽게 나오지 않는 환경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홈플레이트에서 중앙 펜스까지의 거리가 400피트(122m), 우중간이 387피트(118m)로 깊다. 구단은 타자 친화적인 요소를 강화하기 위해 2016년과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홈플레이트와 외야 펜스 사이 거리, 펜스 높이 등을 조정했지만 기대만큼의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론디포 파크는 2024년 9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6타수 6안타(3홈런) 10타점의 '원맨쇼'를 펼치며 MLB 사상 첫 50홈런–50도루를 달성한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다만 전반적인 구장 특성을 고려하면 야구대표팀이 조별리그에서 보여준 타격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결국 장타보다는 정교한 타격과 기동력, 그리고 안정적인 마운드 운영이 8강 승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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