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해운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이란 분쟁으로 인한 운송비 상승 부담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으로 전망했다.
덴마크의 해운 대기업인 '머스크'의 빈센트 클러크 CEO는 BBC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기존의 계약 방식상, 연료 가격이 오르거나 내릴 경우 그 변동분은 고객에게 전가된다"고 설명했다.
"즉 궁극적으로 (이번 사태로 인한) 가격 인상분은 우리 고객들에 전가될 것이고, 이는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입니다."
머스크는 컨테이너 해운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으로, 장난감이나 의류, 전자제품 등의 다양한 소비재가 해상을 통해 전 세계 각지로 운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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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러크 CEO는 중동 내 무역 항로를 복구하고자 미국, 이스라엘, 이란이 "어떠한 형태로든 합의"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서방 해군의 호위를 받아 이 지역 운송로를 재개하기보다는 그러한 합의가 더 나은 선택지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스라엘-미국과 이란 간 벌이고 있는 이번 전쟁으로 인해 주요 해상 운송로 2곳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며, 이로 인해 세계 경제도 큰 차질을 빚고 있다.
동시에 세계 최대 해운 기업들도 안전이 위협당하는 상황에서 홍해 항로 이용을 피하고 있다.
클러크 CEO는 "궁극적으로 우리는 항행의 자유가 보장되고 평화롭게 통항할 수 있던 시기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남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돌아 항해하면서 운항 시간이 길어지고, 여기에 유가도 상승하며 해운 비용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의 "가장 큰 관심사는 선원들 및 우리 자산의 안전"이라고 덧붙였다. 드론 공격의 위협이 여전히 심각하고, 양측 간 휴전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동료 선원들과 선박들을 위험한 곳으로 보내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UN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이번 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선원 최소 7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부상당했다.
아르세니오 도밍게스 IMO 사무총장은 지난 9일 IMO 위원회 연설에서 "이 선원들은 단지 자신이 맡은 일을 하고 있었을 뿐이다. 즉 상품과 에너지가 지속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국제 사회에 필수적인 역할이다. 그렇기에 이들은 광범위한 지정학적 긴장의 위협으로부터 더 잘 보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테메 모하지라니 이란 정부 대변인은 전쟁 중인 상황에서 국가는 호르무즈 해협을 포함한 "모든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며 이번 봉쇄를 정당화했다.
분쟁 이전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던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 측의 선박 공격 위협으로 인해 현재 사실상 폐쇄된 상태다.
클러크 CEO는 이번 BBC와의 인터뷰에서 "기존의 계약 방식상, 연료 가격이 오르거나 내릴 경우 그 변동분은 고객에게 전가된다. 결국 이러한 인상분은 우리 고객사와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10일 중국 교통운수부는 머스크를 비롯한 해운 기업 임원진을 불러 "국제 해운 운영"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란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운임 인상에 대해 항의하기 위한 자리로 알려졌다.
클러크 CEO에 따르면 국제 물류의 기본 단위인 20ft 컨테이너당 약 200달러(약 29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일부 운임이 15~20% 인상된다는 의미"다.
머스크의 경쟁사인 MSC와 파그로이드 역시 이란 전쟁과 관련한 운항 차질로 인해 운임을 인상한 상태다.
클러크 CEO는 이번 전쟁으로 인한 차질로 머스크사는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으며, 많은 고객들이 예상했던 시기에 정기적인 배송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수입 식량에 크게 의존하는 지역에서는 "극심한 혼란"을 야기한다고 경고했다.
즉 "식료품을 계속 실어"나르며 "슈퍼마켓의 진열대가 비지 않도록" 유지하는 데 물류 측면에서 매우 어렵다는 설명이다.
제품 부족을 우려해야 하냐는 질문에 그는 육로와 트럭 운송 등 "놀라운 대체 수단"이 활약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육로로는 해상만큼 많은 물량을 운송하기 어렵다.
클러크 CEO는 생필품 운송은 당분간 괜찮겠지만, 석유화학 제품과 같은 많은 수출품은 "한동안 뒷순위로 밀려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여러 정부는 유조선 호위를 위한 해군 투입을 통해 이 지역 해로 운항을 재개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클러크 CEO는 "효과적인" 호위가 이루어진다면 선박 운항에 "최소한 숨통은 트이겠지만", 자신은 직원들을 위험에 빠뜨릴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 차원의 유조선 호위는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호재로 작용하고, 세계 경제에도 어느 정도 안도감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을 성공적으로 호위했다고 SNS에서 밝힌 이후 유가는 급락했다.
그러나 해당 게시물이 삭제되고, 백악관이 호위를 받아 해협을 빠져나온 유조선은 없었다고 발표하자 유가는 다시 상승했다.
한편 머스크를 포함한 주요 해운사들이 홍해 운항을 단계적으로 재개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주 전부터다.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분쟁의 여파로 후티가 관련 선박을 공격하면서 이들 해운사는 2년간 홍해 항로 이용을 중단했다.
현재와 같은 긴장 속에서 홍해와 호르무즈 해협에 있는 모든 선박은 여전히 취약한 상태다.
물류 회사 'KN 시익스플로러'의 자료에 따르면 9일 기준 걸프만 일대에 발이 묶인 선박은 132척에 달한다. 다만 일부 선박이 위치를 숨기고자 트랜스폰더를 껐다는 보고가 있어 정확한 규모는 확인하기 어렵다.
클러크 CEO는 "이 해로는 이란 해안선과 매우 가깝기 때문에 (무슨 일이 발생하면) 대응할 시간이 많지 않다"면서 "따라서 해로 전체를 호위하려면 상당한 규모의 해군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개인적으로 이러한 호위가 영구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해상 교통은 매우 중요하고, 이 해협은 매우 좁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궁극적으로 그는 "어떠한 형태로든 합의"가 이루어져야만 세계 경제의 건전성을 좌지우지하는 항행의 자유가 회복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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