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혼, 가족구성원 충분한 논의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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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혼, 가족구성원 충분한 논의 있어야

경기일보 2026-03-11 19:17:1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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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집 걸러 이혼이다’라는 말이 낯설지 않다.

 

2024년 기준 혼인 건수 22만2천건, 이혼 건수 9만1천건으로 단순 비교하면 약 41% 수준이다. 수치만 보면 이혼은 이제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비교적 흔하게 접하는 가족 변화의 한 형태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 이혼과 재혼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상담 현장에서 만나 보면 상황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혼 과정을 돌아보는 시간에서 많은 성인이 눈물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관계가 끝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자기 삶의 의미와 관계의 실패, 책임과 상처를 다시 마주하는 심리적 과정이다. 가족 체계의 변화를 스스로 납득하고 수용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 과정은 성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이혼·재혼 가정에서 성장하는 자녀들 역시 부모의 이혼 사실을 반복적으로 체감하게 되는 순간을 경험한다. 생일, 졸업식 같은 기념일이나 명절은 이러한 감정을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누구와 시간을 보내고 있든 다른 한쪽 부모를 떠올려야 하는 상황이 자연스럽게 발생해 자녀들에게 미묘한 긴장을 만든다. 자녀들의 마음에는 반가움과 미안함, 안도감, 서운함 같은 서로 다른 감정이 동시에 존재한다. 이러한 감정은 단순히 일시적 반응이 아니라 인간관계를 바라보는 방식과 애착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상담 과정에서 보면 어떤 아이는 상처를 최소화하기 위해 스스로를 지나치게 독립적인 사람처럼 보이게 하거나 친밀한 관계 자체를 냉소적으로 평가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이는 무관심이나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에 있어 선택의 상황에 놓이고 싶지 않은 심리적 방어일 가능성이 크다. 시간이 많이 지나 겉으로는 안정된 일상을 보내고 있더라도 마음속에는 관계의 균형을 고민하는 복잡한 감정이 오랜 시간 부담을 주고 일상에서 자기 본분을 다하는 데 있어 집중을 방해할 만큼의 불편감을 갖게 한다.

 

또 이혼 가정의 자녀가 듣는 말 중에 “엄마 아빠는 헤어졌어도 너를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없어”라는 표현이다. 부모의 의도는 아이의 상실감을 줄이기 위함이겠지만 아이의 입장에서는 사랑이 변하지 않았다는 말과 달리 실제로는 함께 살지 않는 현실을 경험한다. 그 결과 아이들은 ‘누구의 편도 될 수 없지만 누군가의 편으로 보일 것 같은 상황’ 속에서 정체성과 소속감 사이의 심리적 긴장을 겪는다.

 

부부의 이별, 이혼은 가족 전체의 삶의 구조를 바꾸는 사건이다. 성인 남녀 두 사람의 선택이 아닌 자녀를 포함해 가족 구성원 모두의 동의로 결정돼야 한다. 그 과정에서 성인은 여러 질문과 마주해 보기 바란다. 나는 어떤 삶을 원했는가. 나는 관계를 지키기 위해 충분히 노력했는가. 지금의 선택이 나와 가족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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