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소원 도입과 법왜곡죄 신설, 대법관 증원을 담은 이른바 ‘사법개혁 3법’이 오는 12일 공포되면서 대한민국 사법제도가 새로운 단계에 들어선다. 1987년 헌법 체제 이후 약 40년간 유지돼 온 사법 구조에 헌법적 통제와 책임성을 강화하는 장치가 추가되는 것이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부는 개정 형법, 개정 헌법재판소법, 개정 법원조직법을 익일 자 전자관보에 게재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법왜곡죄와 재판소원 제도는 공포 즉시 시행되고, 대법관 증원은 공포 후 2년이 지난 뒤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이번 제도 개편의 핵심은 재판소원 제도 도입이다. 그동안 헌법소원 심판 대상에서 제외돼 있던 ‘법원의 재판’이 헌법재판소 심사 범위에 포함된다. 법원의 확정 판결이라도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판단될 경우 헌재가 이를 취소하고 다시 재판하도록 할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를 두고 사법 절차 전반에 헌법적 기준을 보다 직접적으로 적용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판 과정에서 기본권 보호의 기준이 한층 정교해지고, 헌법 가치가 실제 재판 운영에 보다 깊이 반영될 것이라는 평가다.
헌법재판소도 제도 시행에 맞춰 준비를 진행해 왔다. 헌재는 재판소원 접수를 위한 전자헌법재판센터 시스템을 구축하고 사건 심사를 담당할 전담 심사 조직을 구성했다. 사건 초기 단계에서 적법 요건을 정밀하게 검토하는 구조를 마련해 제도의 안정적인 정착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형사 사법 분야에서는 법왜곡죄 도입이 사법 책임성을 높이는 장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형사 재판에 관여한 판사, 검사, 수사기관 관계자가 타인에게 위법하거나 부당한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법을 왜곡할 경우 형사 처벌을 받도록 한 조항이다.
이 제도는 사법권 행사 과정에서 법률 적용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강화하는 장치로 평가된다. 수사와 재판 과정 전반에서 법률 해석과 적용이 헌법적 가치와 절차적 정의에 더욱 충실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대법관 증원도 사법 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현재 14명인 대법관 수는 2028년 3월부터 3년에 걸쳐 매년 4명씩 늘어나 26명 체제로 확대된다. 상고심 사건 적체를 완화하고 대법원의 심리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대법원은 제도 시행에 대비해 전국 법원장 간담회를 열어 후속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법원행정처는 재판소원 도입에 따른 절차 변화와 법왜곡죄 적용 가능성 등을 검토하며 제도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내부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법개혁이 국민 기본권 보호 체계를 한층 촘촘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판 결과에 대한 헌법적 통제, 사법 책임성 강화, 대법원 심리 역량 확대가 동시에 추진되면서 사법 제도의 신뢰성과 접근성이 함께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익일부터 시행되는 사법 3법은 단순한 법률 개정에 그치지 않는다. 헌법 가치가 재판과 수사, 사법 운영 전반에 보다 직접적으로 작동하는 구조로 사법 질서가 한 단계 진화하는 출발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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