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戰 출구전략 골치…'승리 선언' 후 철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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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戰 출구전략 골치…'승리 선언' 후 철수 가능성

이데일리 2026-03-11 18:27:4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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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이란과의 무력 충돌에서 혼재된 신호를 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일방적으로 선언하고 철수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정작 ‘전쟁 종결 전략(endgame)’, 즉 출구전략을 마련하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명확한 엔드게임 없이 이 전쟁을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10일(현지시간)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5가지의 이란 전쟁 종결 시나리오를 내놓으면서 시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 선언을 하고 철수’하는 것이 가장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능력이 충분히 약화한 만큼 이란의 정치 상황이 해결되지 않았더라도 전쟁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과의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미국 경제의 고통과 전 세계적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군사 작전을 끝내기 위해 이스라엘의 동의도 필요할 수 있으나 이스라엘은 이미 미국과 무관하게 이란의 핵위협을 완전히 제거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악시오스는 “이란 전쟁은 큰 사전 경고 없이 시작된 만큼 그 끝도 갑작스럽게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토마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NYT) 국제관계 칼럼니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계속 바뀌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어느 날은 정권 교체를 말하고, 다음 날은 아니라고 한다”며 “어느 날은 협상을 언급하고, 다음 날은 무조건 항복을 요구한다”고 했다

‘협상에 의해 휴전하고 핵 합의를 진행하는 방안’도 있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 제거는 대 이란 작전인 ‘장대한 분노’를 시작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핵심 목표 중 하나다. 전쟁을 시작하기 불과 며칠 전 미국과 이란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오만의 중재 아래 3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협상 재개가 가능하다고 말하면서도 이란 차기 최고지도자로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인 강경파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선출된 데 대해 실망감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종 언급한 ‘베네수엘라 모델’도 있다. 미국은 올해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하고 그의 뒤를 이은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과의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차기 최고지도자로서 모즈타바 하메네이 선출은 큰 실수라고 말하며 새 최고지도자가 오래 버티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란의 드론 공격 이후 9일(현지시간) 이라크 북부 자치 쿠르드 지역 에르빌 인근 기지에서 이란 쿠르디스탄 투쟁기구(Sazmani Khabat) 소속 쿠르드 전투원의 그림자가 파편 자국이 남은 건물 벽에 드리워져 있다. (사진=AFP)


전문가들은 정치·문화적 차이 탓에 이란에 베네수엘라 모델을 적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란 정권은 47년 동안 제재, 전쟁, 내부 봉기를 버텨왔으며 군사·종교·정치 기관을 통해 한 명의 지도자와 무관하게 체제를 유지하도록 구조화돼 있다.

그런가 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국민의 봉기에 따른 정권 붕괴’를 희망한다고 종종 발언했다. 제2대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는 폭사했고 경제는 붕괴 수준이며 전쟁 직전 이란에서는 1979년 혁명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가 발생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공습이 “용감한 이란 국민이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조건을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를 주도한 야권 지도자나 세력이 없다는 점이다. 이란의 마지막 왕세자 모하마드 레자 팔라비의 아들이자 미국에 망명 중인 야권 지도자 레자 팔라비가 그나마 가장 인기 있는 반체제 인물이나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다. 레자 팔라비는 50년 가까이 이란이 아닌 해외에서 생활했다. 이스라엘이 지원하는 쿠르드 세력을 지상전에 투입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는 이란이 시리아처럼 장기간 내전으로 빠질 위험이 있다. 프리드먼은 “이란 정권이 대중적 지지가 약하더라도 국가 구조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어 외부 군사 압박만으로 쉽게 붕괴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무리한 군사 압박이 오히려 이란 전체를 통치 불가능한 혼란 상태로 만들 위험도 있다는 것이다.

‘이란 핵 확보를 위한 특수부대 투입 가능성’도 거론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과 이스라엘은 특수부대를 이란에 투입해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을 직접 확보하거나 파괴하는 작전을 논의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는 정치적 합의가 아니라 핵위협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방식으로 전쟁을 끝내는 것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해 기준 60% 농축 우라늄 400㎏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추가 농축 과정을 거치면 핵무기 약 10기를 만들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 물질의 정확한 위치와 규모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공습이 이뤄지는 이란 내부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고위험 작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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