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가 1000만 관객을 넘어서면서 작품의 배경이 된 강원도 영월의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
단종의 폐위 이후 유배 생활과 죽음을 다룬 ‘왕사남’은 어린 왕과 강원도 영월군 산골 마을 광천골 사람들의 관계를 소탈하게 그려낸다. 궁궐을 떠난 어린 왕과 산골 사람들의 삶을 담담하게 담아내며 관객에게 웃음과 여운을 남겼다.
영화의 인기와 함께 촬영지이자 단종의 유배지로 알려진 청령포를 찾는 관광객도 크게 늘었다. 설 연휴 기간 청령포를 찾은 방문객은 1만 명을 넘어섰다. 직전 해 같은 기간 약 2000명 수준이었던 방문객과 비교하면 다섯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영월을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영화 속에 등장한 음식에도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광천골 사람들이 단종을 위해 정성껏 차려 가져다준 밥상 위 반찬 가운데 하나가 바로 '어수리나물'이다. 산에서 얻은 재료로 만든 소박한 반찬이지만 영월 지역에서는 오래전부터 밥상에 올라온 산채 음식이다.
◆ 임금 수라상에도 올랐던 산나물, 어수리
어수리나물은 이름 그대로 ‘임금 수라상에 오르는 나물’이라는 뜻을 지닌다. 봄이 깊어지는 3월 중순부터 산에서 올라오기 시작해 5월까지 채취할 수 있고 늦으면 6월 초까지도 볼 수 있다. 청령포 안에도 어수리 군락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접근이 쉬웠던 덕분에 단종이 영월에서 유배 생활을 시작했던 시기 밥상에도 올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화에서도 단종의 밥상 한쪽에 놓인 반찬으로 등장한다.
어수리는 늦봄 산에서 채취하는 향나물이다. 쌉싸름하면서 달큰한 맛이 함께 느껴지고 줄기는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이 특징이다. 향은 미나리와 비슷하지만 조금 더 은은하게 남는다. 그래서 나물무침, 쌈, 솥밥 등 여러 방식으로 먹는다.
영월 지역 일부 식당에서는 어수리를 활용한 ‘단종밥상’ 메뉴도 볼 수 있다. 어수리나물을 밥에 넣어 함께 익히는 솥밥 형태로 먹는 방식이다. 산나물 향이 밥에 스며들어 담백하면서 향긋한 풍미가 살아난다. 향이 좋은 산채 재료로 알려져 취나물과 참나물과 함께 대표 향나물로 꼽힌다.
어수리에는 몸에 도움 되는 성분도 풍부하게 들어 있다. 어린 싹에는 쿠마린 성분이 많다. 이 성분이 어수리 특유의 향을 만든다. 밥이나 나물 요리에 넣으면 쌉싸름하면서 달큰한 풍미를 더한다.
잎에는 사포닌과 폴리페놀 성분이 풍부하다. 이런 성분은 혈관 속 노폐물이 쌓이는 흐름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혈관 질환 예방에도 도움을 주는 산나물로 전해진다. 또한 어수리 뿌리에는 만성 염증을 완화하고 골다공증 예방을 돕는 성분이 들어 있어 산나물 가운데서도 건강식 재료로 많이 활용된다.
◆ 집에서도 쉽게 만드는 어수리나물무침
어수리나물은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산나물이라 조리 과정이 단순한 편이 좋다. 양념을 많이 넣기보다 나물 향을 살리는 방향으로 무치는 것이 맛을 살리는 방법이다. 데치는 시간만 잘 맞추면 집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먼저 냄비에 물을 넉넉하게 붓고 끓인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소금을 한 꼬집 넣는다. 손질한 어수리나물을 넣고 약 40초에서 1분 정도만 데친다. 줄기가 살짝 부드러워질 정도면 충분하다.
데친 나물은 바로 찬물에 넣어 두세 번 헹군다. 이렇게 하면 나물 색이 선명하게 살아 있고 풋내도 줄어든다. 이후 물기를 단단히 짠 뒤 먹기 좋은 길이로 손으로 가볍게 정리한다.
양념은 고추장만 쓰기보다 된장을 조금 더하면 감칠맛이 더 살아난다. 볼에 고추장 한 스푼, 된장 반 스푼, 국간장 한 스푼, 다진 마늘 반 스푼, 참기름 한 스푼을 넣어 섞는다. 여기에 깨가루를 넉넉히 넣으면 고소한 향이 더해진다.
준비한 어수리나물을 넣고 손으로 가볍게 버무린다. 나물을 세게 누르듯이 무치면 식감이 떨어질 수 있어 살살 섞는 것이 좋다. 마지막에 간을 보고 싱거우면 소금을 약간 더한다.
완성된 어수리나물무침은 따뜻한 밥과 잘 어울린다. 산나물 특유의 쌉싸름한 향이 입맛을 살려 밥반찬으로 먹기 좋다. 봄철 제철 어수리를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산채 반찬이다.
<어수리나물무침 레시피 총정리>어수리나물무침>
■ 요리 재료
→ 어수리나물 한 줌(약 200g), 고추장 1스푼, 된장 1/2스푼, 국간장 1스푼, 다진 마늘 1/2스푼, 참기름 1스푼, 깨가루 1스푼, 소금 약간
■ 레시피
1. 냄비에 물을 넉넉히 끓이고 소금을 한 꼬집 넣는다.
2. 어수리나물 한 줌(약 200g)을 넣어 약 40초~1분 정도 데친다.
3. 데친 나물을 찬물에 2~3번 헹군 뒤 물기를 단단히 짠다.
4. 나물을 먹기 좋은 길이로 정리해 볼에 담는다.
5. 고추장 1스푼, 된장 1/2스푼, 국간장 1스푼, 다진 마늘 1/2스푼, 참기름 1스푼, 깨가루 1스푼을 넣어 양념을 만든다.
6. 나물과 양념을 넣어 손으로 가볍게 버무린다.
7. 간을 보고 부족하면 소금을 약간 넣어 마무리한다.
■ 요리 꿀팁
어수리는 오래 데치면 향이 약해지고 식감이 물러진다. 1분 안쪽으로 짧게 데치는 편이 좋다. 찬물에 충분히 헹궈야 풋내가 줄어든다. 된장을 조금 넣으면 고추장만 사용할 때보다 감칠맛이 더 살아난다. 깨가루는 마지막에 추가로 뿌리면 고소한 향이 더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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